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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동악산 - 100대 명산(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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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100대 명산

2020. 5. 28.

40년만이었다

 

무척이나 설레었다

기억 속의 도림사는 찾기가 어려웠지만,

그래도 그 때의 추억은 새로웠다

 

동악산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다

멋진 조망과 암릉을 갖고 있는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

설령 알았다 해도 그 때로 다시 돌아가면 분명 산길에 눈길조차 주지 않았을 것이다

 

오늘 하루 추억으로 보냈다

 

▲ 언제/어디를/얼마나 : 2020년 5월 25일(월), 도림사 주차장~도림사~갈림길~신선바위~동악산~중봉삼거리~배넘어재~원점, 약 9.7km, 약 4시간 40분, 나홀로

곡성동악산.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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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겨울

난 도림사에서 약 3개월 가량 머물었다

 

 

 

그 때 머물렀던 방이다

새롭게 단장되어 옛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럼에도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도림사 계곡

 

 

 

신선바위

꼭 들려보길

여기만큼 멋진 점심 자리는 없다

 

 

 

정상 인증삿

 

 

 

어머니댁에 가기 전에 들렸다

대전에서 곡성까지 내 머릿속 계산보다 훨씬 멀었다

 

 

 

가능한 절 근처까지 올라가서 주차를 할려고 했는데

입구에서 상수도 공사중인 관계로 아래 주차장에 세웠다

 

쓰레기더미와 친구가 된채 방치된 조각상들이 애처러웠다

마치 우리의 미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맘도 안스러웠다

 

 

 

익숙해지고 있는 나홀로 산행

그럼에도 지키려는 원칙은

가능한 짧게,

느긋하고 즐기는 산행을,

당근 오늘 산행은 도림사~동악산~배넘어재~도림사 코스다

 

 

 

일주문 근처에서 상수도 공사를 하고 있었다

포그레인이 길을 막고.

그 덕분에 입장료 징수는 하지 않고 있었다

 

 

 

절안으로 들어오면 주차장이 있다

오늘 같이 평일에는 도림사 입구까지 올라가서 세워도 될 듯 했다

 

 

 

도림사 계곡은 예전부터 삼남 제일로 이름나 있었다

 

 

 

도림사 계곡은 도림구곡(九曲), 청류동(淸流洞) 구곡으로 불린다.

중간 중간 너럭바위가 소가 어울러져 풍류객이 아니어도

발길을 멈추게 만든다

 

 

 

 

 

9곡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 이름이 붙은 유래와 글씨를 찾는 재미

 

 

 

도림사로 들어간다

 

 

 

5.18 때 난 광주에 있었다

대학 3학년, 신검을 받아놓고 기다리는 중이었다

 

광주민주화항쟁이 무참히 진압되고,

아버지는 혹시나 하는 걱정때문에,

외가가 있는 순천에 가서 지내라고 했다

 

 

 

그 해 겨울,

전두환이 대통령이 되고

복학에 앞서 겨울을 바로 여기서 보냈다 사촌형과 함께

 

 

 

그 때 도림사에 머물고 있던 출가한 지 얼마되지 않은 행각스님이 계셨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던 기억

그 스님 따라 바로 대웅전에서 새벽에 반야심경을 읽었던 기억,

뒤에 책을 내서 생긴 저작권 수입을 들고 서울로 찾아와

늘 돈이 궁했던 학생을 위해 저녁을 사주었던 기억도 새록새록 났다

 

 

 

바로 이 건물 뒷편으로 문이 난 방에서 머물렀다

아궁이에 장작을 넣고 불을 지피면 고래를 타고 엄청 방이 뜨거웠지

불피우면 나는 연기는 땅아래로 깔려 피워 올랐고........

 

 

 

주지스님과 보살,

밥을 해주던 처사님의 얼굴도 생생하다

바로 요기서 식사를 했는데

반찬이라고는 노지 시금치, 양념이 제대로 되지 않은 김치 등등

그래도 귀중한 한끼 식사였다

 

 

 

함께 머물었던 사촌형은,

그 때 첨으로 여자친구를 절로 불러서 소개시켜 주었다

친구 여동생이라면서 너무 예뻐서 누가 채갈까봐 걱정이라고

내 눈에는 그정도는 아니었는데......

뒤에 형수가 되었고,

사촌형의 운명은 그 때 이미 결정되었던 같다

 

 

 

울 어머니 요즘, 다리가 비틀리는 통증으로 고생이 엄청 심하다

파킨슨 때문이다

물론 초기 치매, 뇌졸증 등등 여러 병이 겹치기도 했지만

병원에 가기 위해 모시러 내려가는 중이다

울 집에 한달 가량 계시면 집이 걱정되어 광주로 내려가고 싶어 하신다

한번 내려가시면 혼자 지내기 힘듬에도 올라오고 싶어하지 않는다

 

 

 

도림사는 내 기억 속에 있었다

현실은 이미 탈색되어 있었고

일을 하고 계시는 보살님에게 말을 붙였다

40년전에 여기 머문 적이 있다고

역시 스쳐가는 인연이었다

그렇게 도림사에게 인사를 하고 산행에 나섰다

 

 

 

도림사에서 배넘어재까지는 2.5km

첫번째 다리에서 좌측 산길로 올라선다

 

 

 

산딸나무가 인사를 했다

 

 

 

 

 

청류동 계곡 상류로 올라갈수록 물소리가 청아했다

 

 

 

너럭바위가 나타나면 으례 글귀들이 쓰여 있었다

당시 재력가들이 남겨 놓은 이름들,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다고 했던가?

정말 그 이름을 후세가 알아줄까.....

 

 

 

우리나라에는 구곡이 참 많다

주자의 무이구곡에서 유래된 구곡문화

 

난, 중국에 딱 두번 갔었다

출장으로 북경과 대련에

 

 

 

여행차 가본적은 없다

그닥 가보고 싶지도 않다

그럼에도 두 곳은 가볼 생각이다

한 곳은 운남성, 호도협이 있는 곳

또 한곳은 바로 무이구곡의 존재를 보러 가는 것이다

 

 

 

해동무이 옆에 8곡의 글자가 선명하다

누가 九曲을 이름지었는지 궁금했다

 

나라 잃은 슬픔은 표현한 4곡 단심대처럼 시대적으로 얼마 지나지 않은 것도 있는 것을 보면

누군가 전해져 오는 얘기들을 종합하여  9곡의 이름을 붙인 듯 하다 비교적 최근에.

그 누군가가 궁금했다

 

 

 

구곡 보기는 이제 마치고

 

 

 

본격적인 산행이다

 

 

 

완만하게 올라가는 길을 만나면 외갓집 생각이 난다

왜 그럴까?

 

난, 특별하게 시골 외갓집이 없는데

외할머니가 계셨던 큰외숙부댁은 순천시에 있었다

 

 

 

아마도 대대포구의 고갯마루에 있는 둘째 외숙부댁에

어렷을 적 몇번 찾아갔던 그 기억이 지금도 자리잡아 남아있는 탓인지 모른다

 

 

 

바로 요기 갈림길에서 동악산으로 오른 후 배넘어재에서 내려올 것이다

 

 

 

갈림길부터 오르막이 시작된다

나무계단이 먼저 반긴다

 

 

 

너덜 돌바위길들도 이어진다

 

 

 

동악산의 거리표시는 둘쑥날쑥했다

누군가의 산꾼이 이를 보고 지워놓았다

제대로 통일될 필요가 있다

 

 

 

능선은 암릉길이 중간 중간 섞여 있다

 

 

 

멋진 돌 벤치도 있다

 

 

 

바로 동악산으로 올라가지 말고 신선바위를 거쳐 올라갈 것을 추천한다

 

 

 

신선바위 가는 길은 조금 거칠은 편이다

 

 

 

하지만 신선바위에 오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동악산의 하일라이트다

점심 자리로 여기만한 곳이 없다

 

 

 

신선바위를 지나 올라서면 이제 본격적인 능선이다

 

 

 

 

 

우측으로 보이는 조망

아마도 삼인봉 촛대봉 방면인 듯 하다

 

 

 

정상

 

 

 

정상 인증삿 연습중

 

 

 

너무 느긋하게 진행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배넘어재까지 약 3km

 

 

 

어디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멋진 능선이다

 

 

 

내가 가야할 능선이다

 

 

 

도림사 계곡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나를 앞질러갔던 두 여성산꾼이 바로 요기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평일 나홀로 산행을 하면서

잘해야 두 팀 정도 만난다

그 중 절반이 부부다

이 팀은 특히하게 여성 두분이었다

정말 산을 좋아하는 분들인 듯

 

 

 

언젠가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나리분지

성인봉에서 내려오면서 만나고 싶다

이왕 나리분지에서 하루 자고싶다

 

 

 

삼각점

 

 

 

눈에 보이는 바위들

 

 

 

삼인봉 촛대봉, 다른 능선들

 

 

 

정상에서 걸어왔던 능선도 보인다

 

 

 

청계갈림길부터는 순한 길로 바뀐다

이제와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배넘어재

임도를 만난다

 

 

 

형제봉으로 돌아 내려가는 것은 담 기회로

지금은 바로 도림사로 내려간다

 

 

 

배넘어재 바로 밑에

숲치유, 숲체험 공원을 만들고 있는 듯 했다

 

 

 

소나무 오솔길 옆으로 수국을 엄청 많이 심어 놓았다

한 두해 지나면 멋진 수국 공원으로 탈바꿈할 듯

 

 

 

도림사부터 여기까지,

"토닥토닥 걷는 길"로 명명하고

누구든지 편하게 산책을 하고 갈 수 있도록 길을 조성하고 있는 중인 듯 하다

 

 

 

 

 

청류동 계곡에 5개의 다리가 있는 줄 여기서 알았다

여기가 가장 끝 5번째 다리다

 

 

 

계곡을 따라 내려간다

 

 

 

 

 

바로 이 작은 폭포가 있는 곳에서 땀을 씻고 한참을 보내다 내려갔다

 

 

 

늘 그렇듯이

내려갈 때는 구경보다도 패쓰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올라올 때 보는 것이 남는다

 

 

 

도림사에 들려 물 한모금 마시고

 

 

 

내 기억속의 도림사는 많이 바뀌었지만

계곡은 아마 그대로일 것이다

 

이 계곡에 간혹 교회에서 신도들이 찾아와 찬송가를 부르곤 했었다

행각 스님은 남의 종교시설에 와서 찬송가를 부르는 사람들을 보고는 매우 곤혹해 했다

쫒아내지도 못하고

 

 

 

내가 있었을 때 겨울날

눈이 펑펑 쏟아지면 스님은 길을 내느라 엄청 고생했다

 

 

 

나오면서 보니 입장료는 2천원이었다

 

 

 

느긋한 힐링 산행이었다

트랭글이 주파수가 잡히지 않은 곳에서 끊겨

산길샘 트랙으로 대신한다

 

 

 

저녁,

어머니랑 둘이서

떡갈비, 조기찌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