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딩, 길 위에서 만나는 세상

뚜벅뚜벅 걸어, 아름다운 우리 땅 구석구석을 걷고 싶다

부여 작은 천덕산과 천보산 - 천당과 지옥을 오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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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반 산행

2020. 6. 11.

똥을 밟았다

 

투덜대면서 발에 뭍은 똥을 흙에, 풀에 비벼댔다

흔적이 지워지고 냄새가 사라지니 망각이 찾아왔다

 

그럼에도 앞으로 평일 화요도보는,

가본 곳 중에서 또 가보고 싶은 곳이나

안가본 곳 중에서 이름있는 곳을 가보겠다는 초심으로 다시 돌아갈 것이다

 

이제 힐링이 절실할 때다

가끔 자극이 필요할 때를 제외하면

 

▲ 언제/어디를/얼마나 : 2020년 6월 9일(화), 상천저수지~노적봉~천덕산 능선(천덕산은 포기)~작은 천덕산~삽티고개~천보산~상천저수지, 약 9.5km, 약 6시간 30분, 화요걷기팀과

 

 

(참고): 상천저수지에서 작은천덕산 가는 트랙은 참고하지 말 것, 길이 없는 능선을 치고 올랐음

부여천보산.gpx
0.27MB

 

 

 

 

하늘이 내린 보물이 맞다

산행이 끝날 무렵 우리를 위로해 주러 나타났다

 

 

 

앙칼지고 옹골찼다

높지는 않았지만 조심이란 단어를 끄집어 내게 만들었다

 

 

 

인증삿을 남발하게 만들었다

 

 

 

직벽에 가까운 하산 철계단

300미터급 산에 이런 스릴이 숨어있을 줄 꿈에도 몰랐다

 

 

 

거의 정보없이 왔다

어제 밤 산행지가 결정되었기 때문이다

 

오기 전 화요걷기팀 카톡방에 올려진 선답 블로그를 잠깐 보고 왔을 뿐이다

부여를 대표하는 산중에 하나인가 보다 생각했다

 

 

 

상천저수지에서 천덕산에 오른 후 삽티고개로 내려와서,

다시 천보산으로 오른 후 원점회귀한다

 

 

 

일찍 찾아온 여름, 무척 무더웠다

상천저수지 뚝방길을 따라 들어가 들머리를 찾는데 길이 보이지 않는다

 

부득불 받아간 GPX를 따라 좌측을 치고 오른다

 

 

 

묵은 길이 아니라

한 두명 지나갔을지도 의문스러운 희미한 길을 치고 오른다

그나마 길이라 짐작가는 능선에 이르자 V자를 만들어 보인다

 

 

 

노적봉이라는 표지기를 보자,

이제 고생 끝이라고 생각했다

 

 

 

한데 이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그나마, 시야가 확보된,

풀을 헤치면 치고 올라갈 수 있으면 행복할 정도였다

 

이 길을 추천한 신샘님은

"여기만 올라가면 괜찮아질거야"를 반복했다

 

 

 

맨 후미에 따라 올라간 난 소리를 질렀다

"어디로 가야 돼"

 

중간에 내려가고 싶어도 길이 없다

젠장 똥밟았네.....

 

치고 올라가는 동안 사진이 없는 것은

힘든 것보다 오히려 사진을 찍을 수 없을 정도로 나무와 덤불에 끼여 있었기 때문이다

 

힘이 빠져 쉬고 있는데 발 아래 우산나물이 밣혔다

 

 

 

약 2km, 1시간 30분

상천저수지에서 천덕산 올라가는 능선까지

입에서 욕이 나왔다 계속

 

지난 금욜 장령산에서,

뚜버기님이랑 괴산의 가령산과 도명산을 가자고 입을 맞추었는데

아무래도 최근 몸 사정이 산뜻하지 않아 짧게 힐링할 생각으로

휴가까지 낸 뚜버기님의 양해를 구했는데......쩝쩝

그냥 갈걸

 

의도가 어떻든간에 낭패가 아닐 수 없다

 

 

 

능선에서 천덕산을 가다가 포기하고 돌아왔다

초반부터 지친데다 흥미마저 잃은 탓이다

가딩의 허탈한 표정.....

 

 

 

상천저수지

 

 

 

오전 산행은 동네 뒷산보다 못했다

조망도 없고

능선길도 썩 좋지 않고....

 

 

 

큰낫고개

 

 

 

월명산 가는 갈림길

 

 

 

우린 삽티고개 방면으로 당근, 내려간다

 

오늘 낭패 원인 중 하나는 GPX 파일을 너무 믿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바래봉에서 가져온 GPX 파일을 믿고 내려갔다가 119에 전화를 건 기억이 떠올랐다

 

겨울철에 산을 치고 오르거나 내려간 GPX 파일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겨울은 덩굴이 사라지고 나뭇잎이 다 떨어져

길이 없어도 시야가 확보되고 나무가지 사이로 치고 내려가면 되지만,

여름에는 시야가 꽉 막히고 나무를 뚫고 지나가기 힘들다

오늘이 그랬다

 

 

 

여기서부터 길다워진다

 

 

 

조망도 나타난다

우측으로 보이는 저 봉우리가 칠갑산이란다

 

 

 

삽티고개로 내려왔다

 

 

 

월명산이 부여의 대표 산행지란다...신샘님 말씀

 

 

 

삽티고개에 데포(?) 해놓은 점심을 찾아

늦은 점심을 먹고는

 

 

 

천보산을 향해 오른다

 

 

 

오후 길은 오르막도 천국이다

 

 

 

뚜버기님 표정에서도 역력하다

나 지금 행복해

여긴 천국이여...

 

 

 

난 여기가 천보산 정상인 줄 알았다

정상석 하나 없다고 투덜대고는 하산을 시작했다

 

 

 

정상은 좀 더 가야 한다

하늘이 내린 보물인데 아무데서나 나타나면 안되지

 

 

 

부여가 한 눈에 들어오는 조망은 기본

왜냐하면 하늘에서 내려온 보물이니까

 

 

 

인증삿을 한장 남기고 싶어졌다

 

 

 

이제 진짜로 하산

 

 

 

오늘 산행은 끝날 무렵, 시작되었다

멋진 암릉길이 나타난 것이다

 

 

 

 

 

 

 

 

 

자연스레 포즈가 취해졌다

 

 

 

마치 지옥에서 살아돌아온 기쁨을 만끽이라도 하고 싶은 듯

 

 

 

 

 

 

 

직벽 철계단이 3곳이나 있었다

 

 

 

 

 

 

 

 

겉보기와 달랐다

속살은

 

 

 

마지막까지 조심 조심

 

 

 

오후 암릉길은 오전의 고생마저 잊게 만들었다

언제 그런 고생을 해보냐고,  그 역시 재미고 경험이라면서.....

 

그래서 끝이 좋으면 된다고 선인들은 말했나 보다

 

 

 

상천저수지로 떨어졌다

예상시간보다 훨씬 지나서다

 

 

 

달밤님이 말했다

이제부터는 힐링산행을 할 것이라고

내가 바라는 바이다

 

 

 

오늘 걸은 트랙이다

상천저수지에서 천덕산 가는 능선까지는 참고하지 말것

 

 

 

산행시간은 약 5시간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