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철학·심리

세상다담 2010. 9. 7. 01:45

 

 

 

 

「정의란 무엇인가, JUSTICE : What's The Right Thing To Do?

400쪽이 넘어가는 방대한 인문학 책. 정확하게는 정치철학 책이 2010년 7월과 8월, 서점가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놀라운 일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의 대한민국에, 정의라는 낱말의 뜻은 그토록 중요하단 말인가?

 

그러고 보니, 정의(正義)란 정말 무엇일까? 사회적 평등? 공평한 기회? 바람직한 윤리? 모르겠다. ‘존 롤스 이후 정의론 분야의 세계적 학자이자, 공동체주의 이론의 대표적인 4대 이론가로 손꼽힌다’는 마이클 샌델 교수의 ‘7000명도 채 안 되는 하버드대 학부생 가운데, 무려 천여 명의 학생들이 매년 연속 수강한다’는 ‘하버드 20년 연속 최고의 명’강의를 들어보지 않을 수 없겠다(뭐, 이런 광고성 문구 때문에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진 않았을거다).

 

1강에서 10강까지로 구성된 그의 책 속 강의는 이렇게 시작된다.

 

사회가 정의로운지 묻는 것은,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 이를테면 소득과 부, 의무와 권리, 권력과 기회, 공직과 영광 등을 어떻게 분배하는지 묻는 것이다. 정의로운 사회는 이것들을 올바르게 분배한다. (...) (우리는) 재화 분배를 이해하는 세 가지 방식을 찾아냈다. 행복, 자유, 미덕이 그것이다. 이 세 가지 이상은 정의를 고민하는 다른 방식을 암시한다. (...) 이 책에서는 정의를 이해하는 세 가지 방식의 장단점을 살펴볼 것이다. 이중 행복 극대화부터 시작하자. 시장 중심 사회에서는 그것이 자연스러운 출발점이다. (...) 다음으로 정의를 자유와 연관짓는 이론을 살펴본다. (...) 마지막으로 정의는 미덕 그리고 좋은 삶과 밀접히 연관된다고 보는 이론을 살펴볼 것이다.

 

: 정의란 무엇인가, 33~35쪽, 마이클 샌델, 김영사, 2010. 5.

 

행복, 자유, 미덕... 이렇게 세 가지는 샌델 교수가 정의를 이해하기 위해 택한 방식이다. 정의가 단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하는 올바른 분배를 의미한다고 말한 점은 못마땅하다. 그동안 서양세계가 그토록 쉼없이 연구하고, 갈구하며, 지켜왔던 소유의 문제. 어쩌겠는가? 어차피 샌델 교수도 서양인이고 그것도 풍요의 제국(?)을 이끌어 나갈 미국의 기득권 계층을 교육시키는 하버드의 교수가 아닌가?   

 

 

그런데 이상하다. 9강이 끝났건만 아직도 정의(正義)의 정의(定義)는 내려지지 않았다. 그동안 제러미 벤담, 이마누엘 칸트, 존 롤스, 아리스토텔레스 등 쟁쟁한 철학자들이 등장해서 저마다 주장하는 정의(正義)로 자신이 옳다고 주장했건만... 또한 어떻게 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 생각해볼 수밖에 없는 수많은 사례들이 등장했건만... 정의에 대한 명확한 뜻은 그 어디에도 없다. 더군다나 샌델 교수는 올바른 분배의 방법보다 올바른 가치에 정의(正義)의 중심를 두고 있다.

 

마지막 ‘10강. 정의와 공동선’에서 샌델 교수는 앞서 이야기했던 세 가지 방식, 즉 정의를 이해하기 위한 행복, 자유, 미덕을 통한 정의가 이렇게 이야기되어 왔다고 마무리 짓는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우리는 정의를 이해하는 세 가지 방식을 탐색했다. 어떤 이는 정의란 행복 극대화, 즉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 어떤 이는 정의란 선택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 선택은 자유시장에서 사람들이 실제로 행하는 선택일 수도 있고(자유지상주의의 견해), 원초적으로 평등한 위치에서 ‘행할 법한’ 가언적 선택일 수도 있다(자유주의적 평등주의의 견해). 마지막으로 어떤 이는 정의란 미덕을 키우고 공동선을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 정의란 무엇인가, 360쪽, 마이클 샌델, 김영사, 2010. 5.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도 ‘정의란 이러하며, 우리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들을 수가 없다. 어쩌면 샐던 교수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던 것인지 모른다.

 

 

" 진정한 정의(正義)는, 정의(正義)의 뜻보다 정의(正義)를 고민하는 것! "

 

 

 

그렇다. 정의란 무엇인가를 물으며 시작했던 이 책.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의 대한민국에서도 올바른 분배만이 정의라고 생각하느냐고 우리에게 묻는 이 책. 답을 주진 않지만,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정의(正義)를 정의(定義)하는데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정의(正義)의 참된 의미를 우리 자신이 생각하고 실천하게 하는데 있었던 것이다. 

 

 

 

  

 

 

 

 

정의란 무엇인가 - 10점
마이클 샌델 지음, 이창신 옮김/김영사

 

자유지상주의에서 공리주의,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존 롤스까지 실제 수업을 바탕으로 누구나 빠지는 도덕적 딜레마에서 무엇이 옳은 일인가를 가장 흥미롭고 도발적으로 풀어낸 역작으로 정치철학의 중대한 질문을 오늘날의 골치 아픈 문제에 접목시켜 명쾌하게 대답한다.

 


 

     

우리가 존경하는 것은 자신의 삶을 더 큰 삶의 일부로 이해하고 감당하는 기질이다. 그것은 시대의 요구다. 나를 특별한 삶으로 끌어들이면서 그 특별함을 인식하게 하고, 다른 여러 요구와 더 넓은 지평에도 눈을 뜨라는 요구다. 인격을 갖춘다는 것은 (때로는 서로 상충하는) 여러 부담을 인식하며 산다는 뜻이다.

: 정의란 무엇인가, 330쪽, 마이클 샌델, 김영사, 2010. 5.
근대 과학이 출현하면서 자연은 더이상 의미 있는 질서로 인식되지 않았다. 그보다는 자연을 물리법칙이 지배하는 세계로 인식하는 기계론적 사고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자연현상을 목적과 의미로 설명하는 것은 이제 순진하고 의인화된 사고로 여겨졌다.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세계를 목적론적으로 정돈된 통합체로 보려는 유혹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이러한 시각은 세계를 그렇게 보지 않도록 교육받아야 하는 아이들에게서 특히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 정의란 무엇인가, 266쪽, 마이클 샌델, 김영사, 2010. 5.
내가 생각하기에 우리의 지식은 우리에게 힘을 주고 우리의 무지는 우리가 사물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능력을 주는 것 같다. 이는 뒤집어 말하면 우리의 지식이 사물에서 의미를 빼앗아 버리는 경향이 있고 우리의 무지는 우리를 무력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우리가 세상의 모든 것을 안다고 생각할 때 모든 일에서 가치를 발견할수 없게 되고 우리가 아는 것이 없을 때 우리는 무능해진다. 합리주의적 과학적 정신은 더 많은 이해와 지식을 추구하는데 이것은 과학이 모든 것의 의미를 빼앗아 버린다는 느낌을 주게 만들며 이런 현실에 대해 저항하는 단순한 낭만주의는 종종 현실적으로 매우 무능하고 무책임한 것같으며 배부른 사람들의 투정쯤으로 보이기 쉽다. 가장 훌룡한 경우는 많은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아직도 무한한 자신의 무지를 알고 있는 사람이고 가장 나쁜 경우는 얼마 알지 못하면서도 이 세상에는 기본적으로 더 이상 자신이 알 것이 없다고 생각하여 아무런 곳에서도 신비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 가치판단에 대하여, 격암, http://blog.daum.net/irepublic/7887652
행복 자유 미덕을 통한 자유에 정의를 두고 있다는 , 말 에서
높은 평가가 되어
"정의란 무엇인가" 책을 구입해서 읽어 보고 싶어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추천하고 갑니다.ㅎㅎㅎㅎ~~~~~

해바라기 님, 추천... 복 받으실거에요. 감사합니다. ^^*
예전 대학시절 참 고민도 많이 하고 토론도 많이 했는데
요즘은 그런걸 도통 안하게 되요!
맞아요!
가끔은 진한 고민이 필요한 듯 합니다!
네. 모든 사람이 정의를 고민하는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겠죠? ^^*
아.......요즘 ....이 책이 날개돋치듯 팔린다고 해서
저도 관심을 가졌던 책인데.....요기에있네요????ㅋ
이 현상이
영화 아저씨와 관련된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감솨.
아저씨! 집사람이 푹 빠졌던데.
원빈이 그렇게 멋졌다면서요?
네...그렇게 멋잇어요~ㅋㅋ 죽을거 같아요^^
정의를 고민하는 것!이라...
그동안 정의를 생각해보진 않았지만
잠시 생각해 봅니다.
행복 자유 미덕
요즘 미덕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있었는데
기회가 되면 읽어봐야겠네요.
아프로뒷태 님, 아이들이 어떤 세상에 살았으면 하세요?
보다 나은 내일을 고민하는 것. 바로 정의를 고민하는 것이겠죠? ^^*
진정한 정의가 무엇인지 고민해봐야 겠네요...^^ 조금은 어려운 듯하지만,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이긴 한 것 같습니다...깔끔하게 정의에 대해 적어놓으셨네요....
저는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자신의 위치에서 조금씩 더 노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봤어요. ^^*
존 롤스(John Rawls)는 공리주의에 입각한 센델(Michael J. Sandel)과 달리, 정의 문제에서 평등의 개념을 직접적으로 제기한 사람이다. 그의 정의론은 기회균등과 결과평등의 문제에 주목한다. 그는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된 기회균등에서 결과의 불평등’이 정의라고 말했다. 개인의 노력과 능력을 무시하고 결과를 공평하게 나누자는 생각은 그 자체가 불평등이지만, 과정과 결과가 불공정한 상태에서 결과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은 더더욱 정의가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다.

: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388쪽, 박경철, 리더스북, 2011.10.1. (초판 1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