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사회

세상다담 2016. 9. 20. 23:30





     걸리버 여행기는 동화가 아니다


        - 이 책은 왜 신성모독적이라고 평가되었는가?

        - 이 책은 왜 금서로 취급되고 야유를 받았는가?

        - 이 책은 왜 마음대로 삭제되어 아동용 도서로 왜곡되었는가?

        - 이 책의 4부는 왜 누구도 읽어선 안된다는 딱지가 붙게 되었는가?

 



스위프트의 작품은 대단한 정열과 간결한 표현이라는, 두 가지의 공통된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아이러니 문학의 결정적인 무기여서 자기만족에 빠져있는 독자의 안정된 태도에 균형을 잃게 만드는 것이다. <걸리버 여행기>는 스위프트의 작품 중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소설이지만, 또한 비평가들이 작품에 접근하고 가치를 부여하는 데서 가장 많은 어려움을 겪는 소설이기도 하다. 윌터 스코트는 <걸리버 여행기>가 아주 어려우며, 스위프트의 재능이 인간의 본성 가운데 가장 나쁜 부분을 폭로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데 발휘되기는 했지만 그 재능만은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커리는 <걸리버 여행기>에 대해 아주 신경질적인 비판을 가했다. 그는 이 책이 끔찍하고 창피하고 비겁하고 신성모독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스위프트가 아무리 훌륭하고 위대하다 하더라도 우리는 그에게 야유를 퍼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책의 4부 <말들의 나라 휴이넘 기행>은 어느 누구도 읽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것은 어떤 괴물이 까닭모를 비명을 질러 대고 인류를 향해 이를 갈며 저주를 퍼붓는 격이며, 품위라고는 한 조각도 남기지 않고 모조리 찢어내며 모든 자부심과 수치심을 팽개쳐 버리고, 말도 더럽고 생각도 더러우며 분노를 촉발하는 외설스러운 작품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얼마 후에 에드먼드 고스는 마지막 항해의 끔찍한 추악상이 영어로 쓰인 가장 뛰어나고 재미있는 책 중의 하나인 <걸리버 여행기>의 제4부를 점잖은 영국가정에서 내쫒아 버렸다고 개탄했다.


이 책에 얽힌 가장 재미있는 사실은, ‘신중하고 심오하고 암울한’ 풍자인 <걸리버 여행기>의 잔인한 재치가 지워진 채 아동용 도서가 되는 아이러니다. 19세기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스위프트의 소설에서 잔인한 재치의 부분을 무턱대고 삭제해 버림으로써 아동용 도서로 만들어 낸 것은 바로 비평가들이다. 이들은 어린이들에게 흥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을 따라 선을 그어 버리듯이 삭제하고 편집해 버린 것이다. 스위프트의 재치는 책의 어느 부분에서나 끊임없이 작용하고 있고 아이러니도 폭넓게 퍼져 있기 때문에 어느 부분이든 삭제를 하면 전체적인 효과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게 된다. 이런 점에서 영문학을 연구하는 사람이나 일반 독자 모두에게 <걸리버 여행기>의 완역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었다.


사실 <걸리버 여행기>는 동화적 상상력과 환상이 풍부하게 드러나고 있다. 스위프트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바라보는 현실을 달라 보이게 만든다. 현실은 더욱 작아지고 더욱 커지고 거꾸로 뒤집어 보이기도 하고 또 다른 현실로 변화되기도 한다. 스위프트는 새로운 현실을 창조한다. 그동안 억눌리고 숨겨 왔던 삶의 이면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걸리버 여행기>를 읽는 일에 있어서 많은 혼란과 당혹스러움은 이 소설을 단일한 하나의 의미, 하나의 윤리, 하나의 결론에 고정시키려는 욕망에서 나온다. 우리의 단일한 의미 파악의 욕망이 책읽기의 혼란을 가져오는 것이다. 이러한 혼란의 그물은 스위프트를 이해하는 여러 관점의 분열을 일으킨다. 과연 스위프트는 비관론자인가? 여성 혐오자인가? 기독교 성직자인가? 정신병자인가? 염세주의자인가? 등의 물음들이 스위프트를 가두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물음들은 모두 표적을 벗어난 것이다. 다양한 의미의 관점을 통한 책읽기만이 <걸리버 여행기>의 올바른 ‘의미’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다. 스위프트의 작품에 대한 단일한 견해가 그의 소설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결코 그의 소설을 다루는 지배적인 원칙이 될 수는 없다.


: 걸리버 여행기, 381~383쪽(조너선 스위프트와 걸리버 여행기, 신현철), 조너선 스위프트, 문학수첩, 2012.4.20. (개정판 11쇄)



  걸리버 여행기 - 10점
  조나단 스위프트 지음, 신현철 옮김/문학수첩


국내 최초 무삭제 완역판 2010년 최신 개정판. 18세기 영국의 정치현실을 신랄하게 꼬집은 고전.「소인국」,「거인국」,「하늘을 나는 섬나라」,「말의 나라」등 4부작으로 구성되었다. 이성적인 억제와 동물적 충동 사이의 대립을 토대로 자유와 전제국가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인간의 왜소한 모습을 풍자한 소설이다.




제 1 부 작은 사람들의 나라 - 릴리퍼트 기행



제 2 부 큰 사람들의 나라 - 브롭딩낵 기행



제 3 부 하늘은 나는 섬의 나라 - 라퓨타 기행



제 4 부 말들의 나라 - 휴이넘 기행


     

  

      


독서클럽 진주」 9월 느낌나눔 정기모임


♣ 일 시 : 2016년 9월 22일 (목) 저녁 7시 
♣ 장 소 : 경남 진주시 가좌동 480-14, 3층, 예누
♣ 선정도서 : 걸리버 여행기 (조나단 스위프트/1726년 출판물 추천)


♣ 모임내용 : 선정도서에 대한 느낌 나눔
- 주인공이 각각의 여행지에서 떠나지 못했다면 어떤 결과가 일어났을까?
- 작가의 현실 비판과 풍자의 시각으로 자신이 보는 세계를 표현해본다면?
- 다른 매체물을 통한 <걸리버 여행기>의 느낌과 내용, 개인적인 의견은?
 
독서클럽 진주, 의견나눔 정기모임 ( 理性, 패널토론, 실용도서 중심 ) : 매월 첫 번째 금요일 저녁 7시
독서클럽 진주, 느낌나눔 정기모임 ( 感性, 원탁토론, 문학도서 중심 ) : 매월 세 번째 목요일 저녁 7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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