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자령 눈꽃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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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강원도

2020. 1. 1.

 

 

 

2016.12.18. 일  10:08~14:45(이동시간 4:37,  이동거리 11.96km)   날씨: 영상 1~2

 

춥고 눈이라도 내리는 겨울이면 대부분 사람들은 쇼파에 기대 tv를 시청하거나

일주일치 피로를 푼답시고 따듯한 아랫목에 누워 뒹굴뒹굴 하는 등 실내생활 위주로 생활한다.

그러다 청소하거나 밥 차리는 아내 발목에 걸리적거리기라도 하면 한소리 듣기 마련이다.

이런 꼴 당하지 않고 탈출하는 방법은 아내와 함께 하거나

혼자라도 배낭 싸들고 추위와 맞서며 눈 내린 산행을 즐기는 것이다.

 

잠깐 현관문을 열고 나오기까지 결심하고 실행하기가지 갈등이야 있겠지만,

일단 현관문만 나서면 귀가할 때까지 남모를 겨울 산행의 묘미를 느끼게 된다.

밖으로 나오면 온몸을 감싸오는 냉기로 잠깐 주춤거린다 해도

한 발 한 발 산을 오르면 이내 몸은 후끈 달아오르고 땀이 나기 마련이다.

 

능선을 올라탔을 땐 봄여름과 달리 쾌청하여 조망이 좋다.

가을이나 겨울엔 대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하강기류가 발생해

상공에 있던 미세먼지나 수증기 등이 지상으로 다 흩어져 하늘이 맑고 쾌청하다고 한다.

 

일상생활에서 보는 눈이래야 시커멓게 오염되어 도로끝으로 밀려난 눈이거나

고작 아파드 단지내 나무 사이로 보이는 눈이 전부다.

하지만 산에 오르면 일망무제로 뻗은 산줄기에 운해가 깔리기라도 하면

중간 중간 솟아오른 봉우리가 망망대해의 섬을 보는듯한 착각에 빠진다.

백설이 온산을 뒤덮고 상쾌한 공기와 푸른 하늘은 주말 산행에서 느끼는 즐거움의 하나다.

 

 

 

선자령 등산코스

 

 

어제 함백산과 마찬가지로, 아니 어제보다 더 심한 바람이 분다.

잠깐 영동고속도로 준공기념탑까지 갔다오는데, 스틱이 바람에 날려 내 의지대로 찍히길 않고 방향이 빗나가기 일쑤다.

 

대관령국사성황당 입구라고 표시되어 있지만, 산행하는 동안 어디에 있는지 찾지 못했다.

국사 성황당이라니 대단한 모양이다.

여러 산악회에서 선자령을 찾다보니 길이 외진 곳에선 한없이 걸음이 더딜 수밖에 없다.

눈 구경하겠다고 아이젠도 없이 운동화만 신고 온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장갑도 없이 올라온 사람도 보인다.

이곳 선자령의 눈꽃을 보기위해 몇 년 전 어느 노부부가 버스 속이 덥다고 쟈켓을 버스에 두고 내린 후

한 명은 저체온으로 사망하고 다른 한 명도 크게 몸을 다쳤다는 뉴스를 들은 적이 있다.

겨울 산행은 워낙 바람이 강하고 일기 변화가 심하므로 제대로 된 산행 준비를 해야 안전하게 산행을 마치 수 있다.

 

내려올 때 차창 밖으로 보이는 하늘은 온통 검은 구름만 잔뜩 끼었더니 대관령에 도착하자 점차 개이기 시작한다.

하늘은 서쪽부터 개이기 시작했지만, 동쪽 하늘 절반은 하산을 마칠 때까지도 구름이 잔뜩 끼었다.

 

백패킹 하는 사람들 텐트가 십 여 개 설치되어 있다.

선자령 구간을 걷는 동안에도 머리 위까지 오는 커다란 배낭을 지고 하산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는데,

이런 눈 덮인 산속에서 비박하는 재미가 남다르겠다.

그놈의 무릎만 성하다면 한 번 도전해보고 싶은데... 

 

왼쪽 양떼목장 능선에 보이는 풍력발전기를 보니 이곳엔 늘 바람이 많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동쪽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는 나뭇가지는 바람을 거스리지 못해 한쪽으로 치우쳤다.

왼쪽과 달리 오른쪽인 동쪽 하늘은 여전히 회색빛 구름이 가득하니 우중충한 기분이다.

 

850m 고도인 대관령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해 선자령 정상 1,150m까지는 완만한 구릉이다.

오른다는 느낌도 별로 없이 한 시간 50여분 오르면 된다.

이곳에 오르니 영상의 기온인데도 바람이 너무 쎄 귀 달린 모자를 썼어도 귀가 시리다.

어제 함백산에선 스패츠를 지참하지 않아 오늘은 잊지 않고 스패츠를 지참했다.

다음 주 산행에는 귀까지 덮는 보온성 좋은 모자와 겨울용 장갑을 하나 더 여유분으로 챙겨야겠다.

 

위 아래가 같은 하늘 아래지만 위치에 따라 구름이 있고 없는 차이가 분위기를 엄청 다르게 만든다.

 

오늘의 정상인 선자령이다.

지금이야 잠깐 사람들이 많지 않지만, 잠시 후 많은 사람들이 도착해 한바탕 시끌벅적하다.

 

선자령 하산길이다. 하산길이래봐야 고도 차이로 40여 m 내려가면 임도를 따라가는 길이니 크게 어려울 것도 없다.

백두대간을 뛴다면 어느 계절이라도 이 길은 주요 코스겠지만, 대간을 염두에 두지 않으니 겨울 심설산행으로 어쩌다 한두 번 오게 된다.

 

어딜 보아도 풍력발전기가 많이 보인다.

대관령을 기준으로 바람이 많다보니 여름에도 높새바람이 생겨 동서의 기온 변화가 많다.

이런 바람을 이용한 청정에너지를 많이 생산하면 좋겠다.

 

 

 

양떼목장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저 발전기 위로 올라가 양때목장을 경유하여 하산할 수 있는지 몰라도 여러 산행기를 보면 양떼목장의 풍경도 보인다.

다음에 올 기회가 있다면, 양떼목장을 경유하는 코스를 개발해야 후회가 없겠다.

 

잠깐 양떼목장 가는 방향의 언덕에 올라오니 눈이 실어나른 눈언덕이 보인다.

양떼목장을 경유할 수 있는지를 몰라 다시 내려와 산악회에서 제시된 코스로 하산하게 된다.

 

하산코스는 대부분 계곡을 이용한다.

선자령의 특징이 능선이나 계곡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아 계곡이라기보다는 낮은 습지가 많다.

나중에 볼 기회가 있겠지만, 습지 식물인 '제비동자꽃' 자생지가 많다.

 

 

 

더러는 자작나무도 보이고 잎 떨어진 낙엽송도 보인다.

많은 등산객이 눈꽃을 보러 와 좋은 추억 하나씩 가슴에 새기고 가길 바란다.

 

잣나무 숲이다.

가지치길 잘 해 곧추 선 푸른 잣나무가 보기 좋다.

이렇게 잘 가꾸면 나무의 가치가 높아져 나중에 목돈 좀 만지는 건 그만 두고라도 당장 지나가며 느끼는 기분이 상쾌하다. 

 

 

 

선자령이 높다고는 하지만 의외로 고원지역에 해당해 습지가 많다.

부추처럼 보이는 풀 대공은 '제비동자꽃' 으로 겨울내 눈 속에서 지내고 다음해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이곳의 희귀식물이다.

안내문에 담긴 사진을 보니 붉은 꽃이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아름다운 자태다.

 

 

두산백과사전에 올라온 제비동자꽃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