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숨은벽능선 영봉 인수봉 잠수함바위 밤골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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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북한산

2020. 3. 8.

2020_15

 

 

 

2020.03.08. (일)  06:45~12:49 (전체 거리 10.53km, 전체 시간 6시간 4분, 평속 1.8km/h)  맑음 

 

 

설 명절 지나고 2월 1일 선자령 눈꽃 산행을 다녀온 후 거의 매주 다니던 지방 산행을 안 갔다. 

2월 9일 자차로 다녀온 경기 양주의 불곡산까지 거리는 40km에 불과해 지방 산행도 아니다.

이후 쳇바퀴 돌듯 북한산과 도봉산 등 근교 산행을 다닌다.

혹여 모를 창궐한 코로나 19 감염을 막기 위해서다.

 

코로나 19에 감염된 신천지 신도를 전염 매개원으로 쑥대밭이 된 대구 경북은 물론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이런 영향으로 거리가 한산할 정도로 활동을 자제하면서 대부분의 업종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20.3.8. 21:00 현재 확진 환자 7,134명에 사망자 50명으로 사망률은 0.7%에 지나지 않는다.

낮은 사망률에 사망자 대부분이 기저질환을 갖고 있던 고령자이므로 건강한 사람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산악회에서 운영하는 지방 산행은 코로나 19 감염 우려로 줄줄이 취소가 이어진다.

잘 나가던 산악회도 그러니 전세버스나 기사, 산행지 주변의 식당 등 관련 업종도 덩달아 타격을 받는다.

강단 있는 즐풍도 계획했던 지방 산행을 모두 취소하고 처음 산행을 배웠던 북한산으로 발길을 돌린다.

서울과 수도권을 품고 있어 늘 왁자지껄하던 북한산마저 등산객 발길이 뜸하다.

 

정부는 코로나 19와 관련해 정부 모든 조직을 24시간 긴급상황실 체제로 전환하라는 지시에 따라

우리 직장도 긴급상황실을 운영한다.

하필이면 오늘 오후 6시부터 내일 아침 9시까지 근무하는 야간 조에 편성되었다.

오후에는 긴급상황실에서 근무해야 하므로 서둘러 산행에 나선다.

 

 

 

북한산 숨은벽능선-영봉-인수봉-밤골계곡 등산코스

 

 

어제는 구름이 많아 흐린 날씨였다.

오늘 맑고 시계가 좋다기에 나왔는데, 정말 날씨가 좋으면 좋겠다. 

밤골계곡으로 숨은벽능선으로 올라오다 첫 번째 전망대를 이 소나무 방향으로 오른다.

몇십 년 잘 된 나무인데,

오르기가 애매해 많은 사람이 소나무를 밟고 올라 한쪽은 죽었어도 줄기 하나로 살아가는 생명력이 끈질기다.

이승만 정권과 유신시대의 억압에서도 끈질기게 살아온 우리네 민초를 닮았다.

 

그 작은 소나무를 밟지 않고 힘들게 오르면 이렇게 큰 소나무가 반겨주는 쉼터가 있다.

누울 자리 보고 다리 뻗는다고 어디에 자리를 잡느냐가 중요하다. 

 

언제 내렸는지 빗물이 해골바위 눈에 그득해 좀 더 사실적으로 보인다.

아직은 시간이 일러 여기까지 오는 동안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오늘 산행 목표는 영봉과 잠수함바위인데, 숨은벽능선으로 올라가 백운대피소에서 영봉까지 가기엔 거리가 멀다.

인수봉을 우측에 두고 빙 둘러가면 바로 하루재로 가는 길과 만날 수 있기에 영장봉 쪽으로 길을 낸다. 

 

영장봉을 좀 더 가까이서 찍을 생각으로 가다 보니 너무 가까워 한 화면에 다 안 나올 거 같아 포기한다.

멀리서 본 영장봉은 해골바위에서 보는 길다란 꼬리가 안 보인다.

 

영장봉에서 우측으로 흘러내리는 능선, 언젠가 저 능선도 일부 탔던 기억이 있다.

 

인수봉과 설교벽이다.

설교벽(雪郊壁)은 북향이라 눈이 가장 먼저 쌓이고 가장 늦게 녹아 '눈 쌓인 성 밖의 벽'이란 의미다.

간혹 블로그를 보면 이런 내용을 알지 못해 종교와 관련해 설교가 어쩌고 저쩌고하는 내용을 보면 눈에 거슬린다.

이 사진 찍을 때가 08:15경이니 오른쪽 햇살 비친 곳이 서쪽이고 그늘진 곳이 북쪽이다.

 

 

하루재로 가며 찍은 인수봉

 

뒤로 용암봉과 만경대가 자연 성벽인듯 둘러있다.

실제 저 능선으로 북한산성이 군데군데 있기도 하다.

만경대에서 앞쪽으로 흘러내린 능선에 곰바위가 있다.

 

영봉에서 보는 인수봉은 오른쪽으로 긴꼬리를 늘어뜨린 게 볼만하다.

저 긴꼬리 끝으로 건너온다고 제법 멀리 돌아온 셈이다.

 

왼쪽으로 용암봉 그리고 만경대, 왼쪽엔 인수봉이 백운대를 절반은 가렸다.

 

파노라마로 잡은 인수봉 일대

 

드디어 영봉 정상이다.

영봉에서 보는 인수봉과 만경대 등 삼각산 조망이 훌륭해 가능하면 자주 찾고 싶다.

 

당초 일정대로 잠수함바위로 가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으나,

날씨가 너무 좋아 인수봉과 백운대를 조망하기 좋은 깔딱고개로 오르며 보는 영봉이다.

 

잘 터진 조망처에서 인수봉과 잠시 후 가게 될 잠수함바위를 같이 잡는다.

왼쪽 앞에 있는 바위가 잠수함바위인데, 상단 턱이 진 곳 오른쪽으로 올라가야 한다.

경사가 제법 있어 보이나 막상 가면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맨뒤 바위가 북한산 정상인 백운대다.

 

맨위에 있는 놈이 곰바윈가?

여기서 진행을 끝내고 오른쪽 계곡으로 내려선다.

더 진행하자면 곰바위 쪽으로 오르기 어려워 왼쪽으로 내려서면 어차피 한참을 더 가야 한다.

그러면 백운산장으로 하산하거나 만경대에서 백운봉암문으로 하산해야 하는데, 걸릴 가능성이 많다.

막상 내려서니 우측엔 철망이 끝나는 지점이라 절묘하게 내려설 수 있었다.

천운이다.

 

 

내려가기 전에 당겨 본 잠수함바위

 

인수봉과 잠수함바위

 

 

 

곰바위와 백운대, 인수봉 파노라마

 

하산로와 만나면 조금만 더 가면 잠수함바위 입구와 만난다.

이제 곰바위능선에서 계곡으로 하산하는 길을 정확히 길을 알았으니 다음에 유용하게 쓸 기회가 있겠다.

 

 

 

 

 

자연계의 모든 것이 신비롭지만, 그중에 제일은 이런 바위에서 살아가는 소나무다.

소나무는 위에 있는 박테리아를 먹고 산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는데, 즐풍의 지식으로는 여전히 불가사의다.

 

헉헉거리며 잠수함바위 선수 부분까지 왔다.

바위 왼쪽은 낭떠러지라 갈 수 없고, 정면은 너무 높아 오를 수 없다.

인수봉이 보이는 오른쪽으로 돌아가야 어렵게 오르는 릿지 구간을 만난다.

 

가장 어려운 릿지 구간을 만났다.

바위틈 사이로 아래에서 세 번째 쐐기로 박힌 돌을 잡고 올라야 한다.

쐐기 돌은 키 작은 즐풍 머리 높이라 팔을 다 들어 올려서 잡아야 한다.

막상 잡고 보니 쐐기 돌이 빠지면 대형사고란 생각에 두려움이 생겨 포기하고 내려선다.

전엔 무리 없이 올라갔는데, 나이가 먹자 겁이 많아진 걸까?

 

세 시간 40분 만에 백운산장에 도착해 처음으로 쉰다.

오후에 사무실에 나가야 하니 집에 일찍 도착해 사진 정리하고 사무실에서 포스팅 작업하려면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산장에서 쉬고 뒤로 오르며 보는 만경대와 백운봉암문 구간이다.

 

인수봉 뒤로 조금밖에 안 보이던 백운대도 이곳에선 제법 크게 보인다. 

 

날이 풀리자 부지런한 암벽꾼들이 인수봉에 매달렸다.

이제 며칠 후부터 암벽꾼들이 다닥다닥 붙을 테니, 먼저 접수해야 순서가 앞선다.

 

백운대 정상 쪽 바위에도 한두 명 사람이 보인다.

정상 태극기는 바위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파랑새능선의 암봉

 

숨은벽 정상에서 내려다본 숨은벽능선

 

건너편 파랑새능선의 장군봉

 

 

이건 인수봉 악어새바위 두 칸 위 암봉이다.

악어새바위는 아래쪽 바위에서 뾰족하게 튀어나온 곳이다.

 

다시 숨은벽능선으로 올라왔으나, 오전엔 개미바위 지나 바로 왼쪽 영장봉쪽으로 내려갔기에 여기까지 오지 않았다.

 

위 사진처럼 바위 앞에 누구라도 있으면 사진이 근사한데, 아쉽게도 모델이 될 등산객이 없다.

 

뒤돌아 본 인수봉과 숨은벽

 

아기고래바위 앞

 

아기고래바위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싱그럽게 보인다.

처음 이곳에 오른 젊은이는 오금이 저린다는 말을 이제야 알겠다고 한다.

이들 중 한 명은 점퍼를 벗어놓고 안 가져왔다며 쉬던 곳으로 부리나케 내려간다.

누군가 그냥 내버려 두고 가면 될 걸 힘들게 뛰어간다고 하니, 다른 사람이 그게 65만 원이나 한다고 한다.

등산용품이 국민소득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싸다.

즐풍이 구입한 캠프라인 등산화는 벌써 밑창을 두 번이나 갈아가며 11년째 쓰고 있어 표피가 해질 대로 다 헤졌다.

오늘 북한산 입구에 있는 매장에서 등산화를 구입할 생각이었으나 카드를 지참하지 않아 다음 기회로 미룬다.

등산화도 비싸 뭐 하나 제대로 장만하지 못하겠다.

 

해골바위 위 전망바위다.

오전에 지나온 곳으로 이후 구간은 생략하고 바로 밤골계곡으로 하산한다.

 

밤골로 내려가지 않고 오랜만에 왼쪽 능선을 타고 내려간다.

능선 이름이 없으니 그냥 밤골능선이라고 부르자.

이 밤골능선을 처음 이용할 때 부드러운 능선이 너무 좋았던 기억으로 오늘 다시 탄다.

 

일기예보를 믿고 주초에 부대낄 걸 감수하고 일요일 산행에 나섰다.

오후에 긴급상활실 근무라 산행을 서둘렀다.

몇몇 생각 없는 사람들의 어리석은 행동으로 코로나 19가 들불처럼 번졌다.

이 들불이 빨리 꺼져 일상으로 돌아가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