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촌삼거리에서 올라 등선폭포로 하산한 삼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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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강원도

2019. 11. 1.








2019.10.12. 토 08:43~14:44 (전체 시간 06:01, 전체 거리 10.47km, 평균 속도 1.8km/h)  맑은 후 흐림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도 친구 딸 결혼식이 있다.

다소 늦은 오후 5시에 결혼식이 있다보니 낮 시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결혼식장은 춘천인데, 이 지역에선 오봉산과 용화산 그리고 삼악산이 가장 유명하다.

삼악산을 다녀온지 벌써 6년 6개월이란 세월이 흘렀으니 찾아야 할 시간은 충분히 지났다.


지난번 산행은 강촌삼거리에서 시작해 정상에서 등산로가 가파른 의암호로 떨어지며 6시간 15분 걸렸다.

오늘도 같은 장소에서 시작해 등선폭포로 하산할 계획으로 지난번처럼 여섯 시간 정도 예상한다.

그때 솔남님과 도솔님이 함께했던 코스를 오늘은 혼자 쓸쓸히 걷는다.

2013년 3월에 올랐던 삼악산은 미세먼지로 조망이 형편 없었으나 이번엔 청명한 가을 하늘이다. 


우리나라 산림 면적이 국토의 약 64%나 된다고 하니 사실상 산악국가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니 도처에 가야할 산은 넘쳐나니 명산만 골라 다 다니기엔 남은 여생만으로도 부족하다.

오늘 춘천에서 갈만 한 산을 검색했으나 이미 다녀온 산 외에는 딱히 가고 싶은 산은 별로 없다.

삼악산에서 의암호 너머로 보이는 드름산도 욕심은 나나 암봉은 암벽을 타야 하기에 다음 기회로 미룬다.




삼악산 등산코스




아침이라 고속도로는 별로 막히지 않아 한 시간 30분만에 등선폭포 주차장에 차를 댔다.

구곡폭포행 버스를 탄 후 구 강촌역을 지나 강촌유원지에서 하차해 산행들머리까지 640m를 걷는다.

다리를 건너 바로 보이는 저 삼악산을 치고 올라야 한다. 




강촌삼거리 육교로 오르며 보는 구 강촌역 뒤로 보이는 강선봉은 언젠가 검봉산을 오를 때 들린 기억이 있다.




강촌삼거리에서 오르는 등선봉능선은 처음부터 된비알이다.

정상까지 오르는 등선봉능선이나 청운봉능선 모두 600m 전후에 지나지 않으나 어느 고산 못지 않게 힘든 구간이다.

처음 오를 땐 입구가 맞나 싶을 정도로 홀대받는 들머리지만, 중간에 이런 쉼터도 있다.




들머리에서 409m의 작은 봉우리를 넘어 잠깐 안부로 내려온 거리래야 겨우 700m 지점이다.

본격적인 산행들머리에서 700m 오르는데 40분이나 걸렸으니 진도가 거의 안 나간 셈이다.

적어도 청운봉까지 이렇게 지지부진한 진도를 보일 것이다.




앞서 등선봉까지 거리는 1.1km 이정표가 알리는 코스는 약간 밑으로 떨어지길래 바위를 넘어 통과하려고 올라섰다.

바위까지 올라왔으나 뒤로 내려가는 길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결국 뒤돌아 이정표가 가르키는 길을 따라 우회할 수밖에 없으니 이 바위를 만나면 시간 낭비하지 말고 돌아가는 게 좋다.




등산을 시작할 때 의암댐에서

"발전을 위해 물을 방류하므로 물가에 있는 사람은 안전을 위해 물밖으로 나오라."는 안내방송이 계속 이어진다.

방류된 물을 능선을 지나며 바라본다.




이쪽으로 보이는 건 산 밖에 다른 건 아무 것도 없다.








2010년 경춘선이 복선 전철로 새로 깔며 기존 철도를 곧게 펴 강촌역을 이쪽으로 이전했다.




이번엔 거대한 차돌바위인 이 봉우리로 오르게 된다.




제법 가파른 바위길을 올려다 보며 찍은 사진이라 경사도가 보이지 않는다.

경사도는 바로 전 사진으로 대신한다.








등선폭포 안내문에 차돌(규암)이 대부분 등선폭포를 이루는 암석이라고 한다.

이곳 역시 대부분 흰색 바위인 차돌이라 단단하게 보인다.  
















깨진 바위가 날카롭고 단단해 칼날같은 느낌을 준다.








삼악좌봉이다.

소나무 줄기 상단이 사라진 대신 가지가 비교적 옆으로 잘 자라고 있다.




안전하게 암봉 옆으로 코스를 개발했다.




다음 코스는 거의 수직에 가까운 기울기로 올라가야 한다.

발판과 로프가 걸려 있어 오르는 데 큰 문제는 없으나 로프가 오래돼 많이 닳아 끊어지기 직전이다.




거의 수직에 가까운 경사각









카메라로 소나무가 다 안 잡혀 바위와 소나무를 폰의 파노라마 기능을 이용해 다 집어넣다.




지나온 암봉








등선봉이다.

강 건너 강촌 유원지에서 2.98km, 산행 들머리에서 2.35km를 오는데 꼬박 두 시간 14분 걸렸다.

바위만 타고 오르다보니 설악산 암봉 타는 시간만큼 걸린다.








이제 막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니 삼악산은 2주 정도 지나야 본격적인 단풍이 시작 되겠다. 








어느 평편한 바위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집게와 봉투를 가진 사람이 쓰레기를 수거하며 지나간다.

수고 한다고 인사를 나누고 자리를 뜰 때 벗어놓은 장갑 한 쪽이 사라졌다.

1회용 작업 장갑으로 손바닥에 고무 코팅이 얇게 된 3M 장갑인데, 카메라 작동을 쉽게 하려고 엄지와 중지를 한 마디씩 잘라 놓았다.

식사할 때 오른쪽만 벗어 놓은 걸 그가 쓰레기 버린 걸로 착각하고 수거한 모양이다.

졸지에 장갑 한 쪽을 날려버려 여분으로 준비한 겨울용 장갑을 낄까 하다가 그냥 맨손으로 스틱을 잡고 산행한다.

에이 못난 사람 같으니라구...




또 어느 작은 정상




좀 전의 등선봉이 632m인데 반해, 청운봉은 546m로 훨씬 낮다.

제대로 대접을 못 받아 평볌한 돌무더기에 바위 귀퉁이에 매직으로 쓴 글자가 표지석을 대신한다.

이게 정상이라면 이런 푸대접을 받지 않았을 텐데...




2022년 6월에 개장될 예정이라는 레고랜드테마파크다.

춘천역 앞에서 놓인 춘천대교가 보이는 데, 사업비가 당초 금액의 절반으로 줄어 제대로 시행될지 의문이다.




이제 정상이 멀지 않으니 조금만 더 힘을 내보자.





삼악산성지(三岳山城址)


삼악산 정상 능선을 따라 옛 산성이 있다.

삼국시대 이전인 맥국에서 쌓은 성지라 하기도 하고 한때 철원에 도읍을 정한 후삼국시대의 궁예가 쌓은 성이라고도 한다.

뒤로 북한강의 거친 물결이 놓이고 앞에는 서울로 향하는 석파령 고개길이 있는 교통의 요충지이다.

삼악산의 험준한 지형을 이용한 이 산성은 삼악산의 봉우리와 봉우리를 연결하는 능선을 따라 동서로 길게 놓여있다. (안내문)





드디어 삼악산 정상인 용화봉(654m)에 도착했다.

산행 들머리인 강촌삼거리 들머리에서 5.05km로 딱 네 시간 걸렸다.

이 정도 시간이면 설악산 어느 위험구간의 암봉을 타는 수준으로 시간이 많이 걸린 셈이다.


강촌들머리로 오르며 봤던 등선봉, 청운봉, 용화봉 세 개의 봉우리가 있어 삼악산이라 한다.

악(岳)자가 들어간 산은 다 어렵다더니 그말이 틀리지 않다.

관악산, 월악산, 치악산, 운악산, 모악산이 다 그렇다.




정상에서 의암호 방면으로 200m 정도 진행해 의암호의 명물인 붕어섬을 조망한다.

붕어섬에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해 멀리서 보니 생선 비닐처럼 보인다.

대가리 쪽에 붕어 눈처럼 원형으로 크게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면 화룡정점으로 완전하게 붕어섬으로 변신할 수 있다.

이런 걸 사업소에 알려줘야 할까?








다시 정상쪽으로 되돌아 와 차량 회수를 위해 등선폭포로 하산길을 잡는다.

내려가는 길은 오르던 코스와 달리 무난하고 쉽다.








조그만 다리를 건너면 흥국사를 경유해 하산하게 되고, 왼쪽 큰길은 바로 질러가는 길이다.

일단, 흥국사를 들리기로 한다.




흥국사와 삼악산성의 유래


춘천시 신북면 발산리에 하나의 부족국가 형태를 이루고 있던 맥국이라는 나라는 적의 침공을 받아

천애요새인 삼악산으로 궁궐을 옮기고 적과 대치했다.

서기 894년 경 후삼국시대의 후고구려 궁예가 왕건을 맞아 싸운 곳으로 왜(와)데기라는 곳에 궁궐을 짓고

흥국사 절을 세워 나라의 염원을 재건했다고 한다.

당시 산성의 중심에 궁궐이 있던 곳을 지금도 "대궐터"라고 부르며, 기와를 구웠던 곳을 "왜(와)데기",

말들을 매어 두웠던 곳을 "말골", 칼싸움했던 곳을 "칼봉", 군사들이 옷을 널었던 곳은 "옷바위"라고 부른다.

서문과 북문에서 적을 맞아 싸웠다고 하며, 절은 옛날 그대로 흥국사라 일컫고 속칭 "큰절"이라고 부른다. (안내문)






삼악산성지


이 산성은 삼악산 정상(654m) 서남쪽 골짜기를 둘러쌓았다.

산성 북서쪽으로는 과거 춘천에서 덕두원을 거쳐 가평·서울로 오가는 석파령이 있다.

성은 외석과 내성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내성의 둘레는 약 2km, 외성은 약 4km 정도이다.

내성은 정상 서남쪽 봉우리(632m)를 중심으로 동남쪽 공간에 축조되었는데, 대궐터가 그 중심이다.

외성은 정상의 서남쪽 공간을 둘러쌓았는데, 중앙부에는 흥국사쪽에서 등선폭포로 이어지는 계곡에 있다.

내성은 외성보다 이른 시기에 축조되었으며, 후삼국시대를 전후한 시기에 축조되어 고려시대를 거치면서 개수된 것으로 추정한다.

외성은 고려말 왜구가 내륙으로 진입하여 춘천을 거쳐 가평까지 이르게 되자 이 산성을 급히 개수·장해 대비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산성지는 918년(경명왕2) 태봉의 궁예가 철원에서 왕건에게 패하자 피신하여 사용한 근거지이다.

또는 삼한시대 맥국의 성터라는 전설도 있다.  (안내문)






나무 뿌리가 바위를 연상케 할만큼 넓게 퍼지다 각각의 뿌리가 흙 속으로 파고 들었다.

흙이 드러나자 이런 모습이 보인다.








이제 서서히 협곡의 형태가 보이기 시작한다.












비룡폭포다.








비룡폭포

우리나라도 중국만큼이나 용에 대한 환상이 있었는지, 어딜 가나 용과 관련된 폭포나 소가 많다.




백련폭포




승학폭포

학이 이곳에서 놀다가 사람이 오는 인기척에 놀라 하늘로 올라 갔나보다.

그러기에 승학폭포라고 하지...








등선제2폭포 위로 구름다리가 지나간다.




당겨본 등선2폭포




등선2폭포 입구에서 보는 등선폭포 방향의 협곡




계단으로 내려가며 보는 등선폭포





삼악산이 자랑하는 등선폭포다.

가장 하류에 있어 제법 수량도 보여줘 다행이다.




전에 이 등선폭포를 배경으로 사진 찍고 즉석으로 출력해주며 돈벌이를 하던 사람이 있었다.

스마트폰이 나온 이후 설 자리가 없어지고 이젠 추억으로 남는다.













협곡 계단으로 겨우 두어 사람 빠져나갈 정도로 좁다.

후백제의 궁예가 왕건을 맞아 이 삼악산에서 격전을 치뤘다면 이 협곡으로 상당히 이득을 봤겠다.

열명이 지켜도 천명을 상대할 수 있을 정도로 좁은 입구다.








지도만 봐도 이 등선폭포 주변에 얼마나 많은 폭포가 있는지 알 수 있다.

폭우가 지난 다음에 오면 제대로 된 폭포를 볼 수 있다.








산성 입구의 음식점




등선휴게소 자리가 참 명당이다.

지금같으면 저런 위치에 집을 짓는 건 환경파괴라고 언삼생심 꿈도 꾸지 못할 일이지만, 예전이라 가능했던 일이다.

조상 잘 둔 덕분에 저 집 후손은 대대로 잘 먹고 잘 살겠다.

이쪽으로 올라가면 일반인 2,000원의 요금을 내야한다.

올라갈 땐 강촌 삼거리를 이용해 정상 밟고 등선폭포로 하산했기에 입장료는 지불할 필요가 없었다.





등선휴게소 내 나무 작품들



친구 딸 결혼식에 다녀올 겸 삼악산을 6년 6개월 만에 다시 찾았다.

등선봉, 청운봉, 용화봉으로 삼악산의 이름을 얻었다니 악자가 들어간대로 악 소리나게 힘든 산행이었다.

5km를 오르는 데 네시간, 나머지 5km를 하산하는 데 두 시간 걸렸다.

오늘 산행 반대로 등산한다면 훨씬 쉬운 산행이 될 것이다.

그래도 삼악산은 오늘처럼 등선봉으로 올라야 제대로 삼악산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