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과 서대문 알프스 연계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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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북한산

2020. 2. 23.

2020_13

 

 

 

2020.02.22. (토) 06:58~17:46(전체 시간 10:48, 전체 거리 29.2km, 평속 2.7km, 휴식 40분) 흐리고 눈 온 뒤 점차 맑음

 

 

정부 통제권에 있던 코로나19는 접촉자가 많은 대구 신천지 교인의 감염으로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다.

미친 60대 여성 확진자는 의사의 진단검사 권유도 거부하며 일주일간 도심을 활보해 많은 확진자를 양산했다.

이런 이유 등으로 전국에 다발성 감염자가 확산되며 안심할 수 없는 심각 단계에 직면했다.

하필 이럴 때 중국이 에어로졸(aerosol)의 감염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공포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기침이나 재채기할 때 나오는 비말보다 훨씬 작은 에어로졸은 공기 중에 오래 떠다녀 좁은 공간에선 위험하다.

 

이런 소용돌이 속에서도 시간은 흘러 주말이 왔다.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두문불출하느냐, 아니면 건강을 위해 산행하느냐를 결정할 때다.

산행을 결심한 강북오산은 서울 도심에서 시작하므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밖에 없어 불안감도 크다.

가급적 대중교통 승객이 적은 시간에 집을 나서 산행하는 게 관건이다.

그러자니 지방 산행을 다니던 시간에 일어나 일찌감치 산행을 시작한다.    

 

서양의 알프스가 얼마나 멋진지 전국엔 이 알프스를 갖다 붙인 산행이 제법 많다.

영남 알프스를 효시로 충북알프스가 생기더니 서울에도 인왕산, 안산, 백련산을 잇는 서대문 알프스가 생겼다.

서대문 알프스만으로는 부족한 느낌이라 북한산 향로봉-문수봉-형제봉-북악산까지 잇는 산행을 염두에 둔다.

이 북한산 코스에 서대문 알프스를 포함해 서울 서북오산종주라고도 하는 데, 25km나 되니 만만한 산행은 아니다.

제일 힘든 북한산부터 산행하고 체력이 떨어진 오후엔 다소 쉬운 서대문 알프스를 끝내야 한다.

 

 

북한산과 서대문 알프스 종주코스

 

오전 6시 15분에 버스를 탈 때만 해도 비 온 뒤의 새벽이라 안개가 많다고 생각했다.

녹번역 지나 산골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여전히 안개가 자욱하다.

산골 고개를 넘어 백련산과 북한산 자락을 연결하는 산골 생태통로로 오르려는데 길이 없다.

생태통로로 오를 생각에 가장 가까운 정류장에서 내렸는데, 낭패다.

마을길을 돌아 장군봉에 도착했으나 여전히 자욱한 안개는 오전 내내 계속될 전망이다.

 

탕춘대성 암문을 지나며 왼쪽으로 진행해야 향로봉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지나고 보니 좀 전에 지났던 길에서 바로 넘어오는 길을 알았다면 적어도 200m는 단축했겠다.

특별히 볼 것도 없어 자주 다니지 않다 보니 지름길을 알지 못했다.

 

 

탕춘대성(蕩春臺城)의 유래

 

소재지: 서울시 종로구 구기동~홍지동(4번지) 일대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33호

 

탕춘대성은 서울성곽과 북한산성을 연결하는 성으로서,

도성과 외곽성(북한산성)의 방어기능을 보완하고 군량을 저장하기 위하여 만들었다.

본래 북한산성을 쌓자마자 탕춘대성을 축성하려 하였으나 곧바로 시작하지 못하고

1718-1719년 두 해에 걸쳐 성을 짓게 되었다.

이 성을 탕춘대성이라 부르게 된 것은 연산군의 연회 장소인 탕춘대가 지금의 세검정에서

동쪽으로 100m쯤 떨어진 산봉우리(현재 세검정초등학교)에 있던 것과 관련이 있다.

한성의 서쪽에 있다하여 서성(西城)으로도 불렀다.

인왕산 북동쪽에서 시작한 탕춘대성은 북한산 비봉 아래까지 연결되어 있고 길이는 약 5.1km에 달한다.

보현봉~형제봉~북악산을 잇는 능선에도 성을 쌓으려 하였으나

숙종의 사망 등 정치적인 이유로 시행하지 못한 채 지금의 성곽만 남아 있게 되었다.

탕춘대성은 조선후기 혼란기 속에서 훼손되고 홍수 등으로 일부 구간이 무너지고 방치되다가

1977년 홍지문과 함께 일부 구간이 복원되고 정비되었다. (안내문)

 

이런 유래를 잘 알지 못하면 탕춘대성(大城)으로 알 수 있기에 안내문을 옮긴다.

 

 

잠깐 차마고도 입구로 내려가 사진을 담고 다시 향로봉 방향으로 길을 낸다.

 

수요일 일기예보엔 토요일 오전에 비가 온다기에 일요일에 산행할 생각이었다.

금요일에 다시 보니 새벽에 비가 그치고 하루 종일 맑겠다기에 나온 산행인데, 여전히 안개 속이다. 

비 온 뒤 대지에 습기가 많아 안개가 생기기 십상인데, 이를 생각하지 못하고 산행한 잘못이다.

오늘 산행이 25km가 넘는 장거리 산행이라 내일 푹 쉴 생각에 하루 앞당긴 게 패착이다.

 

날씨가 좋으면 향로봉으로 오를 생각이었으나 가봐야 사진이 안 나올 테니, 바로 능선으로 오른다.

 

이 소나무 아래가 쉼터로 좋으나 쉬기엔 오늘 걸을 거리가 너무 길어 지나친다.

 

평소엔 이 관봉에도 등산객이 넘칠 텐데, 이른 데다 궂은 날씨라 등산객은 아예 없다. 

 

비봉 입구에서 코뿔소바위와 눈만 맞추고 갈길을 서두른다.

 

사모바위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한두 사람만 만났을 뿐, 시끌벅적하던 북한산도 안개와 함께 적막만 감돈다.

 

승가봉을 지난다.

 

이 세 명의 노친네들은 현 시국에 대해 입이 거칠다.

미국에 대한 절대적 사대주의에 빠져 트럼프 칭찬에 입이 아플 지경이다.

사드 배치로 나라를 혼란에 빠트리고 주한미군에 따른 방위비 분담금 증액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다.

뭐가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모르고 일방적 사대주의만 가득하니 너무 단세포적이다.

지금 시국은 병자호란으로 인조가 남한산성에 내몰린 시대적 상황과 비슷한 느낌이다.

한물 간 명나라에 사대할 것인가, 아니면 천하를 호령할 청나라와 화친하여 실리를 챙긴 것인가...

사대주의자인 주전파에 밀려 청나라와 대치했으나 청나라를 이길 방법이 없었다.

결국, 인조는 삼배구고두(三拜九叩頭)를 행하는 삼전도 굴욕을 당하고 만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는데, 국익에 도움되는 결정으로 이 난국을 슬기롭게 극복하길 바란다.

 

 

 

평소엔 통천문을 지나 연화봉으로 올라갔으나 이런 안개엔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청수동안문이나 연화봉에서 문수봉까지 오르는 거리는 같다는데 청수동암문으로 오르기도 어렵게 느껴지긴 마찬가지다.

암문이 까까워지자 바람 많은 곳이라 서서히 상고대의 장관이 나타난다.

 

 

청수동암문(淸水洞暗門)

 

북한산 나월문과 문수봉 사이의 고갯마루에 위치한다.

1711년(숙종 37년) 북한산성 성곽을 축조하면서 설치한 8개의 암문 중 하나다.

탕춘대성과 비봉에서 성 안쪽으로 들아오는 길목을 통제하기 위해 설치했다.

암문은 비상시에 병기나 식량의 반입하는 통로이자 때로는 구원병의 출입로로 활용되는 일종의 비상 출입구이다.

산성의 방어력을 높이기 위해 적이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고갯마루나 능선에 설치했다.

청수동암문은 여느 암문과 마찬가지로 성문 상부에 문루(門樓)는 마련하지 않았다.

성문 양쪽은 장대석으로 쌓아 올리고 그 위에 천장 부분은 장대석 여러 매를 걸쳐 만들었다.

이런 양식의 성문을 아치 모양의 홍예식과 구분하여 평거식(平据式)이라 부른다.

원래 문짝이 있었으나 지금은 없어지고 문짝을 달았던 원형의 지도릿돌과

일반 문의 빗장에 해당하는 장군목을 걸었던 방형 구멍이 남아 있다. (안내문)

 

 

영상 날씨인데도 청수동암문 위쪽엔 바람이 많아 상고대가 남아 있다.

해가 뜨면 신기루처럼 사라질 상고대를 이 봄에 마지막으로 본다.

 

문수봉 정상

 

문수봉 전망대에 상고대를 뒤집어쓴 소나무

 

대남문은 해체·보수공사가 5월 초까지 공사가 진행된다.

옆으로 돌아 정상 능선에 오르자 산성과 연결된 통천문이 보인다.

통천문을 나가면 바로 낭떠러지라 다니지 못하게 철망이 놓여있다.

 

 

능선은 여전히 바람이 많이 불어 고어텍스 점퍼를 입어야 견딜 수 있다.

잠깐 쉬고 싶어도 금방 체온이 떨어져 산행 시작 후 세 시간 만에 북서풍을 피해 동쪽인 이 담장 아래에서 겨우 쉰다.

벌써 10km를 걸어 배가 출출할 때라 찐 고구마로 체력을 보충한다.

북한산에선 내려갈 일만 남았으니 오늘 산행의 최대 고비는 넘긴 셈이다.

 

일선사 쉼터라는 데, 일선사와 거리는 적어도 500m가 넘어 명의를 도용당한 느낌이다.

 

대성문에서 제법 긴 거리에 사진을 담을만한 풍경이 눈에 띄지 않는다.

마침내 나타난 형제봉이 거칠게 막아선다.

 

막상 형제봉에 다다랐으나 오르자니 부담스러워 북악공원지킴터로 방향을 바꾼다.

이때까지만 해도 북악산 가는 방향인 줄 알았는데, 내려가고 보니 국민대 바로 옆이다.

여래사까지 아스팔트 길을 600m 낑낑대며 걸어야 했다.

뭔가 예감이 좋지 않다.

 

북악공원지킴터는 북악산 입구가 아닌 걸 내려오고서야 알았다.

국민대학교 옆으로 북악터널 입구다.

 

여래사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항일 투쟁하시다 신명을 바치신 순국선열들의 위패가 모셔진 호국사찰이다.

대다수가 후손이 없는 선열이며 대한민국장 이준 열사 외 21분을 포함하여 총 373분의 위패가 있다. (안내문)

 

여래사를 지나 바로 위쪽으로 진행하면 북악 팔각정이 머지않은 데,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2km 알바했다.

한 시간을 허공에 버린 셈인데, 이쪽에 4개 사찰 순례길이 있다는 걸 알았다.

 

건너편 국민대학교 전경

 

오전 내내 안개가 자욱하더니 눈발까지 날린다.

기상청이 하루 앞 날씨도 예측하지 못하니 너무한 거 아닌가?

기상 전문가 집단이 기상레이더나 최고의 컴퓨터 시물레이션을 돌려도 맨날 틀리기만 하니

차라리 점쟁이 말을 믿는 게 더 정확하겠다.

 

드디어 북악 팔각정에 도착했다.

여기서 북악산을 잘 찾아 올라갔어야 했는데, 가다 보니 멀리 북악산이 보인다.

돌아서 북악산으로 오르자니 너무 먼데, 신분증을 지참하지 않아 가려야 갈 수도 없다.

북악산은 신분증을 제시해야 오를 수 있는데, 차라리 잘 됐다 싶다.

워낙 계단이 많아 가장 피하고 싶은 산이 북악산이니 말이다.

 

도로를 따라 걷는데 10여분 바람과 함께 눈이 퍼붓는다.

한참을 걷다 소나무 아래서 우비를 꺼내 쓰고 걷는데, 바로 그친다.

눈은 그쳤어도 바람이 여전히 심해 인왕산 오르는 계단 입구에서야 벗고 오른다. 

 

인왕산에 오를 때 광화문에서 보수단체가 만들어내는 시끌벅적한 방송이 인왕산까지 들린다.

코로나19로 집회를 금지시켜도 막무가내인 그들 중 몇 명이 코로나에 걸릴지 모를 일이다.

아무리 집회가 좋기로서니 사리분별이 없으니 나잇값도 못하는 셈이다.

 

인왕산 오르며 성벽 너머로 고개를 내밀면 마을 끝에 이런 석물이 가득한 풍경을 볼 수 있다.

대체로 묘지를 지키는 석물이 이곳에 모인 게 정상적인 유통과정을 지킨 것인지 의문이 든다.

제법 가치가 나가는 물건들이다.

 

석물은 여러 가지 다양한 종류다.

 

한성도성 부부소나무

뿌리가 다른 나무의 줄기와 이어져 자란 연리지(連理枝)이다.

남근이 여궁에 들어간 것처럼 보여 두 몸이 한 몸이 되는 모양이다.

 

참 거시기하다.

 

인왕산의 한양도성

 

 

건너편 기차바위

 

드디어 인왕산 정상에 도착했다.

북한산에 이어 두 번째 힘든 북악산은 프리패스했고, 세 번째 힘든 인왕산 정상이다.

인왕산으로 사실상 힘든 코스는 모두 끝난 셈이다.

길 건너 안산과 백련산이야 평소라면 거저 먹기겠지만, 이제 거의 체력이 고갈된 상태에서 얘기는 또 다르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은 7km가 넘으니 긴장을 놓아선 안 된다.

 

인왕산 바위는 유난히도 검은 때가 껴 안타까울 지경이다.

그런 바위틈에 복원된 한양도성의 흰색 성벽이 유난히 돋보인다.

저 범봉을 지나 좀 내려간 곳에서 성벽을 넘는 계단을 따라 해골바위 쪽으로 넘을 예정이다.

 

 

 

범봉에서 보는 인왕산 풍경이 가장 아름다운데, 날씨가 말이 아니다.

 

다른 장소에서 보는 인왕산 정상

 

뒤쪽에서 보는 해골바위다.

형제봉능선 끝머리에 있는 인디안바위와 비슷한 용모를 가졌다.

 

말이 나온 김에 북한산 형제봉능선 끝자락의 인디안바위를 올린다.

 

인왕산 하단부 무악 배드민턴장으로 내려가는 길에 보는 둘레길이다.

둘레길 끝머리에 인왕정이 보인다.

 

뭘까?

제법 큰 이 나무가 제법 굵은 게 군락지로 자라는 걸 보면 산수유겠다는 생각이 든다.

개화 상태로 보아 일주일 정도면 활짝 필 거 같은 예감이 든다.

예년 같으면 3월 말 정도에 만개할 꽃이 따듯한 겨울을 보내며 거의 한 달 앞당겨 피는 셈이다.

 

 

 

도로를 건너 서대문 형무소와 한성과학고 사잇길로 안산을 접어든다.

 

 

마을이 끝나는 지점에서 안산 오르는 길은 끝없이 이어지는 나무 데크를 지나야 한다.

산에서 만나는 나무 데크는 무악산의 나무계단만큼이나 피하고 싶다.

방금 내려온 건너편 인왕산 정상에서 범바위로 떨어지는 능선이다.

 

안산 정상이 코앞이니 이제 산행도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저 정상을 지나 백련산만 넘으면 오늘 산행에서 해방이다.

 

인왕산에서 제대로 보지 못한 해골바위를 이곳에서 다시 본다.

 

한결 가까워진 안산 정상

 

 

안산 정상의 봉수대다.

여기까지 오는데 22.5km로 여덟 시간 47분이 소요되었다.

북악 팔각정 입구에서 2km 넘게 알바하는 바람에 한 시간이나 헤맸다.

안산이 두 번째 산행이지만, 하산길이 달라 무탈하게 잘 내려가길 바란다.

 

안산 무악정이다.

서대문구청으로 간다는 게 길을 한참이나 비껴 내려섰기에 방향을 트는 데 제법 시간이 걸렸다.

여래사에서 북악 팔각정 갈 때 알바하고 북악산은 아예 놓쳤다.

그리고 다시 쉬운 안산에서 알바했으니 오늘 산행은 알바의 연속이다.

지레짐작으로 트랭글 지도를 살피지 않은 결과다.

 

서대문구청을 지나 도로를 따라 한참을 올라와 백련산 입구에 도착했다.

큰 도로를 따라 산은 시작되는 셈이지만,

백련산을 지나는 도로가 있어 이곳까지 제법 올라와야 비로소 산행하는 느낌이다.

 

정상을 코앞에 두고 이런 운동시설이 있다.

지역 주민은 헬스장에 다니지 않고 이 시설을 이용하니 참 좋겠다.

 

백련산 정상의 은평정

이번 산행의 마지막 정상이니 이젠 정말 하산길만 남았다.

관음선원 옆으로 하산해 산골 생태통로 입구로 하산하려던 생각을 접고 신축 중인 녹번역 e편한세상으로 하산했다.

마지막 구간에서도 아르바이트한 셈이다.

 

25km에 불과한 북한산과 서대문 알프스를 연계한 작은 서북5산 종주를 마쳤다.

지리에 익숙지 못해 북악 팔각정부터 북악산과 안산, 백련산까지 여러 차례 알바를 경험했다.

알바의 연속으로 거리를 무려 5km나 늘리며 예상 시간보다 56분이나 초과했다.

예상과 달리 안개와 흐리고 눈까지 내리는 날씨에 좌충우돌한 험란한 산행이었다.

다음 기회가 되면 반대로 백련산부터 반대로 시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