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백화산의 화려한 바위와 마애삼존불 입상

댓글 0

■ 지역별 탐방/충청도

2020. 6. 26.

2020-45

 

 

2020.6.21. (일) 06:52~09:05(두 시간 13분에 3.29km 산행, 평속 1.6km/h) 안개 좀 있음

 

 

어제 그제 태안해안국립공원의 해수욕장을 탐방했다.

그간 국립공원 중에선는 태안해안만 탐방하지 못한 걸 이번 여행으로 깔끔하게 해결했다.

몇 군데 더 남은 데가 있으나 언젠가 다시 올 기회가 있을 것이다.

4일 정도 머무를 생각이었는 데, 집이 그리워 하루 일찍 귀가하는 길에 백화산과 팔봉산을 더 탐방한다.

 

백화산 하면 먼저 충북 영동과 경북 상주 사이에 걸친 산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인기 명산에서 순위가 빠른 영동 백화산보다 태안 백화산을 먼저 탐방한다.

태안 백화산은 눈 덮인 산봉우리의 모습이 하얀 천을 씌운 듯하다고 붙여진 이름이라고 군청에서 소개한다.

즐풍은 일백(百)에서 하나(一)가 빠진 백(白)자이므로 아흔아홉 개의 화려한 바위로 장식된 산이라 해석한다.

 

태안 백화산은 크고 작은 바위가 옥수수통에 옥수수 알처럼 정상 부근에 촘촘하게 박혔다.

그 바위를 헤아리면 몇 백 개 되겠지만, 만(滿 또는 萬), 천(千), 백(百)도 아닌 겸손하게 白자를 썼다.

옛날 사람은 99살을 백수(白壽)라고 표현했는데, 이 역시 百에서 하나(一)가 빠진 것이다.

뜻하지 않게 선물로 받은 백화산에선 산행 실력 자랑하지 않고 천천히 겸손하게 다녀야겠다.

 

 

□ 백화산(白華山)

 

눈 덮인 산봉우리의 모습이 하얀 천을 씌운 듯하다고 이름 붙여진 백화산은 높이 284m이다.

정상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기암 괴석과 소나무의 어울림이 좋다.

특히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태안 최고의 경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문리 쪽에서 백화산을 오르게 되면 태을암을 만나게 되는데,

태을암에는 백제의 보물이라 여겨지는 태안 동문리 마애삼존불이 봉안되어 있다.

솔향기길 5코스가 지나가기 때문에, 도보여행객들이 자주 찾는다.

백화산 냉천골은 한 여름에도 서늘한 기운으로 주민들이 더위를 피해 많이 찾는 곳이다.

산이 높지 않아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출처_태안군청

 

 

태안 백화산 등산코스

 

내비양이 안내하는 대로 태을암을 지나 주차했더니 정상과 거리는 불과 250m밖에 안 된다.

산행하면서 차량으로 거의 정상까지 오르긴 처음이니 날로 먹는 산행이다.

8분 만에 오른 정상은 백화산답게 커다란 바위가 버티고 있다.

정상석 뒤엔 한글로 앞엔 한자로 썼다.

뒤의 한글은 역광이라 잘 안 나와 생략한다.

 

봉수대는 밤엔 횃불(烽)로 낮엔 연기(燧)를 피워 급한 소식을 전하던 조선시대의 군사 통신시설이다.

평화 시에는 1개, 적이 나타나면 2개, 적선이 해안에 접근하면 3개. 적선이 해안경계를 침범하면 4개,

적군이 육지에 상륙하면 5개의 봉수를 올리도록 하였다.

 

백화산 봉수대는 조선 중기인 16세기 초를 전후하여 신설된 봉수로 "신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동쪽의 서산 북산 봉수대에서 보낸 신호를 받아 남쪽 도비산 봉수로 보내는 역할을 했다.

이곳에서 보내는 봉수는 서해안을 따라 안산, 강화, 인천을 거쳐 한양의 목멱산에 전달되어 적의 침입을 알렸다.

백화산 봉수대는 해안이 한눈에 들어오는 위치 특성상,

빈번하게 발생한 왜구의 약탈에 대응하는 봉수대로서 백화산성과 함께 서해안 방어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안내문)

 

봉수대(烽燧臺)가 있던 자리

안개가 태안을 덮고 있다.

햇빝이 좀 더 강하면 신기루처럼 사라질 안개다.

태안 시내

조금 떨어진 위치에서 보는 정상

쌍괴대

쌍괴대 옆에 쓰인

 ‘군수 이기석 수식 임인중춘(郡守 李基奭手植 壬寅仲春)

 

이기석 군수는 1857년 태안읍에서 태어나 1945년에 88세로 돌아가신 분이다.

태안군수이던 1902년 음력 2월에 이곳에 회화나무 두 그루를 심었다는 뜻이다.

느티나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즐풍은 이 회화나무를 그가 심은 나무라고 단정한다.

나머지 하나는 어디 있는지 몰라도 이 회화나무는 품위 있게 잘 자랐다.

 

백화산성

백화산 정상에 축조된 산성으로 대부분 붕괴되고 정상 부근에 약 100여 m 정도만 남아 있다.

조선 초 왜구를 방어하기 위해 둘레 약 700m 정도의 성을 쌓았다고 전하나,

삼국시대의 성을 고쳐 쌓아 이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남아 있는 성벽의 높이는 2~3m 내외다. 소성현(蘇城縣) 때 읍성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안내문)

 

수녀바위

수녀님이 다소곳하게 기도하는 형상의 바위다.

 

산신령바위

수녀바위 앞에서 북서쪽으로 보면 이 거대한 바위가 보인다.

바위 상단 왼쪽에 산신령의 형상이 보인다.

흠, 뭔 바위가 이렇게 기냐...

막 물밖로 기어 나오는 악어 형상의 바위

연미복을 입은 펭귄처럼 생겼다.

 

안내문엔 용상바위라고 되어 있는데, 평상에 더 가까워 보인다.

 

흔들바위라고 쇠로 만든 명찰을 붙였다.

앞에서 본 흔들바위 왼쪽엔 눈 감은 뱀 대가리 같은 형상의 바위가 보인다.

의자바위

 

메뚜기나 굼벵이처럼 생겼다.

 

 

 

여성봉이다.

백화산은 바위가 많으니 여러 모양의 바위를 보면 사람마다 언뜻 생각나는 대로 이름을 지을 것이다.

이 바위를 보고 아무렇지 않을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생뚱맞은 이름을 생각할 수도 있다.

 

여성봉 아래쪽 모습

 

더 내려가면 더 많은 형태의 바위를 보겠지만, 오늘을 여기까지다.

올라가며 지나친 바위가 있는지 살펴보자.

백화산은 비록 짧은 코스라도 여러 모양의 아기자기한 바위를 보는 재미가 좋다.

 

내려올 때 보던 긴 바위를 오르면서 다시 본다.

긴 엿가락 휘듯 용암도 크면 이렇게 휘며 자리 잡는다.

정규 등산로 사면의 바위

이번엔 왼쪽 바위로 직접 올라간다.

바위는 좌우 어디고 할 거 없이 옥수수 알처럼 빼곡하게 박혔다.

정규 등산로가 아니면 경사가 가팔라 다니기도 어렵겠다.

두어 시간 전만 해도 태안읍을 덮은 안개도 거의 사라지고 없다.

정상에서 조금 떨어진 재미있는 바위, 볼링공도 아니고 뭐라고 이름 지을까?

정상을 내려와 태을암에 있는 마애삼존불 입상을 보러 가는 길에 망양대를 오른다.

이 망양대는 1920년대에 조성된 바둑판에서 당시 실제로 바둑을 두었다.

지금도 바둑판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망양대(望洋臺)는 바다가 잘 조망된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아이폰에 내장된 측정기로 재니 대각선 77cm, 가로 52cm이다.

이 지역엔 바둑을 좋아하신 분이 많았나 보다.

 

일소계(一笑溪)라고 쓴 건 세상사 근심 다 잊고 이 시원한 계곡에서 한바탕 웃으라는 건가?

으하하하~~

"태을(太乙)" 은 도교사상에서 하느님이나 옥황상제를 뜻하며,

"동천(洞天)"이란 하늘 아래 첫 동네라는 뜻으로 신선동네로 아름답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즉 이곳은 하늘과 통하는 아름다운 곳이라 뜻이다. 웹에서 찾은 내용이다.

태을암이 생기고 난 뒤 태을동천을 각자했을 테니, 한참 뒤에 일이다.

 

일소계를 지나면 바로 마애삼존불 입상이 있는 건물이 보여 들어간다.

 

태안 동문리 마애삼존불 입상

국보 제307호, 2004. 8. 31. 지정

 

백화산 중턱에 있는 높이 394cm, 폭 545cm의 감실(龕室) 모양의 암벽에 새겨진 백제시대 마애삼존불이다.

중앙에 본존불을 배치하고 좌우에 협시보살(脇侍菩薩)을 배치하는 일반적인 삼존불과 달리

중앙에는 보살, 왼쪽엔 석가여래, 오른쪽엔 약사여래불을 배치한 독특한 형식을 취했다.

또한 좌우의 여래상은 큰 반면 중앙의 관세음보살(관음보살)은 작아 1보살(一菩薩)·2여래(二如來)라고 하는

파격적인 배치와 함께 특이한 구도를 보여주고 있다.

퉁견의 불의(佛衣)가 두껍고 힘차게 처리되었으며, 앞자락이나 두 팔에 걸쳐 내린 옷자락도

양식상으로는 중국 북제(北齊) 불상 양식의 계통을 따르고 있어 6세기 전후로 추정한다.

지리적으로 당시 삼국시대 중국과의 교역에서 다리 역할을 했던 태안반도에 위치한다는 점에서

중국의 새로운 석굴 양식을 수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안내문)

 

마애삼존불 입석이 모셔진 건물로 들어서는 데,

할머니 한 분이 아들 딸은 물론 사위까지 거명하며 건강하고 돈 많이 벌어 잘 살게 해달라고 기도드린다.

이 세분의 부처님이 그런 소원을 들어준다면 즐풍도 매일 기도드리고 싶다.

 

기도를 끝낸 할머니 말씀은 예전에 이런 불상에 낀 이끼를 긁어 삶아 먹으면 병이 낫는다고

칼로 긁어 얼굴이 저렇게 망가졌다고 한다.

부처님 저들은 저희가 지은 죄를 모르나이다. 저들을 용서하소서...

 

▣ 불상의 종류

   

     불상(여래상):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석가모니 불상

     비로자나불상: 두 손을 앞으로 모으고 곧추 세운 검지를 다른 손으로 감싸고 있는 불상

     아미타불산: 대승불교에서 서방정토의 극락세계에 머물며 법을 설파하는 부처

     약사불상: 중생의 질병과 무지의 병을 고쳐주는 부처, 손에 약항아리를 들고 있는 것이 특징

     마애불: 자연의 암벽에 부조 선각 등으로 불상을 나타낸 것

     삼존불: 불전에 본존과 좌우 협시를 모시는 형식 또는 그 불상

     관음보살상: 가장 대표적인 보살로 보관에 화불이 있고 손에 정병이나 연봉우리를 쥔 모습이 흔하게 보임

                                                                                                                   출처_태안 가이드 북

비록 마애삼존불이 훼손됐어도 섬세한 작품성을 인정받아 국보로 지정되어 다행이다.

태을암

대웅전

전에 쓰던 우물 위에 화강암을 잘 올려 지금도 여전히 생활용수로 쓰고 있다.

우물 정(井) 자의 한문이 저 우물 틀을 내려다본 형태다.

삼성각

산행을 끝냈다고 생각할 즈음 왼쪽으로 나무데크가 있길래 따라갔더니 여러 개 재미있는 바위가 보인다.

달마바위로 소개한다.

부리부리한 눈과 뭉툭한 코, 두툼한 턱이 영락없는 달마대사의 모습이다.

태안 마애삼존불과 가까운 곳에 달마 형상의 바위가 있는 건 우연이 아니란 말씀이다.

삼정승바위

백화산이 검게 변하면(흑화) 문인 만 명, 무인 천 명의 인재가 난다는 문만무천의 전설이 있다.

문만무천의 인재를 내려다보는 좌의정, 영의정, 우의정 삼정승바위다.

 

 

 

태안군의 자랑인 백화산과 국보인 마애삼존불을 뵈었다.

명산의 기운을 얻고 부처님의 자비를 통해 올 한 해도 좋은 일만 기득 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