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주전골과 흘림골 그중 으뜸은 여심폭포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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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설악산

2020. 7. 20.

2020-54

 

 

 

 

 

 

2020.7.18. (토) 06:10~13:47(16.8km, 7시간 37분 산행, 휴식 1시간 13분 포함,  평속 2.4km/h)  맑음

 

 

지금까지 설악산을 40번 넘게 다녀왔다.

설악이 좋아서 매주 설악에 들어 몇 백 번씩 다녀온 사람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올해는 그 좋아하는 설악에 한 번도 들지 못했다.

산악회에서도 설악산은 성원이 안 되는 경우도 많았고 코로나-19로 장거리 이동이 별로 내키지도 않았다.

 

그러다 이번에 속초, 양양을 다녀오려고 받은 자료 중에 주전골과 비룡폭포가 보인다.

지금까지 설악은 능선 위주로 산행했다면, 이번 여행은 시기적으로 계곡 탐방에 방점을 둔다.

지난 3일 동안 하루 평균 19km를 걸었으니 누적 합계가 57km 정도니 적은 거리가 아니다.

이젠 제법 피로감도 쌓였으니 설악의 거친 능선보다 쉬엄쉬엄 걷는 계곡 산행이 어울릴 시점이다.

 

어제 양양에서 숙박하고 새벽에 일어나 비룡폭포를 보기 위해 신흥사로 달려간다.

가면서 생각하니 주전골 탐방지원센터 주차장에 공간이 부족하면 주차를 못하겠단 생각이 든다.

시기적으로 계곡 탐방을 좋아할 시점인 데다 토요일이라 복잡할 수 있겠다.

방향을 바꿔 여섯 시에 주전골에 도착하니 이른 시각이라 그리 넓지 않은 주차장에 차량이 한 대도 없다.

 

잠깐 안내지도를 보니 용소폭포를 지나가다 보면 여심폭포를 만나게 된다.

여심폭포는 사진으로만 보아도 사실적 풍경에 반해 늘 염두에 두던 곳이다.

등선봉을 지나 흘림골로 내려서면 있다는 여심폭포다.

주전골과 흘림골은 계곡이니 어려울 게 없겠단 생각에 여심폭포를 볼 결심을 굳힌다.

 

 

주전골 흘림골 탐방 코스

 

 

□ 주전골

 

옛날에 어느 강원도 관찰사가 한계령을 넘다가 우연히 이곳을 지나게 되었다.

어디선가 쇠붙이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 쇳소리 나는 곳을 찾아 살펴보게 했다.

동굴 속에서 10여 명의 무리가 위조 엽전을 만드는 것을 발견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관찰사는 대로하여 그 무리와 동굴을 없애버렸다.

이후에 이 골짜기는 위조 엽전을 만들었던 곳이라 하여 쇠를 부어 만들 주(鑄),

돈 전(錢)자를 써서 주전골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안내문)

 

주전골 탐방지원센터 입구는 해발 531m이다.

시작부터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구간이라 어려울 게 없어 탐방할 맛이 난다. 

 

용소폭포

전설에 의하면 옛날에 이 소(沼)에 이무기 두 마리가 살았다고 한다.

용이 되기 위해 천년을 기다리던 끝에 드디어 하늘로 승천할 때가 왔다.

수놈 이무기는 바위 위에서 승천하였지만, 준비가 덜 된 암놈 이무기는 승천할 시기를 놓쳐 용이 되지 못했다.

이를 비관하던 암놈은 이곳에서 죽어 똬리를 튼 모습의 바위가 되었다고 하여 용소폭포라 전해진다.  (안내문)

 

 

계곡에서 보는 암봉은 스카이라인이 멋지다.

이런 게 계곡산행의 참맛이다.

 

어디쯤인가 흘림골로 들어가는 입구를 막아 놓았다.

2016년 낙석사고 이후 용소 삼거리에서 등선대까지 출입이 통제되었다.

뿐만 아니라 등선대에서 흘림골도 통제 중이니 아쉬운 일이다.

 

통제된 안내문을 읽었으나 어떻게 넘어왔는지 모르겠다.

이후 가는 곳마다 숨겨진 비경에 눈이 호강한다.

 

주전골에서 흘림골로 가는 계곡은 등선대 한 곳을 제외하면 별로 어려운 곳도 아니다.

계곡을 걸으며 잠깐 고개를 들면 도처에 암봉이 만들어 내는 비경이 천지다.

적은 노력으로 이런 비경을 볼 수 있다는 게 놀랍다.

 

 

어디로 가는 길이냐?

며칠 전 까꿍이 님네가 다녀온 것 같은데...

 

이렇게 혼자 떨어져 있는 외로운 바위도 만난다.

 

오전엔 그런대로 날씨가 좋다.

흘림골을 지나 오색약수까지 다녀올 때 서서히 날씨가 안 좋기 시작한다.

 

산행을 너무 일찍 시작해 해가 중천으로 떠오르자면 한참 기다려야 한다.

너무 서두르니 사진에 역광이 많다.

 

햇볕 잘 받는 반대편은 선명하니 좋다.

 

주전골을 오르며 흘림골을 다녀올 때 다시 한번 멋진 사진을 찍겠단 생각을 했다.

1,002m인 등선대를 오르고 나니 주전골로 넘어간다는 생각을 쑥 들어갈 수밖에 없다.

오늘 못 찍은 사진은 언제 다시 와 찍을 기회가 있을까?

 

십이폭포다.

이 십이폭포를 기준으로 등선대 넘어 여심폭포를 지나 탐방지원센터까지가 흘림골이고

반대로 오색약수까지는 주전골이라고 한다.

이제부터 흘림골의 비경을 바라보게 된다.

 

 

 

어렵게 공룡능선이나 칠형제봉에 들지도 않고 이렇게 멋진 암봉을 본다는 건 이곳이 아니면 어림도 없다.

너무 멋진 비경의 연속에 그동안 홀대했던 설악산 계곡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진다.

 

 

 

흘림골의 무명폭포다.

무명폭포교란 다리 이름이 있으니 이젠 폭포 이름이 된 것이다.

무명폭포는 잠시 후 보게 될 등선폭포와 쌍둥이처럼 닮았다.

 

이 정도의 암봉이라면 도처에 널렸다.

 

오늘 이곳의 주인은 단연 즐풍이다.

깊은 계곡 오로지 즐풍이 독차지하니 이 얼마나 엄청난 행운이더냐.

 

 

 

용소폭포 삼거리에서 흘림골 공원 입구까지 거의 절반인 곳이다.

걸을 때야 힘들었겠지만, 지금 생각하며 여느 산과 거의 비슷한 정도의 노력이 들었다.

 

 

 

등선대 아래에 있다고 등선폭포다.

신선이 되려면 이곳에서 목욕재계를 정화해야 등선대에서 하늘로 오를 수 있다고 한다.

폭포의 높이는 30m의 낙차를 보이며 위용을 자랑한다.

비가 온 후 이 폭포를 보면 마치 하늘을 오르는 신선의 백발이 휘날리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앞서 본 무명 폭포도 상단에 이런 바위가 얹혔는데, 등선폭포도 그렇다.

다만 중간에 턱이 있어 2단 폭포라는 점이 다소 다를 뿐이다.

 

 

주전골과 흘림골의 단풍은 설악산에서도 그 명성이 크다.

폭우 같은 비가 지나간 다음날의 어느 가을에 오면 등선폭포에서 신선을 만날지도 모를 일이다.

 

솜다리교를 지나며 만물상이 눈에 들어온다.

등선대에 오르면 이 만물상을 비롯해 여러 비경을 볼 수 있겠다.

 

며칠 앞서 등선대를 오른 까꿍이 님은 등선폭포에서 등선대로 가는 나무데크 옆 나무에

무인카메라가 달린 걸 봤다는 데 즐풍은 무심히 지나갔다.

혹여 찍혔다고 해도 공단 직원이 여기까지 일부러 올 수 없는 곳이니 문제 될 건 없다.

 

 

 

 

 

고개는 점점 가팔라지며 등선대가 가까워지고 있다.

흘림골은 그저 계곡이니 하고 가볍게 생각하고 들어섰는데, 등선대가 해발 1,002m이니 만만한 곳은 아니다.

산행 기점인 주전골이 531m라고 해도 제법 내려간 뒤에 올라야 하니 힘 좀 써야 한다.

 

 

 

 

 

드디어 신선이 하늘로 오른다는 등선대 안내문이 보인다.

신선이 하늘로 오른다는 뜻을 가진 등선대는 기암괴석이 사방으로 펼쳐져

만 가지 모습으로 보인다고 하여 만물상이라고 하는 데, 그 중심이 등선대이다.

북쪽의 서북능선과 남쪽의 점봉산, 동쪽의 동해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시야를 돌리면 일곱 봉우리가 병풍처럼 나란히 펼쳐진 칠형제봉이 있다. (안내문)

 

등선대 고개에서 잠깐 올라야 등선대에 도착한다.

등선대에서 일망무제로 펼쳐진 주변을 조망한다.

 

워낙 비경이 많아 이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보인다.

 

 

바라보는 모든 곳이 만물상이다.

 

 

만물상이 넓게 포진해 볼거리가 풍부하다.

 

등선대 정상 암봉

 

등선대에서 흘림골로 내려서며 보는 여심폭포와 이 칠형제봉이 최고의 비경이다.

 

비슷비슷한 바위라 다시 보는 느낌이다.

 

동쪽은 역광이라 좀 뿌옇게 잡힌다.

 

등선대에서 주변을 조망하고 설악산의 자랑인 산솜다리 꽃을 찾아봤으나 보이지 않는다.

고개로 내려가는 중간에 지천으로 널린 바람꽃을 산솜다리 보듯 반긴다.

 

이왕 등선대에 온 김에 건너편 작은 봉우리로 올라가 방금 내려온 등선대를 본다.

역광이라 선명하게 잡히지 않는 게 흠이다.

 

이번에도 사진이 뒤죽박죽이다.

등선대에서 바라본 만물상 일부다.

 

건너편 만물상

 

아래쪽으로 눈을 돌리면 이렇게 다양한 모습의 기망을 볼 수 있다.

위에서 조감한다는 건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다.

 

노루오줌 꽃

노루 오줌 색이 이렇더냐? 이름도 재미나다.

 

남설악의 이 칠형제봉은 흘림골을 내려가는 내내 보인다.

흘림골을 지키는 수호신이자 친구인 셈이다.

 

그토록 보고 싶었던 여심폭포를 만났다.

오호~ 네가 이곳을 지키며 지나가는 길손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는 그 여심이로구나...

 

가녀린 한 가닥의 물줄기가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폭포이다.
바위와 물의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모양이 여성의 깊은 곳을 연상케 하여
여심폭포(女深瀑布) 또는 여신 폭포(女身瀑布)라고 한다.
높이 약 20m 정도이며, 보는 이에게 주체 못 할 감흥을 일으키게 한다. (안내문)

 

여심폭포 위에 얹힌 바위가 핵심이어라...

그런데 카메라보다 핸드폰으로 찍은 이 사진 화질이 더 좋다.

 

흘림골은 워낙 숯이 우거지고 계곡이 깊어서 이곳에만 들어오면
안개가 끼고 날씨가 흐린 듯하여 흘림골이란 이름을 얻었다는 심산유곡이다.
여심폭포에서 흘러내린 물이 계곡을 따라 흘러든다고 흘림골이라고 외설스럽게 풀어낸 이도 있다.

 

 

 

등선봉에서 보던 칠형제봉은 흘림골로 내려가면 또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

나중에 국도로 내려가 다시 한번 보면 완전히 다른 모습에 놀란다.

 

하산길의 비경은 내려가는 내내 칠형제봉이 보여주는 다른 풍경이다.

 

 

 

이 역시 칠형제봉이다.

 

주전골이나 흘림골은 처음이기에 하산하며 무인카메라가 있는지 주의 깊게 살폈다.

거의 다 내려갈 무렵 멀리 탐방지원센터가 보인다.

어찌어찌하여 성공적으로 탈출한 얘기는 쓰지 않겠다.

즐풍의 탈출 과정이 일반화되면 더 이상 비밀이 아니기 때문이다.

 

흘림골 탈출 후 한계령 탐방지원센터로 이동해 빈 택시가 있으면 주전골에 있는 차량을 회수할 생각이었다.

지도를 검색하니 내리막 코스에 있는 주전골 탐방센터까지 2.4km 밖엔 안 된다.

올라가야 하는 한계령 휴게소까지는 3.6km이니 주전골로 이동하는 게 좋다.

천천히 걸으며 주변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흘림골 앞을 지나며 바라본 칠형제봉이 나란히 즐풍을 배웅한다.

 

하산길 내내 즐풍의 관심을 받았던 칠형제봉아, 다음에 또 볼 기회를 만들 테니 기다리거라.

 

 

 

 

 

설악은 안에 들어가서 보든 밖에서 보든 아름답기는 마찬가지다.

 

다시 주전골 탐방센터로 들어섰다.

아침과 다르게 주차장은 만차로 꽉 찬 상태로 차량이 한 대 두 대 들어오고 나간다.

 

용소폭포까지 잠깐 동선이 겹친다.

 

아침에 보던 폭포와 달라 상태가 더 좋은 오후 사진으로 용소폭포를 올린다.

 

 

 

주전골에서 오색약수까지 걷는 계곡은 어렵지 않다.

많은 사람이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하며 샌들을 신은 경우도 종종 보인다.

 

금강문

금강석은 가장 단단한 원석으로 다이아몬드라고도 한다.

불교에서는 잡귀가 미치지 못하는 강한 수호신이 지키는 문을 금강문이라고 한다.

이 금강문에서는 소원을 말하고 통과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있다. (안내문)

 

 

 

아래쪽 주전골 역시 위쪽 주전골과 큰 차이가 없을 만큼 멋진 곳이다.

 

요즘은 산행 인구가 점점 주는 추세다.

젊은이들이 이런 쉬운 트래킹을 하며 산행으로 이루어지면 좋겠다.

 

큰 고목은 지나가는 길손들이 잠시 쉬며 각자의 소원 하나씩 얹고 가는 서낭당이 되기도 한다.

 

 

 

선녀탕이다.

꼬마 선녀가 시원한 물에 더위를 식히러 가는데, 부모는 연신 조심하라며 뒤를 따른다.

 

 

 

선녀탕은 옥 같이 맑은 물이 암벽을 곱게 다듬어 청류로 흐르다 목욕탕 같은 깨끗하고 아담한 소(沼)를 이룬다.

「맑은 달밤 선녀들이 내려와 날개옷은 반석 위에 벗어 놓고 목욕을 하고 올라갔다」하여 선녀탕이라 한다.

 

 

 

 

 

주전골 최고의 비경이라는 독주암이다.

정상엔 한 사람이 겨우 앉을 정도로 좁다고 하여 홀로 독(獨), 자리 좌(座)를 써서 독좌암이라 부르다가

현재는 독주암으로 불리고 있다는 안내문이다.

 

성국사 경내에 있는 두 개의 석탑 중 하나다.

석탑은 보통 3층, 5층, 7층 등 홀수로 나가는 데, 이 석탑은 기단을 제외하면 2층이다.

맨 위층은 어디 가고 없다.

 

보경사는 이 건물 하나만 보이지만, 사실 지하로 연결된 건물이 밖에서 보인다.

살림살이나 종무소는 지하에 있겠다.

 

양양 오색리 삼층석탑 (보물 497호)

이 삼층석탑은 오색석사 터로 추정되는 곳에 위치한 석탑으로 높이 약 5m이다.

완전히 무너졌던 것을 1971년에 복원하였다.

규모는 크지 않으나 모양이 우수하고 균형이 잡혀 있으며 단정하고 우아하다.

신라시대의 석탑 양식에 따라 기단 두 단을 만들고 그 위에 3층 탑신을 두었다.

                                                                                 (안내문 편집)

 

암반천에 선녀가 방금 놀다간 물이 흐르고 있다.

 

오색약수

 

약수는 16세기 무렵 성국사의 한 스님이 발견하였다고 전해진다.

'오색약수'라는 이름은 당시 성국사 뒤뜰에서 자라던 특이한 오색화(五色花)오 인해 붙여진 것이라 한다.

이 약수는 나트륨과 철분이 섞여 있어 특이한 맛과 색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위장병과 신경 쇠약,

피부병, 신경통 등에 효험이 있다고 한다.  (안내문)

 

오색약수에 처음 왔기에 물맛이나 보자고 가니 어떤 여성이 작은 물병 열 개에 물을 받는다.

그래도 다른 사람이 물을 마신다거나 하면 양보를 하니 다행이다.

간간이 물만 마시고 갈 때 바가지를 흐르는 물에 헹구는 데, 위쪽엔 발을 담그는 사람도 보인다.

즐풍도 점심 먹을 때 마실 정도의 물만 받았다.

이어서 제일 가까운 채미골식당에서 점심 먹고 주전골 탐방지원센터로 이동한다.

 

다시 보는 독주암

 

오전에 맑던 날씨도 점점 구름이 끼기 시작한다.

 

흘림골에서 시작해 오색약수까지 일방통행으로 진행했다면 네 시간 걸릴 거리다.

위 산행 지도에서 보듯 주전골과 흘림골을 한 바퀴 돌고,

주전골에서 오색약수까지 왕복하며 거리는 9km가 늘었고 시간도 그만큼 늘었다.

막힌 구간을 다니다 보니 이 정도의 부담은 감내해야 한다.

이번 구간에선 늘 보고 싶었던 여심폭포를 본 것에 크게 만족한다.

설악의 암릉이 멋지다고 해도 여심폭포의 형상은 세상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신흥사로 이동해 비룡폭포와 토왕성폭포를 봐야 하는 데, 날씨가 꾸물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