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이 좋아서>/북한산

머루랑 2015. 7. 21. 13:54

 

       숨은벽,

        이번에도 설악의 모처를 계획했다가 가지 못하고

        인수봉 고독의 길을 등반하려고 했는데 얼마전 발생한 암석 추락사고로 인해

        인수봉 일부 루트가 전면 통제되는 바람에 고독의 길도 정체라는 소식에 꿩대신 닭이라고 숨은벽 릿지다.

 

        한낮에는 사람도 많고 따가운 햇살에 암벽에 붙는 것은 고역이라 저녁 때가 되어 우이동에 도착한다.

        해가 떨어지려면 아직 멀었는데 하늘이 흐려지면서 주변이 점차 어두워 지며 하루재에 도착하니 

        오후 5시가 거의 되어가는 시각이라 하산하는 이들만 몇 보일뿐 산을 오르는 이는 나혼자다.

 

        야영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는 인수야영장을 가로질러 인수뒷길로 빠르게 이동한다.

        한낮의 더위만 생각했지 비가 내리려는 날씨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갑자기 마음이 바빠졌기 때문이다. 

 

 

 

       △인수 뒷길을 가로질러 숨은벽으로 간다

 

       △인수 귀바위를 등반하는 사람들이 있는지 기척이 들린다

 

       △벌써 도봉산이 위치한 북쪽에는 비가 내리는 것 같다

 

        △망운봉을 배경으로...

 

       △연이어 나타나는 인수길 슬랩지대

 

      △가는 빗방울이 내리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바위가 미끄럽지는 않다

 

       △인수산장 건너편으로 곰바위능선

 

        △건너편으로 숨은벽능선이 보인다

 

       △그이(?)가 있는지 숨은벽 안부를 유심히 살피고~♬

      오늘 이렇게 늦은 시각에 숨은벽을 등반하려고 하는 것은

       무더위를 피하기 위함도 있지만 사실은 숨은벽을 지키고 있는 그이가 퇴근할 때를 기다렸다 오르기 위함인 것이다.

       장비는 갖추었지만 단독등반은 허용이 안되기 때문...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귀바위를 등반하던 사람들이 

        서둘러 하강을 하느라 주위가 시끄럽다~

 

 

       계속 능선을 따라 오르면 악어새를 지나서 

       본격적인 인수랏지로 연결 되는데 삼거리에서 우측 희미한 급사면을 따라

       숨은벽 하단부로 이동을 하며, 제발 숨은벽을 완등할 때 까지 비가 더이상 내리지 말기를 

       미음속으로 기도한다. 

 

 

      △아직 빗물이 흐를 정도는 아니지만 60미터 대슬랩 바위면은 촉촉히 젖어간다

 

 

       숨은벽 하단에서 사실 망설였다.

        앞으로도 기회는 많은데 시간도 이미 오후 6시가 넘어가는 늦은 시각이고

        더군다나 비까지 내리기 시작했는데 위험을 무릅쓰고 꼭 숨은벽을 올라야 하는 갈등에 잠시 망설이다 

        결심을 한다. 위험하지만 조심해서 그래도 한 번 해보자고...

 

 

       △이것이 숨은벽을 올랐다는 인증이다~

 

        긴장감 때문인지 1피치 중간 지점에 오자 숨이 가빠와 잠시 숨을 고르며 쉰다.

        젖은 바위면에 살짝살짝 미끄러지면서 비 내리는 날씨에 오른 것과 릿지화 창갈이를 하지 못한 것이 함께 후회된다.

        릿지화 바닥의 무늬가 다 닳아 없어져서 마치 고무신바닥 같은 상태인 것이다.

 

        지금은 그렇다쳐도 앞의 쌍크랙 다음에 있는 고래등 코스가 더 큰 문제다.    

 

 

      △현재 이 산에는 나 혼자뿐...

 

       평상시 같으면 쌍크랙은 좌측의 날등을 타고 올랐는데

       오늘은 노면, 신발 등 모든 조건이 불량해 처음으로 중앙의 크랙을 타고 올랐다.

 

 

      △쌍크랙 상단에서...

 

      △쌍크랙 날등

 

       △사선 크랙상단에서 화살표로 건너뛴 다음 휭단한다

 

       빨래판 릿지와 상크랙을 신속히 통과하느라 숨이 무척 가쁘다.

        조금이라도 고래등 구간이 덜 미끄러울 때 통과하기 위함이었는데 이미 바위 노면은 비에 젖어서

        미끄럽게 변해 버렸다. 물을 꺼내 목을 축이고 에너지바 하나로 급충전 실시. 

 

        좌측 상단에 보이는 것이 고래등 구간인데 바위 끝에 조명인지 카메라인지 분명하지는 않지만

        전에는 없던 어떤 시설물이 설치되어 있는게 보여 살짝 긴장된다. 

 

 

      △비구름에 뭍히기 시작하는 인수

 

      △주전자바위 건너편으로 장군바위(파랑새바위)

 

       △고래등 상단에 보이는 물체에 신경이 쓰여 미끄러운 것도 잊고 빠르게 전진

 

       △예전 고래등 등반 때 사진

 

       살아있는 고래의 등을 직접 타보지는 못했지만

       오늘 같이 비가 내리는 날씨에 더군다나 밑창이 다 닳은 낡은 신발을 신고 

       고래등을 올라타 보니 고래등이 얼마나 미끄러울지 상상이 된다~

       몇 번을 미끄러지며 긴장...

 

 

      △고래등 상단의 감시용 카메라

      

      저 무인카메라는 감시용이 아니라

      숨은벽을 등반하는 이들의 숫자나 시간대 등 기타 자료들을 수집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제일 어려운 구간을 무사히 통과했다는 안도감에 온몸에 힘이 빠진다.

 

 

       layback 구간은 (ㄴ)자 바위면을 두 발로 밀면서 동시에 팔은

       앞쪽으로 잡아 당기면서 몸을 바위면에 고정시키며 오르는 등반기술의 하나이다. 

       이곳에서 추락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났고, 아래는 수직 90미터의 절벽!

 

 

      △내리는 빗방울이 점점 굵어져도 이제는 걱정이 없다

 

      △운무에 휩싸이는 인수와 숨은벽 정상부

 

       △발 밑으 까마득한 절벽 아래가 보이지 않으니 구름을 타고 있는 느낌  

 

 

 

                                      △인수길 하강바위와 사선크랙구간

 

 

 

 

        우산처럼 펼쳐진 상수리나무 아래에 앉아 

        본격적으로 내리는 비를 피하면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운무의 공연을 바라보다가

        위험하고 무모했던 오늘 숨은벽릿지를 감행한 것에 대한 반성을 해본다.

        우리네 인생 자체가 불확실한 것의 연속이라지만 눈에 보이는 위험은 피하는게 상책인데...   

 

 

 

      △용기있는 자만이 누리는...

 

     △지금 나는 구름속에 있는 것이다

 

      △수채화 속의 인수

 

       △숨은벽의 유일한 소나무

 

      △언제나 그림이 되어주는

 

 

       △장군봉

 

      △풍경

 

       짧은 시간에 내리다 개이다를 반복하는

       여름철의 날씨는 변화가 심하다.

 

       △지나온 길

 

       △더 이상 위로 오르지 못하고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악어~

 

       △살짝 얼굴을 보여주는 인수씨

 

      △숨은벽의 끝 엄지바위

 

       △엄지바위에서 내려다본 숨은벽 

 

      △마지막 구간

 

       △인수

 

       △미끄러운데 고생했다고 엄지가 웃으며 말해줬다~

 

       △계획은 호랑이굴 릿지를 올라서 백운대로 가는 것이었는데 생략

 

       △정상에서는 올라온 길이 보이지 않는다

 

       △열심히 인수를 오르려는 악어에게 박수를 보낸다~

 

       △현재시각 오후 7시, 이제는 안전한 하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