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이 아주 예쁘네~!
큰아이 좋아하는 호박전 만들어야지~"
"도라지는 잔기침 하는 둘째 녀석 삶아서 먹이고~"
"이제 몇 개 안 남은
밤, 대추, 토마토 챙겨보내고~ "
"늙은 호박은
달달하게 호박죽 쑤어서
아침 대신으로 먹고 다니라고 해야겠다"
텃밭에서
이런저런 잔일을 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속으로 주절거리는 말들~^^*
순간 흠칫~!!
시부모님 모시고 사는 20년 동안
[며느리 마음]으로 사느라,
아이들과 함께 늘 뒷전이었던 남편~!
이제 세월이 흘러 부모님 돌아가시고,
이제는 [아내 마음]으로 나를 챙기겠지 생각했을 남편~!
그동안 훌쩍 커서 부모 곁을 떠나
객지 생활하는 아들 녀석들!
덕분에, [아내의 마음]은 어느새
[엄마 마음]이 되었으니^^
남편, 믿는 도끼에 발등 제대로 찍혔다.ㅎ
여보야~~!!
늘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하는 남편~^^
찬바람 불기 시작하면
늙은 호박 푹~~~~ 끓여서~~!
김치 송송 썰어 넣고
뜨끈하게 한 그릇 먹어줘야~
겨울을 감기 없이 잘 보낸다는 충청도 촌 아저씨.ㅎ
애들 호박죽 끓여 줘봐야
제대로 챙겨 먹지 않을 것 뻔하고.ㅎ
오늘은 [아내 마음]으로~!
20년이 지나도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ㅎ
늙은 호박국도 끓이고~
진한 멸치 국물에
애호박 송송 썰어 넣어서~!
당신만을 위한 칼국수도 끓여 줄께^^*
단, 한 손이 고장난 마누라를 위해서 홍두깨는 당신이 밀어야 혀..ㅎㅎ
2014년 10월 10일 [촌부일기]
~~ 찬바람에 감기 조심하시구요~~
하트 모양 [공감] 꾹~ 눌러봐유~
기분 좋은 행운이 팡팡.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