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보금자리’ 이젠 옛말!

댓글 0

인천신문(전 근무지)

2009. 4. 30.

‘선수들 보금자리’ 이젠 옛말!

[스포츠 호루라기]제기능 못하는 위험천만 문학선수촌

“곰팡이 핀 벽지에 버스가 지나가면 흔들리는 건물, 비 새는 지붕과 덥게 없는 형광등.”

어느 변두리 산동네 얘기가 아니다. ‘스포츠 명품도시’를 꿈꾸고 있는 인천 엘리트 선수들의 요람인 ‘문학선수촌’의 현재 모습이다.

올해로 20년째를 맞는 문학선수촌이 노후된 시설과 열악한 주변환경 등으로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더욱이 신속한 보수와 리모델링 등이 지연되면서 시설관리는 물론 선수들의 생활과 건강까지도 위협하고 있다.

남구 문학동 388번지에 위치한 문학선수촌의 6층 짜리 숙소는 현재 46개 방마다 1명에서 4명까지 태권도, 육상, 테니스 등 13개 종목 96명의 선수들이 사용하고 있다. 대부분 인천시청이나 시체육회, 남구청, 인천대 소속 선수들이다.

하지만 이들에게 휴식처가 되어야 할 문학선수촌은 그저 낡고 허름한 공간일 뿐이다.

세월의 흔적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건물 외벽의 페인트칠은 모두 벗겨지고 균열과 깨진 자국으로 서있는 것도 위태로워 보였고 현관문은 유리가 없어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건물 내부 상황은 더 심각하다. 체조 선수들이 사용하는 303·304호실의 벽에는 곰팡이가 피어 비위생적이고, 장판도 너무 낡아 제 빛깔을 잃은지 오래다. 또 베란다에 놓인 세탁기 수도에서는 물이 새 빨래 할 때 마다 물바다가 되기 일쑤다. 게다가 화장실 환풍기도 고장나 작동하지 않고 설상가상으로 변기도 떨어지기 직전이어서 선수들은 화장실도 마음 편히 이용할 수 없다.

여기에 선수촌 밖의 유흥가와 도로 때문에 날마다 소음과 먼지로 전쟁을 치른다.

태권도·사격 선수들의 숙소는 더 심각하다. 곰팡이와 먼지는 물론 화장실 변기에서 물이 새고 자주 막혀 불편을 겪고 있다. 또 지난해 여름 장마철에는 방에서도 물이 새 선수들은 다가올 여름이 두렵기만 하다. 또 창밖으로 버스가 지나갈 때 마다 건물이 흔들려 선수들의 불안은 점점 더해 가고 있다.

선수들의 기본적인 식사 과정도 불편함을 감수해야하기는 마찬가지다. 장기 시합이 잦은 선수들을 배려하지 않은 식대책정이 그 원인이다. 선수들은 10일 이상씩 장기시합에 출전하지만 이와 관계없이 한 달 식대를 모두 지불해야만 식사를 할 수 있다. 이러다보니 많은 선수들이 손해를 감수하고 식대를 내거나 그렇지 않으면 매번 숙소에서 끼니를 해결해야 한다. 운동에 집중해야 할 선수들이 밥 한 끼도 마음 편히 먹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선수들의 안식처가 되어야할 문학선수촌이 관계자들의 무관심과 냉대로 수년째 제역할을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인천시와 시체육회도 몇해 전부터 문학선수촌에 대한 전반적인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지만 예산편성 등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하루하루 선수들의 불편만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대해 시체육회 관계자는 “정기적인 점검을 통해서 관리하고 있지만 시설노후가 워낙 심각한 상황이라 어려움이 많다.”며 “예산 편성을 통한 조속한 리모델링 공사를 포함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원구기자 jjlwk@i-today.co.kr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입력: 2009-04-29 21:3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