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이야기

우정(牛亭) 2010. 3. 24. 10:11

"쭝위 워예취 쭝궈러(終于 我也去 中國了)"

 (드디어 나도 중국에 갔습니다.)

 

 중국을 꼭 한 번 가 보란 말 들은지기 10 년을 넘었는데 그 동안 언젠가는 가겠지

기대했던 대륙 중국을 여행할 기회가 기대 밖의 곳에서 왔습니다.  퇴직 후 2,3 년 동안

중국어 공부를 해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일단의 골퍼들이 끼워줬습니다

 

어느 쪽부터 가게 될까도 궁금했었는데 역시 우리나라에서 제일 가까운 동네,

산동반도입니다. 

 

 서해에 어로 조업을 나가면 산동반도의 닭 울음 소리가 들린다는 역사적으로,

지리적으로 또 한국 기업 4천 개가 들어 와 있다는 곳 ,

 

그래서 심정적으로도 서울에서는 가장 가까운 외국, 산동반도 북쪽 해안, 웨이하이의

서쪽, 비행 시간 4,50분의 옌타이(煙台)였습니다.

 

    

 

드디어 가이드가 나타나 첫 골프장으로 이동합니다.  15분쯤 걸린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가도가도 골프장은 나타나지 않고 기사마저 길을

몰라 이리저리 헤맵니다.  15분쯤이 한 시간을 넘어 도착합니다. 

 

무핑이란 곳에 있는 이 18 홀 골프장의 정식 이름은 산동 옌타이

골프장입니다.  그린 관리가 말이 아닙니다.  중국 골프장은 모두

지방 자치 단체가 운영하고 있는 듯 합니다.

 

 

                                               (옌타이 골프장)

 

캐디들을 만나 드디어 본격적으로 나의 중국어를 시험해 봅니다. 

 

거의 초등학교만 졸업한 19살에서 22살까지의 시골 처녀들입니다. 

자그마한 몸매에 그을고 순진한 표정이 겨우 우리의 중학생 정도로 보입니다. 

 

내가 한 마디 할 때마다 연신 신기한 표정으로 쳐다보는 앳된 꾸냥들과

이야기를 주고 받을 수 있으니 훨씬 즐거운 골프를 할 수 있었습니다.   

 

7시쯤 라운드를 마치고 샤워한 뒤 저녁을 먹고 이번 여정 사흘을 묵게

룽커우(龍口)남산 골프 리조트로 가는 길에 다시 가이드는 30분쯤

걸린다고 했습니다. 

 

한 시간이 넘어도 아무 말이 없어, 다그쳤더니 그제서야 조선족 3세로 베이징

관광 가이드 5 년 차라고 하는 이 가이드 하는 말,

 

자기가 할 줄 아는 말은 1.중국말, 2.한국말에 중학교에서 배운

3.일본말 4.거짓말, 이렇게 네 가지라고 너스레를 떱니다.

 

               (남산 골프 리조트)

 

중국 사람들이 말하는 시간은 실제 시간의 1/4로 보면 맞다 고 실토를

했습니다.  거기에다 죠크 하나 더 붙입니다. 

 

 차이나가 왜 차이나겠습니까?  차이나니까 차이나지요!!  30분이라고 한 것이

두 시간이 넘어서야 콘도에 도착했습니다. 

 

예로부터 들어 온 백발이 삼천장이라고 한 중국인의 허풍을 떠올리며 실소를 했습니다. 

 

 

 

이튿날 27홀 규모의 남산 골프장에서 36홀을 돌았습니다.  우리 일행

3팀 외에 한국인 한두 팀 밖에는 아무도 없는 듯 했습니다. 

 

이름이 취춘밍(曲春明)이라는 22살의 내 캐디는 한국 말도 몇 마디 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하는 편이어서 큰 불만 없이 칠 수 있었으나 다른

한 팀에서는 기어이 한 캐디를 중간에 바꿔버리기도 했습니다. 

 

피차에 말이 안 통하는 어려움이었으리라 짐작이 됩니다.

 

 

 

오후 18홀을 돌려고 티잉 그라운드에 나갔더니 2,30명 정도 되는

일단의 구경꾼들이 둘러 서 있습니다. 

 

 니 하오 하면서 내가 접근하니 흠칫하면서 니 하오 하고 응대를 합니다. 

 

연이어 내가 니먼 쓰으 총 나알 라이더?(당신들 어디서 오셨어요?) 했더니 산동성

여러 곳에서 왔다고 하며 비로소 내가 중국 말을 잘 한다고 칭찬합니다. 

 

그걸 내가 바로 받아서 부쓰 부쓰, 하이 차 위엔너!(아뇨, 아직 한참

멀었습니다.) 했더니 그만 기가 찬다는 표정으로 저희들 끼리 쳐다보면서

아직 한참 멀었대?!! 하면서 멀어져 갔습니다. 

 

이곳 골프장 사업장이 아마도 이 지역의 시범 사업장으로 각지에서 참관을 온 듯 했습니다.

 

 

 

3일 째는 숙소에서 다시 40(한국시간- 중국 시간으로는 10?!)

거리에 있는 링스 코스 동해 골프장에서 36홀을 하기로 이동했습니다.

 

54홀 규모에다 108홀 조성을 계획하고 있는 대규모 휴양 사업단지인

모양입니다.  국유지의 허허 벌판이니 우리하고는 사뭇 개념이 다릅니다.

 

 

         (하루가 다르게 중국의 골프장이 변모하고 있습니다.)

  

 

 

이 날은 이곳 54홀에 우리 세 팀밖에 없는 듯 합니다.  오전 18홀을

마치자 오후 라운드를 포기하겠다는 사람이 속출했는데 9홀을 지나고

나니 그만 비가 내려 불감청이나 고소원으로 마지막 9홀은 포기. 

 

이곳 캐디들은 모두 기숙사에서 생활한다고 합니다.  우리의 옛날 공장

생활 같습니다.

 

아직도 캐디들 훈련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서 티잉 그라운드나

그린에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고사하고 기본도 모르는 점이 있어,

불평을 하기보다는 차라리 내가 좀 가르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나는 너희들에게 골프 규칙을 가르쳐 줄 터이니 너희들은

나의 중국어 교사가 되어다오. 하니 좋아했습니다.

 

 

 

마치고 나니 캐디들이 나를 보고 당신은 참 상냥한(和靄-허 아이)

사람 이라고 하는 칭찬을 듣는 기분이 흐뭇했습니다.  나도 너희들은

참 귀엽다(可愛-커 아이) 고 했더니 까르르 웃으며 좋아 들 했습니다.

  

나흘째 날, 귀국 비행기가 오후 3 20이므로 오전 중 마지막으로

18홀을 돌기 위해 새벽부터 부지런히 일어나 준비하고 아침은 식당에서

싸 들고 나와 골프장 도착 즉시 적당히 때우고 티잉 그라운드로 나섰는데

그만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9홀이나 마칠까 했는데 비는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옷은 완전히 젖어

덜덜 떨리기까지 했습니다.

 

할 수 없이 8번 홀에서 포기하고 클럽하우스로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공을 닦아준다고 가지고 있는 수건 조각이 어찌나 낡고 작고 때에 절었던지

그냥 볼 수가 없어, 카운터에서 일하는 아가씨와 캐디들에게 작은 골프 수건

한 장씩 선물로 주었습니다. 

  

드디어 중국 골프장에서 나흘을 중국 캐디들과 거침없이(?) 중국 말로만 골프를

해냈습니다.  캐디 포함 약 20명의 중국인과 대화를 한 것이 나에게는 이 번 여행의

최대 성과였습니다. 

 

다음 중국여행은 언제, 어디로 일지, 누구를 만나 무슨 이야기를 할 지 벌써 기대가 됩니다.  

 

 (2004년 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