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 단상

우정(牛亭) 2010. 1. 15. 20:58

비가 후두둑 내리는 중에 동작동 국군묘지 다녀왔습니다.

거기는 텔레비젼에서 보 듯이
대통령에 당선되어서 거나, 무슨 당 대표가 되었다 거나 할 때
높은 사람들이 요직을 맡았을 때나 선거에 나설 때 까만 양복에 까만
넥타이 매고 의례적으로 가서 헌화하고 형식적으로 분향하고
방문록에다 무어라고 몇 자 끄적거리는 그런 곳으로만 생각했습니다.

그 때 그 사람들이 마음 속에 진정으로 "아! 당신들의 고귀한 희생으로 우리가
이렇게 잘 살고 있습니다.  더욱 노력해서  귀한 뜻을 이어가겠습니다."라는
생각을 했을까요?

내일(2008년 6월6일) 현충일을 앞두고 월남전 묘역에 누워 있을 해병대
동기생(신병158기) 전사자를 찾아 나섰습니다.  현충원 홈 페이지에서
1965-66년 어간의 전사자들이 대체로 53묘역 내지 54묘역 쯤이겠다
짐작하고 가서 더듬어 올라가니 51 묘역에서 "월남에서 전사 - 1966년..."하는
묘비들이 눈에 띄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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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드디어 한 친구의 이름을 찾아냈습니다.  
"해병 상병 황신일의 묘" 그리고 뒷 면에 - 1966년 1월 21일
월남에서 전사"라고 새겨져 있습니다.  입구에서 사 들고 간 국화꽃 한 다발을
놓고 묵념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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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동기생은 그냥 동기에 더하여 진해, 상남 훈련소에서 한 소대에서, 즉
장한영 교관에게서 함께 훈련 받은 동기생입니다.  이름도 갑자기 생각이
날 듯 말 듯 해졌는데 주변에 있던 맹호 출신 전우 두 사람이 거들어 줍니다.

"누구 찾으십니까?"  
"예, 한 사람은 찾았는데 또 한 사람이 얼른 안 보이네요."
"이름이 어떻게 되는데요?"
"'김 복규'였든가?"  
"여기 '김 복기'라고는 있는데요..."
"네, 맞습니다.  김 복기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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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 상병 김복기의 묘" - 1966년 2월17일 월남에서 전사"  
다시 국화꽃 한 다발을 놓고 묵념을 올립니다.  

우리는 1964년 10월 4일, 함께 입대 선서를 하고 1965년 1월 초, 하루 아침에
포항 2연대 2대대로 팔려서, 황신일은 5중대로, 나는 6중대로, 김복기는 7중대의
소총 소대로 배치를 받고, 7월부터 파월 특수 교육 받고, 10월 3일 부산항을 떠나,
10월9일에 캄란만에 상륙하고, 그리고 투이호아 전선에 투입이 되었던 것입니다.

최근 "천자봉 쉼터"에 올리고 있는 "도라지" 전우의 회고록에 의하면
"청룡 2호 작전(추수 보호 작전)"이 1966년 1월 19일부터 2월 21일까지
전개되었습니다.  황신일 일병이 전사한 1월21일은 그 해 구정으로
5중대 3소대가 당한 바로 그 날입니다.  

김복기의 전사일이 2월 17일이니 같은 "청룡 2호작전"중 막바지이었나 봅니다.  
그 때 김복기는 직격탄을 맞았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그는 강원도 삼척군
원덕면 근덕리가 고향으로 입대 전 고향에서 우체부로 근무하다 해병대에
입대했다고 했습니다.  자그마한 체구에 그 순하디 순한 눈망울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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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줄 오른 쪽 끝이 송도남 교관, 그 왼 쪽이 장한영 교관, 중대장과 그 오른 편 교관 사이의 뒷줄이 김복기 해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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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둘 째 줄 오른 편 끝이 김복기, 화살표는 본인)

잠시 후 다시 황신일 전우 묘지에 돌아오니 어떤 젊은 여자분이 서 있습니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네, 저의 시 고모님 아드님이신데(남편의 고종 사촌 형)
29년 째 매년 오고 있습니다.  금년은 고모님이 편찮으셔서 못 오시고 나만."
"여동생이 있는데, 미국으로 건너가 성공하셨습니다.  미 국무성에서 근무
하는데 곧 정년퇴직하신다고 합니다.  조금 전에도 여기 온다고 전화했습니다."


"꽃을 못 사왔는데 여기 오니 꽃이 있어서... 나는 연도나 올리고 가려고"

"나는 해병대 입대 동기생으로 저 쪽에 있는 친구와 다 같이 월남전에 참전했습니다."

이렇게 정말 푸르디 푸른 스물 한두 살의 나이에, 그 어머니들의 가슴에 살아서는
결코 지울 수 없는 아픔을 남기고 산화한 영령들 덕분에 오늘 우리가 이렇게 살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하면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리코미
눈물 나는 이야기입니다
고 황신일 님을 참배오신 그 분 얼마나 장하고 고마우신분인가요!
우정님이 찾아 뵌 영령들 모두 좋은 곳으로 편안하시길 빕니다.
2008-06-07
21:32:55

 


마린
우정님 수고 하셨습니다
저도 생각 은 굴뚝 같은데 싶지 않네요
오늘같은 날 먼저 가신 전우 님 생각 많이 남니다

조국 의 명 으로 멀리 월남 땅 에서 용김히 분전 하시다 장열히 산화 하신
전우님 부디 명복 을 빔니다
그대 들은 해병 청룡 의 軍神 으로 길이 길이 빛날것임니다
영면 하소서 <<해 병>>
2008-06-07
22:04:40

 


봉가비
1964년 10월4일
함께 입대한 동기생
월남으로 함게 출발한 동기생

태어난곳은 달랐으나
해병이라는 이름... 동기생이라는 이름...그이름을 잊지않고
동기묘를 찾아 헌화를 하시는 선배님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해.병>>
2008-06-07
22:10:36



호이안朴
동기분의...무덤에서...그분과
할말이 좀 많이 하고 싶을설 덴데
그냥 인사만으로 돌아서면서...
서로가..마음속으로는...너무도 많은 할말이 많아설덴데.
그냥 하늘만 쳐다보면서 걸어왔설....
6월의 보훈의 달에 먼저간 청룡들에명복을 빕니다
2008-06-07
22:37:56



팔각모184
이장원 선배님!

선배님의 현충원 참배 글과 사진을 쳐다보니.....
오래전에 본 영화, 지상에서 영원으로(From Here To Eternity)에서
친구를 떠나보낸 몬티가 텅빈 연병장에서 홀로 불던
구슬픈 트럼펫소리가 들려오는 듯 ~~~~~~~~~~~~

선배님 허락 없이 진혼곡(鎭魂曲) 하나 넣었습니다. 용서하십시오!
흐르는 트럼펫은 “지상에서 영원으로” 에서 친구를 보내는 진혼곡입니다... 필승!!
x-text/html; charset=iso-8859-1" hidden=true src=http://marine3369.com.ne.kr/fromhereto-8607.mp3 volume="0" loop="1">
2008-06-07
22:55:56

 


이국영
선배님의 글을 보니 정말 신병훈련소 생각이 간절히 납니다
송도남 교관은 175기 18소대 교관 이셨고 옆소대 장한영 교관님은 훈련소에서
저의 회고록에 쓰인것처럼 제가 맞아서 기절을 했던 추억의 교관임입니다
송도남 교관님은 제가 의장대에 있을때 소위로 임관해서 집을 찾아와서 뵈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지금은 무었을 하고 계시는지....
열악한 환경속에서 월남전에 참전하신 선배님들이 존경스럽습니다
남아공에 온후론 아직 국립묘지에 안장되어 있는 동기와 전사한 전우도 못찾아 보는것이 안타 깝기만 합니다
앞으로 한국엘 가면 국립묘지부터 찾아 봐야 겠다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언젠가 만나뵈올수 있음을 기대하며 ...
필.........씅
2008-06-08
04:12:37



이장원
팔각모 전우, 음악 너무 고맙습니다.
그 장면, 생각만으로도 눈물이 흐르고
그 소리는 생각을 더욱 절절하게 만들어 줍니다.

이국영 후배, 장한영, 송도남 교관과 우리 함께 만나는 듯
반갑습니다. 2대대 동문(?)으로도 오윤진 장군님, 도라지와도
꼭 한 번 만납시다.
2008-06-08
08:23:05



청소반장
158기 선배님 이시군요
투이호아 에서 있었던 일로 봅니다
건강하게 잘 지내시지요?
2008-06-08
09:31:57

 


베리아
필승해병!!

선배님 눈물이 납니다.
저희는 6월 1일 209기동기과 같이 다녀왔습니다.
매년 찾아가는데도 갈때마다
가슴이 아파옵니다.
2008-06-08
15:04:28



리코미
고맙고 귀한 참배를 하셨습니다.
틀림없이 참배한 전우들 모두 기뻐하셨습니다
저도 같이 명복을 빕니다.
2008-06-09
06:10:50

 


天子峰
이국영 선배님 귀국하시면 동작동은 제가 모시겠읍니다.

여러군데 흩어져 있어서
이제 저는 거의 해병 묘지는 파악했읍니다 .....

DVD를 사 놓았는데
오늘밤에 지상에서 영원으로 한번더 떄리겠읍니다
2008-06-09
12:34:18



이장원
이국영 해병 귀국참배 때는 쉼터 회원 전부 연락해서 같이 갑시다. 2008-06-09
13:08:00



天子峰
악, 잘알았읍니다...

해병대 묘역 - 짜빈동 묘역 ~ 월남 참전 묘역 자매 연 묘역 두루 두루 모시겠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