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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牛亭) 2020. 1. 25. 11:58

꽁초를 쓸면서

 

이 제목을 보면서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 드십니까"낙엽을 태우면서"

아마도 라떼는 말이야세대라면 그 유명한 이효석 작가의 수필을

생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 집에서도"낙엽"을 태울 수 있던 때가 있었지요.

 

골목에 뒤덮힌 꽁초를 쓸었습니다. 온 동네 젊은이들이 모두 우리 골목에

와서 담배를 피웁니다. 자기가 일하는 가게 앞에는 손님들이 들랑거리니까,

딱히 정해진 흡연 장소도 없으니 찻길에서 들어온 우리 골목은 사도(私道)

부끄러운(?) 모습을 가려주니까 너나없이 들어서서 피우고 버리고 갑니다.

 

골목의 꽁초더미를 보노라니 심경이 참담하기 그지없습니다


이조 500 년 동안 조선은 얼마나 발전했는가? 이조말기 조선의 수도라는

한양의 거리에는 반듯한 도로가 없었다. 길들이 꼬불꼬불했고, 볏짚으로 지붕을

만든 초가집들이 달팽이 무리들처럼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사람들과 가축들이

배출한 똥과 오줌이 거리를 수놓았고, 양반들은 냄새가 코를 찌르는 그 거리를

가마 타고 다녔다. 사람과 가축의 배설물들이 우물로 스며들고 우물물에서는

악취가 진동했다. 이로부터 만 가지 전염병들이 창궐했지만 의사도 없었고,

과학으로 만들어 낸 약도 없었다. 탐나는 재산을 소유한 사람이 있으면 무조건

붙잡아다 주리를 틀고 발가벗긴 후 궁둥이에 태형을 가하고, 시뻘건 인두로 지지면서

고문을 가했다. 인권 같은 것은 아예 없었다.“ (지만원 저 조선과 일본“ 35)

 

지금은 100 , 200 년 전에 조선에 왔던 외국인들의 눈에 띤, 그 사람과 가축의

똥오줌 대신에, 거리는 꽁초와, 불법주차와  자동차의 매연으로 덮혀 있습니다

그때의 모습과 지금이 무엇이 달라졌습니까?

 

1894~1897년 사이 네 번 조선을 방문했던 영국 지리학자 이사벨라 버드 비숍 여사는

그의 책 조선과 그 이웃 나라들에서 조선의 관리들은 (백성의 피를 빠는) 흡혈귀이고 

양반들은 (다른 방법으로 백성들을 빨아먹는) 기생충이라고 했습니다.

 

100 , 200 년이 지난 지금은 민주주의가 발달해, “인권이 신장되어, 조선

말기의 그 흡혈귀기생충이 없어졌습니까?

 

꽁초를 쓸다 보면 시뻘건 루즈가 묻은 꽁초가 유난히 많이 눈에 띱니다. ! 어쩌면

좋을꼬? 깊은 한숨만 납니다. “라떼는 말이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