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애청곡

잠용(潛蓉) 2020. 7. 3. 10:08

 

"돈 풍년 쌀 풍년" (1942)

(타명/ 금풍년 은풍년)

半夜月 作詞 / 金敎聲 作曲/ 秦芳男 노래

(1942년 4월 태평레코드 발매)


< 1 > 
에~ 萬頃벌 황소가 우네
(萬頃벌 황소가 우네)
쌀보리 沙汰가 나네

(쌀보리 沙汰가 나네)

돈 豊年 쌀 豊年일세~


農夫야 럴럴 農夫야 럴럴
어허야 데헤로구나 상사뒤야
우리네 農夫들 노래하며

거름질하세~

 

< 2 > 
에~ 金剛山 白頭山일세
(金剛山 白頭山일세)
노다지 沙汰가 나네

(노다지 沙汰가 나네)

金 豊年 銀 豊年일세~


모타가 빙빙 모타가 빙빙
어허야 데헤로구나 상사뒤야
우리네 鑛夫들 노래하며

노다지 캐세~

 

< 3 >
에~ 延籩에 藥山 東臺에
(延邊에 藥山 東臺에)
진달래 滿發하였네

(진달래 滿發하였네)

꽃 豊年 님 豊年일세~


사랑이 둥둥 노래가 둥둥
얼씨구 절씨구야 상사뒤야
우리네 벗님아 노래하며

꽃구경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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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豊年 쌀豊年>은 가수 秦芳男(본명 朴昌吾, 타명 半夜月)님이 1942년 4월에 태평레코드에서 발표한 新民謠입니다. <冬栢 아가씨; KC-5034/ 秦芳男 노래>와 같이 발매된 이 노래는, 半夜月 作詞/ 金敎聲 作曲의 작품으로, 1942년에 들어,<祖國의 아들>, <넋두리 二十年/ 꽃馬車>에 이어 발표된 곡입니다. <雲水衲子>

[李東洵 교수의 歌謠 이야기] "우리 옛 가요에 나타난 돈"

 

金素月의 「돈 타령」
<되려니 하니 생각

滿洲 갈까? 광산엘 갈까?

되갔나 안 되갔나 어제도 오늘도

이러 저러하면 이리저리 되려니 하는 생각>

이것은 詩人 金素月(김소월)의 「돈타령」이란 詩의 한 구절이다. 소월이 한창 落魄(낙백)하여 고향 부근에 머무를 때 신문판매업, 대금업 등 詩人의 신분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직업을 가졌으나, 결국 실패하고 술과 방탕한 생활에 빠져들었을 때 쓴 詩 작품 중의 하나이다. 돈이란 것이 한 詩人의 삶과 정신에 이렇게도 유린과 상처를 주었다는 생각을 해보면 가슴이 메인다. 소월은 돈에 대해서 또 이렇게 말한다.
「있을 때에는 몰랐더니/없어지니까 네로구나」

하기야 詩人이 돈만 따라다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 이는 얼마나 천박한 광경일까? 그렇다고 해서 詩人이란 이유 때문에 반드시 돈과 담을 쌓고 살아야 한다는 것은 또 너무 가혹하다. 누구에게나 물질의 일정한 충족은 있어야 한다. 詩人은 작품에서 다시 돈이 인간에게 보내오는 말을 대신 전해 준다.
「내가 누군 줄 네 알겠느냐/내가 곧장 네 세상이라」


그리하여 돈은 인간에게 그 쓰임새에 따라서 축복이 되기도 하고, 저주가 되기도 한다.
일제 강점기의 가요들 가운데엔 돈을 통하여 서민적인 삶의 애환을 그린 부류의 노래가 많다. 먼저 「낙화유수 호텔」(화산월 작사, 조자룡 작곡, 김용환 노래)의 노랫말을 살펴보자.

이 노래는 가수 金龍煥(김용환)이 불렀는데 전체 세 절로 구성되어 있다. 1절은 밤늦은 거리의 노점에서 카바이드 불을 켜놓고 싸구려 唱歌(창가) 책을 판매하는 가난한 청년의 삶을 다루고 있다. 2절은 무성영화 변사를 다루었으며, 3절은 역시 밤거리에서 엿목판을 들고 다니며 고학하는 대학생이 등장한다. 그런데 이 세 사람은 제각기 이러한 일들을 하면서 깊은 밤이면 모두 같은 숙소로 돌아온다. 그곳이 여인숙인지 하숙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작가는 「낙화유수 호텔」이라는 표제를 붙여서 숙소를 코믹하게 높이고 있지만, 기실은 식민지 수탈경제 체제 하에서 안정된 삶의 기회를 박탈당하고 떠도는 떠돌이 군상들을 다룬 것에 다름 아니다. 그 노랫말의 1절은 다음과 같다.

<우리 옆방 음악가 신구잡가 음악가/머리는 상고머리 알록달록 주근깨/우스운 가스 불에 봐요링을 가져와/(대사) 자, 장구타령 노랫가락 개성난봉가 뭔가 없는 건 빼놓고 다 있습니다/에, 또 눈물 콧물 막 쏟아지는 낙화유수, 자 단돈 십 전 단돈 십 전/싸구려 싸구려 창가 책이 싸구려 창가 책이 싸구려>

수박·밀감·아이스크림 장수
만요의 대가 김용환은 이 노래를 庶民風(서민풍)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탁하고 걸쭉한 목소리로 부른다. 싸구려 唱歌 책을 거리에 늘어놓고 팔면서도 흐릿한 가스 불빛을 배경으로 바이올린 연주까지 하고 있다. 이것은 아마도 呼客(호객) 행위의 일환이었으리라. 노래의 작가는 청년의 이러한 활동을 짐짓 추켜세우며 음악가라고 호칭한다. 이것은 민중에 대한 격려와 위로를 주려는 작가의 의도에 다름 아니다. 노래의 뒤에 곧바로 이어지는 대사는 露天 서적상 청년이 연주를 끝낸 다음 둘러선 관중들에게 외치는 생존의 절규이다. 『단돈 십 전!』이라고 약장수처럼 부르짖는 청년은 가파르고 고달팠던 식민지의 현실을 눈물겹게 뚫고 헤쳐간 서민들의 꿋꿋한 표상으로 보인다.

「시큰둥 야시」(처녀림 작사, 이용준 작곡, 박향림·남일연 노래)도 이와 유사한 계열의 노래이다. 이 노래의 가사에는 모두 세 사람의 직업이 나오는데 이러한 구성법도 앞의 노래와 같다. 수박 장수, 나쓰미캉(밀감) 장수, 아스쿠리(아이스크림) 장수 등이 바로 중심 인물들인데 이는 작가가 설정한 서민들의 상징처럼 느껴진다. 모두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 살아가는 서민들이다. 이 노래는 남성 가수와 여성 가수가 상인과 관중, 혹은 해설가의 위치에서 번갈아 가며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남) 수박사료 (합) 옳소 수박/(남) 애기 낳는 수박이야/(남) 아들을 날려면 아들 수박 딸을 날려면 따님 수박 막 골라잡고 십 전이야 막 골라잡고 십 전이야/(여) 아서라 저 마누라 거동 좀 보소/아들 난단 바람에 정신이 팔려/이 수박 저 수박에 꼭지만 따 놨네 헤이/(합) 맙시사 수박이나 장수 헤이 헤이 빵꾸가 났네/(남) 헤 헤 헤 헤>

거리의 수박 장수 앞을 지나가던 한 여성이 수박에 관심을 보이자 상인은 어떻게든 수박 한 통이라도 팔아볼 생각으로 온갖 좋은 말을 골라서 구매자의 환심을 얻으려고 한다. 그런데 출산과 관련한 덕담에 홀딱 넘어간 여성이 이 수박 저 수박에 꼭지만 따놓고 수박은 사지 않은 채 그냥 돌아가 버렸다. 결국 하루의 수박 장사를 망쳐버린 노점 상인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역시 漫謠風(만요풍)으로 다루고 있는데, 수박 장수가 행인을 향해 『막 골라잡고 십 전이야!』라고 외치는 대목에서 삶의 애환을 물씬 느끼게 한다.

이 노래의 3절은 아스쿠리(아이스크림) 장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는 자신의 아이스크림을 먹게 되면 우는 아이 달래는 것은 물론이요, 정든 님도 달랠 수 있으며, 나아가서는 만병을 통치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이 虛風(허풍)이라는 사실을 모든 행인들은 환히 알고 있다. 이 허풍이 삶의 날카로운 예각을 한 순간 무디게 해주는 弛緩(이완)의 효과를 지니고 있음에 우리는 주목하자. 사실 코미디라는 것도 어떤 부분에서는 삶을 일시적으로 즐겁게 해 주는 허풍의 효과가 아닌가? 이 노래는 만요가 지니고 있는 기능을 십분 활용하여 우리를 즐거움 속으로 이끌어 간다.

김정구의 「월급날 정보」
돈을 통하여 서민적인 삶의 애환을 다룬 또 다른 노래로는 「월급날 정보」(조명암 작사, 박시춘 작곡, 김정구 노래)와 「사각봉투」(조명암 작사, 박시춘 작곡, 장세정 노래) 등이 보인다. 고용 근로자들의 일상적 삶을 실감나게 그리고 있다.

〈술 좋다 안주 좋아 얼근한 세상/곱빼기 약주 술이 제격이란다/부어라 꾹꾹 눌러 잔이 터지게/애걔 애걔 고까짓 것 한 모금이다/으으 정말 취한다//에 좋다 세월 좋아 노래도 좋지/창 가락 장단 맞춰 춤도 추어라/아서라 이러다간 바람나겠네/응 술맛 쓰것다//찢어진 월급봉투 손에 들고서/마누라 잘못 했소 빌 생각하니/아찔한 머리 속에 찬바람 불어/건들건들 술잔 드는 손이 떨린다/으으 술맛 싱겁다>

두 번째로 돈을 다룬 노래들은 부조리한 현실과 모순 투성이의 세태 풍자 내용을 담고 있다. 세계적 경제 공황의 여파에다 식민지 수탈경제 체제에 시달리는 현실의 중심을 파악하지 못하는 식민지 백성들의 무의식, 무감각에 대한 비판이다. 이런 관점에서 「명물남녀」(범오 작사, 강홍식·안명옥 노래)의 노랫말은 매우 신랄하고 직접적이다.

<1. (남) 이 몸은 서울 명물 깍두기/모던 보이 대표하는 장난꾼/새빨간 넥타이 날 좀 보세요/서울서 나 모르면 실수지
2. (여) 나는 또 누구신데 이러우/직업부인 대표하는 웨이트레스/하나꼬상 고싱끼에 잠은 못 자나/얼간들 녹이는 데 제일이야 4. (여) 웨이트레스 무서운 힘 모르나/광산대왕 아무개도 그렇고/누구누구 이름 있는 세력가들도/우리들 여자에겐 녹았지 5. (합) 세상은 불경기에 빠져도/한가한 인간들은 꽤 많어/장난꾼인 깍두기가 서울 흔들고/웨이트레스 세력에는 놀라워〉

이 노랫말에는 깍두기라는 건달과 하나꼬라는 술집 여급이 등장하고 있다. 깍두기는 세칭 모던보이(Modern Boy)다. 술집 여급 하나꼬는 이른바 당시의 직업부인을 대표한다고 냉소한다. 모두가 금광을 찾아서 헤매 다니던 黃金狂(황금광) 시대에서 金脈(금맥)을 찾아 노다지로 한몫잡은 사람을 「광산대왕」이라 일컫고 있는 듯하다. 이들은 유명한 술집을 찾아다니며 흥청망청 돈을 뿌리고 다닌다. 세상이 아무리 불경기와 식민지의 억압에 시달린다 한들 그것은 자기와 무관하다. 이런 건달과 술집이 성업중인 서울 장안의 타락한 풍속도를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서울 형편과 비교해 보아도 재미 있다.

시골 부자들 풍자한 「왕서방 연서」
돈을 다룬 세 번째 주제의 형태는 농민적 삶과 국토에 대한 애착으로 연결되는 모습이다. 포곡새 천지」(박영호 작사, 김교성 작곡, 미쓰코리아 노래)가 바로 이런 경우에 해당되는데, 포곡새의 布穀(포곡)은 뻐꾹새의 音譯(음역)으로 일년 농사의 풍년을 염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터가 좋다 삼천리요/기둥이 좋다 백두성산/수를 놓으니 오곡일세 얼씨구 좋다 지화자/ 아무렴 그렇지 좋구 말구/쌀 풍년 돈 풍년이 안 좋고 어쩌랴/에헤 포곡새 소리가 흥겨운데/한바탕 꽹과리 소리가 더 멋이로구나>

삼천리 강산과 국토의 조종인 백두산을 다루면서 은근히 민족적 자부심을 고취시키려 하고 있다. 이 노래의 전체 구성에는 쌀 풍년, 돈 풍년, 님 풍년, 자손 풍년, 命(명) 풍년 등이 한 바탕 덕담으로 열거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덕담이 구체적 현실의 내용과 아무런 인과관계를 갖고 있지 않음으로써 매우 단순하고 속이 텅 빈 나열에 그치고 만다는 허전함이 있다.  이런 노래들보다 한층 실감을 주는 작품이 돈에 대한 세속적 욕망과 그 덧없음을 노래한 것들이다. 대표적인 노래 몇 곡을 들어보자. 「명랑한 부부」(김용호 작사, 손목인 작곡, 김정구·장세정 노래)의 가사는 팔자에 없는 헛된 꿈을 꾸다가 망신만 당하고 말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남) 노다지를 파내면은 부자 될 텐데/수천만 원 그 많은 돈 무엇에 쓰나/(여) 멋쟁이 양장과 구두 사 줘요/(남) 빙글빙글 세계일주 구경도 하지/(합) 노다지야 노다지야 어데 가 묻혀 있느냐/(2절 생략)/(남) 노다지를 파내어서 부자 되면은/(여) 새 자동차 웃벙거지 훌쩍 벗겨서 당신과 단둘이 마주 앉아서/(남) 서울의 장안을 빙빙 돕시다/(합) 노다지 공상놀이 이남박 뒤집어썼네>

「웃벙거지 훌쩍 벗긴 자동차」는 서양식 無蓋車(무개차)를 표현한 것으로 우리들로 하여금 웃음을 유발시킨다. 마지막 結句(결구)에서 노다지 꿈을 꾸는 공상놀이가 결국 바가지만 뒤집어쓰는 광경으로 귀결된다. 여기서 바가지는 냉엄한 현실의 또 다른 표현이다. 덧없는 황금광 시대에 진종일 노다지를 캐러 다니는 사람을 조롱하고 있는 「눈깔 먼 노다지」(김성집 작사. 조자룡 작곡, 김용환 노래)도 앞의 노래와 같은 계열에 속한다.

이 밖에도 돌고 도는 돈의 속성을 노래한 「물방아 사랑」(박영호 작사, 박시춘 작곡, 남인수 노래), 아무리 황금을 향해 노력해도 결국 원래의 모습인 「本錢(본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고백하세요 네」(박영호 작사, 김송규 작곡, 장세정 노래)도 우리의 관심을 끄는 노래들이다. 애욕의 대상을 향하여 재산의 덧없는 탕진을 다룬 「왕서방 연서」(김진문 작사, 박시춘 작곡, 김정구 노래)는 당시 색주가 집을 드나들며 가산을 모두 날려버린 시골부자들의 가련한 광경을 풍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동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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