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남북통일

잠용(潛蓉) 2020. 9. 25. 16:42

김정은 "대단히 미안" 대남 공개사과... 북 최고지도자로선 파격적
김경윤 입력 2020.09.25. 15:47 수정 2020.09.25. 16:17 댓글 1066개

 

 

김일성·김정은, 1·21 사태에 구두 사과...

박왕자씨 피격사건 땐 유감표명에 그쳐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5일 대남 공개사과에 나선 것은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행보다. 북한 통일전선부는 이날 청와대에 보낸 통지문에서 "김정은 동지는 가뜩이나 악성바이러스 병마 위협으로 신고하고 있는 남녘 동포들에게 도움은 커녕, 우리 측 수역에서 뜻밖의 불미스런 일이 발생해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 더해준 것에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뜻 전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공식 통지문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을 인용해 "대단히 미안하다"라는 표현까지 내놓은 셈이다. 분단 이래 북한 최고지도자가 직접 남한에 사과한 경우는 손에 꼽는다.

 

1972년 5월 4일 김일성 주석이 북한을 찾은 이후락 중앙정보부장과의 면담에서 4년 전 발생한 1·21 청와대 무장공비 침투사건(이하 1·21사태)을 놓고 "대단히 미안한 사건"이라며 "좌익맹동분자들이 한 짓이지 결코 내 의사나 당의 의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2002년 5월 13일 방북한 박근혜 당시 한국미래연합 대표에게 "(1·21 사태는) 극단주의자들이 일을 잘못 저지른 것"이라며 "미안한 마음"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이는 면담 과정에서 나온 발언으로 이번처럼 공식 통지문을 통한 사과는 아니었다.

 

▲ (CG) [연합뉴스TV 제공]

 

▲ (PG) [김민아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북한은 그간 남북갈등 국면에서 때때로 사과 성명을 내놓기는 했지만, 유감을 표명하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8월 18일)이 벌어지자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관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메시지를 유엔군 사령관에게 구두로 전달했고, 1995년 '시아팩스호 인공기 게양 사건'(6월 27일)이 벌어지자 전금철 베이징 쌀 회담 북측 수석대표가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난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전문을 보냈다.

 

1996년 '동해안 북한 잠수함 침투사건'(9월 18일) 석달 뒤에는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며 "그러한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며 조선반도에서의 공고한 평화의 안정을 위해 함께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2000년대 들어서는 '우발적 발생'이라거나 사건의 궁극적인 책임을 남측으로 떠넘기는 모습도 자주 연출됐다. 2002년에는 제2차 연평해전(6월 29일)을 놓고 김령성 남북장관급회담 북측 단장이 정세현 통일부 장관에 "서해상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무력충돌"이라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2008년 박왕자씨 피격 사건(7월 11일)이 벌어지자 다음날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대변인 명의로 담화를 내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사고의 책임은 전적으로 남측에 있다"고 밝혔다. 2010년 천안함 폭침(3월 26일)을 놓고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방북했을 때 유감은 표명하되 사과하거나 자신들의 연관성을 인정하지 않았고, 같은 해 연평도 포격(11월 23일) 사건을 두고도 "책임은 포진지 주변과 군사시설 안에 민간인을 배치해 '인간방패'를 형성한 비인간적 처사에 있다"고 주장했다.

 

2015년 목함지뢰 도발 이후에는 남북 고위당국자 공동합의문을 통해 남측 군인이 다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유감 표명은 모두 북한 실무자나 조선중앙통신 논평 등을 통해 내왔으며, 이번처럼 최고지도자의 발언을 통해 "미안하다"는 직접적인 표현을 쓴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대남사과까지 하게 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이 전임 최고지도자와 비교해 문제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는 점도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도 이 같은 사과가 이례적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통위에서 김 위원장의 공개 사과에 대한 질문에 두고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신속하게 미안하다는 표현을 두 번씩이나 사용하면서 북한의 입장을 발표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heeva@yna.co.kr]

 

北 "신분 확인 불응·도주해 사격... 시신 아닌 부유물만 소각" (종합)
뉴시스ㅣ홍지은 입력 2020.09.25. 15:13 수정 2020.09.25. 15:23 댓글 1214개

 

남측에 '조선 노동당 중앙위 통일전선부' 명의 통지문 보내
"불법침입자 사살로 판단..방역규정에 따라 부유물 소각"
文대통령-김정은 최근 서신 교환.."남북관계 복원 기대 담겨"
靑 "군 첩보 종합 판단과 차이나는 부분은 앞으로 지속 조사"
[서울=뉴시스] 홍지은 안채원 기자 = 북한 측이 해양수산부 어업지도 공무원 피격 사건의 조사 경위를 담은 통보문을 보냈다고 25일 청와대가 전했다.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조선 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가 우리 측에 보낸 통지문 전문을 소개했다. 북한이 보낸 통지문에는 지도부에 보고된 해양수산부 어업지도 공무원 피격 사건 전말에 대한 조사 내용이 담겼다. 북측은 통지문에서 "지난 22일 저녁 황해남도 강녕군 금동리 연안 수역에서 정체불명의 인원 1명이 우리 측 영해 깊이 불법 침입하였다가 우리 군인들에 의하여 사살(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측 해당 수역 경기담당 군부대가 정체 불명의 남자 1명 발견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며 "강녕반도 앞 우리 측 연안에 부유물을 타고 불법 침입한 자에게 80m까지 접근해 신원 확인을 요구했지만 처음에는 한두번 대한민국 아무개라고 얼버무리고는, 계속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 "우리 측 군인들이 단속 명령에 계속 함구무언하고 불응하기에 더 접근하면서 두 발의 공포탄을 쏘자 놀라 엎드리면서 정체불명의 대상이 도주할 듯한 상황이 조성됐다고 한다"면서 "일부 군인의 진술에 의하면 엎드리면서 무엇인가 몸에 뒤집어 쓰려는 행동으로 한 것으로 보았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북측은 "우리 군인들은 정장의 결심 밑에 해상 경계 근무 규정이 승인하는 행동 준칙에 따라 10여발의 총탄으로 불법 침입자를 향해 사격했고, 이때의 거리는 40~50m였다고 한다"며 "사격 후, 아무런 움직임도 소리도 없어 10여 미터 접근해 확인 수색했지만, 정체불명의 침입자는 부유물 위에 없었으며 많은 양의 혈흔이 확인됐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인들은 불법침입자가 사살된 것으로 판단하고 침입자가 타고 있던 부유물은 국가비상방역규정에 따라 해상 현지에서 소각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 [연평도=뉴시스] 최진석 기자 = 군은 24일 실종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북한에 의해 사살·화장 사건과 관련, 해당 공무원이 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따라 사살되고 시신이 불태워지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21일 실종 뒤 22일 실종 공무원이 관측, 피격된 황해남도 옹진군 등산곶 해안 인근에 보이는 북한 경비정의 모습. /2020.09.24.myjs@newsis.com

 


▲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5일 "김정은 동지께서 폭우와 강풍 피해를 복구해 새로 일떠세운 황해북도 금천군 강북리를 현지지도 하셨다"고 보도했다. /2020.09.15. (사진=노동신문 캡처) photo@newsis.com

 

▲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25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 룸에서 남북한 현안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09.25.scchoo@newsis.com

 

북측은 "우리는 귀측 군부가 무슨 증거를 바탕으로 우리에게 불법 침입자 단속과 단속 과정 해명에 대한 요구도 없이 일방적인 억측으로 만행, 응분의 대가 등과 같은 불경스럽고 대결적 색채가 깊은 표현을 골라 쓰는지 커다란 유감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지도부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발생했다고 평하면서, 이같은 불상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상경계감시와 근무를 강화하며, 단속 과정에 사소한 실수나 큰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일이 없도록 앞으로는 해상에서 단속 취급 전 과정을 수록하는 체계를 세우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북측은 "우리 측은 북남 사이 관계에 분명 재미없는 자용을 할 일이 우리 측 수역에서 발생한 데 대해 귀측에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또 "우리 지도부는 이와 같은 유감스러운 사건으로 인하여 최근에 적게나마 쌓아온 북남 사이 신뢰와 존중의 관계가 허물어지지 않게 더 긴장하고 각성하며 필요한 안전 대책을 강구한 데 대해 더욱 강조했다"고 했다. 통지문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메시지도 포함됐다. 김 위원장은 "가뜩이나 악성 비루스 병마에 위협으로 신모하고 있는 남녘 동포들에게 도움은커녕 우리 측 수역에서 뜻밖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여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한 실망감을 더해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북측은 끝으로 "벌어진 사건에 대한 귀측의 정확한 이해를 바란다"고 적었다.


서 실장은 북한의 통지문과 관련해 "공식 요청한 사안에 신속히 답신을 보낸 것"이라며 "사태 발생 경위에 대한 북측의 설명, 우리 국민에 대한 사과와 유감 표명, 재발 방지 내용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 실장은 이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최근 친서를 교환한 사실도 공개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주고 받은 시점과 관련해 "한 달 내 최근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서 실장은 "최근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친서를 주고 받은 사실이 있고, 친서에서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어려움과 현재 처한 난관들이 극복되면서 남북 관계 복원의 기대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남북 관계를 다시 되돌아보고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한반도 정세와 남북 관계를 만드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향후 '대북 특사' 등을 고려하고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현재 이 상황에서 남북 관계에 대해 언급한 것"이라며 "남북관계에 대한 기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언급할 때가 아니라고 본다"고 답했다. '북측에서는 시신을 못 찾고 부유물만 태웠다고 발표했는데 우리 측의 발표와 다르다'는 질의에 대해서는 "군 첩보를 종합한 판단과 일부 차이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조사와 파악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북측에서도 현재까지 조사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북측의 이번 답신으로 우리 측이 요구했던 재발 방지 요구가 충족됐다고 판단하는가'라는 질의에는 "그런 부분은 검토해 필요한 부분과 정부가 추가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지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diu@newsis.com, newki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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