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수필과 산문

유유 2019. 11. 4. 06:38







음풍/유유


 

   吟風은 바람을 읊는 다는 말이다. 다산 정약용은 강진 등지에서 여러 해 동안 귀양살이를 하면서 여덟 가지 자연의 맛을 즐겼다고 했는데 그중 첫째로 吟風을 제시했다. ‘西風過家來(서풍은 집을 스쳐 불어오고) 東風過我去(동풍은 나를 스쳐 지나간다) 只聞風來聲(바람 오는 소리만 들릴 뿐) 不見風起處(바람 이는 곳은 볼 수가 없도다)’ 아주 자연스럽게 바람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느낄 수 있다. 吟風은 말을 하기는 쉬워도 그럴듯하게 표현하기는 어렵다. 바람을 시로 읊는 다는 것은 바람에 그만큼 몰입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吟風에 따라 붙는 것이 弄月이다. 吟風弄月은 바람과 달을 겸해 상호 어우러지게 즐기는 것을 일컫는다. 물론 정약용도 遷居八趣의 두 번째로 弄月을 꼽았다. 정약용은 바람과 달 외에 구름, 비, 산, 물, 꽃, 버드나무를 합해 8가지 자연의 맛에 대해 시를 남겼다. 자연을 노래하는 詩人 墨客이라면 吟風弄月을 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고 할 정도로 일반화 되어 있다. 그만큼 동 언어는 풍류객의 전용어가 되어 있고 유유자적의 대표적 생활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吟風弄月이 거의 없어졌다. 서울 등 대도시에서 실바람이나 소슬바람을 피부에 느끼며 이를 정감 있게 詩로 읊는 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아파트나 빌딩 숲에서 몸에 부닥치는 바람이 있다면 돌풍이나 태풍 정도가 될 것이고 아니면 고약한 냄새를 가져오는 惡風이 있을 뿐이다. 달도 마찬가지다. 미세먼지와 연기로 가득 찬 도시 하늘에 그럴듯한 달이 떠 있는 날이 드물다. 도시 사람들은 달이 나와 있는지 조차 모르며 지내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자연에 대한 정서는 평소에 메말라 있다가 하계 휴가철 잠시 도심을 떠나 산이나 바다로 나갈 때 비로소 바람과 달이 존재한다는 것을 아는 정도로 만족하고 살아야 하는 현실이다.


 









   陰風은 스산한 바람이다. 한기와 더불어 사용될 수 있는 陰風은 흐린 날에 음산하고 싸늘하게 부는 바람이라고 정의 되어 있다. 또한 을씨년스럽게 부는 바람이라고도 한다. 정비석의 수필 「山情無限」 에서도 암시적인 표현을 하였다. “밤 깊어 뜰에 나가니 날씨는 흐려 달은 구름 속에 잠겼고 陰風이 몸에 선선하다. 어디서 쏼쏼 소란히 들려오는 소리가 있기에 바람 소린가 했으나 가만히 들어 보면 바람소리만도 아니요, 물소린가 했더니 물소리만도 아니요, 나뭇잎 갈리는 소린가 했더니 나뭇잎 갈리는 소리가 함께 어울린 교향악인 듯싶거니와 어쩌면 곤히 잠든 산의 호흡인지도 모를 일이다” 정비석은 陰風을 몸이 느끼는 산의 호흡으로 받아들였다. 陰風은 바람이라고 하기보다 氣의 흐름이라고 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淫風은 음란한 바람이 아니고 음란한 생활이 확대 전파되어가는 것을 말한다. 조선시대에는 유교의 영향으로 淫風을 강력히 막았다. 서울에는 남대문·동대문·서대문이 있는데 北大門이라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본래는 있었는데 산속에 있어 왕래하는 사람도 적을 뿐만 아니라 이름도 북문, 북청문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다가 지금은 肅靖門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문은 예나 지금이나 통제되고 있다. 오늘날에는 경호의 요충지이기 때문에 통제되고 있지만 과거에는 淫風 때문에 폐쇄되었다고 한다. 여인네가 이문을 세 번 나서면 액운이 없어진다는 낭설로 인해 부녀자들의 출입이 빈번해지고 이에 따라 사내들의 수작도 오가 도색풍경이 벌어졌다고 해서 없앤 문이다. 그래서 淫風이 부는 문으로 알려져 있다. 오늘날의 淫風은 인터넷을 통해 자연스럽게 분다. 누구도 통제하지 못할 무시무시할 힘으로 전파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자살하는 사람도 패가망신하는 사람도 발생한다.









 

   蘭의 한 품종으로 吟風이라는 風蘭도 있다. 주로 일본의 愛蘭人들이 감상하는 蘭인데 왜 吟風이라는 이름을 지었는지는 확실치 아니하나 風蘭의 상위단계이기 때문에 吟風이라고 했을 법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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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블친님.
가을단풍이 아름다운 11월입니다.
만추의 아름다운 가을날을 한장의 사진처럼
예쁜 추억으로 가슴 깊숙히 담으면서,
많이 쌀쌀해진 늦가을 날씨에 건강에 유의하시고
즐겁고 멋진 나날이 되시길 바랍니다.
유유님의 글을 읽으며 다시 공부시간이 시작되었다는 즐거움이 생겼습니다^^
바람이 불어주는대로 한곳으로 움직이는 갈대가 충신같아 보입니다.
불어주는 바람은 옳은생각을 가진 바람이겠지요...!
음풍은 처음들어보는 말입니다
설명해주신 내용을 잘 읽어 보았습니다
새론 한주도 즐거운 날 보내시기 바랍니다
용눈이오름엔 억새도 잘 피었네요.
숙정문으로 세번을 드나들면 액운이 없어진다니
한번 해볼만 하네요 ^^
아름다운 억새와 음풍 귀한 글..
잘 보고, 맘에 담아서 갑니당. ㅎ고맙습니당..^^*
다양한 바람이 존재하는군요.
잘보고 공감하고 갑니다.
행복한 한 주 이어가시구요..^^
가을이 깊어가네요
11월도 마니 행복하셔요
"음풍"도 다양한 의미로 쓰이는군요.
한란의 계절에 그 향기를 기억해 봅니다.
안녕하세요.^.^

한주가 시작된 월요일 잘 보내셨는지요.
낮에는 화창했던 날이 저녁 퇴근 시간에는 비 방울이 들치네요.
오늘하루도 수고 하셨습니다.
편안한 저녁시간 되십시요.

편안한 저녁시간 되시길~~~霧堰(무언)올림
음풍
깊이 있는 해설 참 좋습니다

선비의 푸오가 보이는듯합니다

또다른 음풍도 있군요 ㅎ
사진의 풍란 음풍은 유유님 책상위에 있는 화분을 사진찍어 올리신건가요.?
예로부터 시인들은 란을 좋아하고 기르기도 잘 하던데.
저는 시인이 아니라서 그런지 란이 잘 안되서 도중에 포기해 버렸지요.
음풍 참 아름다운 단어라 멋져요... 건강한 시간들 되시길..
바람을 시로 읊는다??
저에겐 난해한 단어네요. ㅎ
바람에도 여러가지가 있었네요.
오늘은 약간 스산한 느낌의 바람이 불던데 말씀대로라면 陰風인가 합니다.
蘭의 비유도 참으로 멋집니다.

바람을 읊는다. . ..음풍
알듯말듯 어려운 단어인 듯 합니다^^
삶의 여유가 느껴지는 음풍
우리의 삶에서도 지혜가 담딘 여유가 가득했으면 좋겠어요^^
바람은 역시
갈대밭이나 억새가 있어야
소리내어 울지요
하늘을 맴돌다가 찾아온 엄마 품같은 곳,
밤새도록 등 쓰다듬어며
울고 싶은 갈대의 노래 ᆢ
음풍농월
만 있는줄 알았더니 음란한 바람이 드나드는 북문의 뜻도 있었군요
바람을 읊자면 대체 얼마나 그 바람 속을 배회해야 할지 -
바람의 의미를 배웁니다.
억새가 장관입니다... ^^
안녕하세요...
참 아름답고 멋스러워요~~ 포스팅 잘 감상했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B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