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자연

유유 2013. 10. 7. 10:47

하늘타리

 

봄에는

아무도 모르게

살금살금 줄기 뽑아

이 나무 저 나무에 촉수 걸친다

 

여름에는

심심 야밤에만

눈빛 새하얀 면사 꽃 입고

하늘에서 내려온 듯 무용을 한다

 

가을에는

힘이 다 빠져

보기 흉한 옷가지와 장신구

은근슬쩍 버리고 시치미 떼고 있다

 

겨울에는

주변이 트이니

노오란 열매 줄줄이 달고

나 그동안 여기 있었네 자랑을 한다

 

하늘타리 꽃은

우아하고 아름답지만

취하는 행실머리 밉살스러워

나무도 풀도 외면하는 모양이다

 

                                                                                                    유유 시집 <습작노트> 속에서

출처 : 유유의 습작노트
글쓴이 : 봉명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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