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의 비극

    도야지꿀 2010. 5. 21. 09:40

    [추억] 그 날 소년은 탱크를 보았다


     

    2010.05.18 화요일

    정치불패 데니

     

     

     

     


     

     

    이거 이야기하믄 내 나이가 밝혀지는거라 0.1초쯤 망설이다 쓰는 글이야.

     

    난 오래동안 광주에 살았고 이건 내가 유치원 다닐때의 일이야 당시 난 교회(울 엄니가 교회 권사)부속 유치원에 다니던 꼬꼬마친구였어.

     

    그날은 좀 이상했던걸로 기억해. 당시 내가 다니던 유치원은 도청과 멀지않은 곳에 위치했는데 생전 첨보는 차들(시커멓고 소리가 큰 차-그게 탱크나 장갑찬지 꼬마가 알기나하것어)이 다니는거야 그때만해도 길거리에 노란택시만 지나다녀도 색달라서 ``노란택시~``하며 주변 사람을 꼬집는놀이를 하던 때니까..

     

    암튼 여느때와 같이 유치원에 갔는데 문이 굳게 잠긴거야 이상타?? 싶었지..나 말고도 3명정도의 친구들이 있었는데 우리끼리 ``오늘 빨간날인가? 아니지?``이러며 한 30분을 기다렸는데 아무리 문을 두드려두 안에선 응답이 없는기야 게다가 주변 도로로 시커먼 트럭이랑 아스팔트를 긁는듯한 소리를 내는 차소리에 덜컥 무서워서 우린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집으로 냅다들 뛰었지.

     

    그리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울엄니가 빛의 속도로 내손을 잡아끄시더니 안방으로 들어가서 이불(울엄니 혼수이불인데 두꺼운 겨울이불-아까워서 아무리 추워도 잘 안꺼내시던 이불)을 뒤집어씌우는거야. 난 머 어안이 벙벙했지 겨울도 아니고 잠 잘 시간도 아닌 해가 창창한데말야 근데 엄니한테 물어도 엄니는 답을안해주는기야. 이불안 어둠속에서 엄니가 떨고있었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해.

     

    나도 덩달아 무서버했더랬어. 애들은 글잔여 누가 울믄 따라 울고 암튼..방안 창너머로 간간히 천둥치는 소리만 들렸더랫어. 그래서 난 비가 오나??

    그래서 엄니가 무서워서 그러나? 싶었지 암튼 어린 내가 생각할수있는건 그정도였어.

     

    그리고 수일이 더 지나(사실 이 중간의 기억이 없어...머리속에선 그 이불속안 담부턴 암흑이야) 아마 김장때인걸로 기억해. 동네 아줌마들이랑 울엄니가 울집 마당에서 김장을 담그는 장면에서 기억이 이어져....그때 그주변에서 놀다 아줌마들이랑 울엄니가 나누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무척 수군대며 나즈막히 ``앞집 신혼부부 있잔여 신랑이 아직도 집에 안들어왔대`` 그러자 다들 혀를 차며 사투리로 ``어째야쓰까 잉 짠해서.....``그러곤 다들 말없이 김장만 담그시는기야.

     

    그제서야 난 `아! 맞어 앞집 아저씨`생각이 번뜩 나더라구.. 울집 앞집 하늘색 대문집엔 신혼부부가 살았더랬어. 당시 난 바가지머리라 불리던 버섯돌이 같은 머리를 하고있엇는데 이건 80년대 꼬꼬마사내아이들에겐 초레어한 헤어스타일이었지. 그런 내머리를 귀엽다고 쓰다듬어 주며 눈깔사탕(대따 큰 사탕에 소금결정 같은모양의 설탕이 박힌)을 자주 사주시던 아저씨였어.

    아저씨라해봐야 내눈에 아저씨이지 생각해보면 고작 20대중반이나 후반이나됐을 나이였지.

     

    근데 그러고보니 그 아저씨가 안보이네? 어 어디 가셨지??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그것도 잠시뿐, 당시 난 꼬꼬마였으니께...얼마 뒤 남은 새댁이라 불리던 하늘색 대문집 아줌마도 이사를 갔더랬지. 그리곤 그때의 기억은 그렇게 끊겨...누구도 내가 대학 갈때까지 그 당시 일을 엄니도 주변사람들도 꺼내지 않았어.

     

    그때 광주는 아마 그래야만 살아남는 그런 분위기 다들 입이 있어도 말을 못하는 그런 분위기였던게지...아주 나중에야 알게됐지, 그때 그 아저씨가 5.18때 행방불명 되신거구 아마 그분은 돌아가셨을거란걸..

     

     


     

    망월동에 갈때마다 사진이 남아있는 무덤앞에서 그 아저씨 얼굴떠올려보곤했어 근데 제길...당최 머리속에서 그 아저씨 얼굴이 떠오르지가않는거야. 아주 하얗게 지워져있어. 당시 울막내이모랑 사귀던아저씨 얼굴은 지금도 선명하게 떠오르는데 그 아저씨 얼굴은 아무리 떠올려봐도 몸형체는 기억이나는데 얼굴은 온통 하얗게 지워져있어...

     

    그리고 시간이 흘러 흘러 난 대학을 가고 짱돌을 들었고...그러다 5.18 당시 사망자가 가장 많이 나온 동네가 우리 동네란걸 그제야 알았어. 울동네 윗동네가 모래시계나 화려한휴가에 나오는 병원(기독교병원)이고 근처에 도청이 있다보니 그래서 그랬던거겠지..

     

    첨 짱돌을 들고 나왔던 거리에서 꿀꿀이차(페퍼 포그-최루탄을 다연발로 쏘는 차)에서 쏟아지는 최루탄연기보다 나를 더 얼어붙게 만들엇던 두려움은 바로 그 소리(총소리 같은 그 굉음)였었어. 머라고 표현해야할까 겁이 난다거나 무섭다거나정도가 아닌 보다 근원적인 공포랄까 내 맘 깊은 곳에서 잠자고있던 그때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게하는 그 페퍼 소리에 난 가슴이 덜컥 내려앉아 머라 표현키가 힘들더군.

     

    집회가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내내 나는 그 소리가 주는 압박감에 힘들엇던

    기억이 나 머 내가 심약하거나 그런건 아녀 되려 겁대가리를 좀 상실하다 개피 본적도 많으니께 쩝~

     

    그리고 난 군대 사격장에서 다시 그 소리를 들었고 내가 왜 페퍼소리를 총소리로 듣게 되었는지 알게됐어 사실 아는 횽들은 알겠지만 그게 다 같은 소리지 머 화약 터지는 소리니께. 이것도 그런가보다했어 내가 좀 예민할수도 있는거고...

     

    그러다 군대 제대 후에 일이야. 어느날 비가 많이 오고 천둥벼락이 치는 날이었어 근데 울엄니가 말야 유난히 무서워서 어쩔줄 몰라 하시는거야. 문득 생각해보니 울엄닌 예전부터 유독 벼락만 치면 우리보고 빨리 들어오라 성화에다 집안 문단속에 느닷없이 두꺼운 겨울이불을 꺼내셨더랬지.

     

    난 머 그때만해도 추위를 잘타시니그러가보다했는데 머리가 좀 크고 시간이 흘러보니 그게 좀 예사롭게 보이진 않더군. 울엄니도 여장부스탈에 지금도 자식들한테나 누구든 기 안죽는 분이신데 그런 행동은 먼가 유별나다 싶더라고. 그냥 무서워하는 정도가 아니라 벌벌 떠시니말야.

     

    무슨 소린지 대충 알거라 봐.. 광주의 상처와 희생은 부상자나 돌아가신분만에 한정되는게 아니란거지 울엄니와 같이 지금도 맘속 한곳에 응어리진 한이랄까.... 듣고도 보도고 입없는 사람처럼 가슴앓이 해야했던 그 날 5월광주의 시민들에게 전두환이 신군부가 준 상처와 죄악은 필설로 다 형용키어려워.

     

    왜 광주에서 전두환 찢어죽어야 한다고 하는지 알고싶으면 시간되면 꼭 5월이 아니더라도 언제 한번쯤은 광주에 와서 망월동에 가보길 권해. 기념관 지하에 당시 사진들을 보고 당시 돌아가신분들의 묘역과 그 후 광주의 아들딸을 자임하며 청춘의 빛나는 선혈을 민주의 제단위에 흩뿌렸던 구묘역에 잠드신 민주열사들을 한번은.. 살면서 한번은 보고 가길 권해...

     

    그리고 그담에 다시 굳이 찾지 않아도 난 좋아. 그 슬픔과 정신을 가슴에 담고 각자 생활공간에서 열심히 살아줘. 어디서 무엇을 해도 좋아. 난 해마다 5월에 광주에 와 묵념하고 기리지않더라도 그 날 쓰러져 갔던 님들의 정신을 기억하고 오늘날 그분들의 또다른 형태의 그분들 모습 같은 사회적 약자의 삶에 대해 적극은 아니더라도 아주 작으나마라도 관심을 계속 가져주길 바랄뿐이야.

     

    그러면돼 그러면 무슨 거창한거 아니어두돼 그정도라도 해주면 난 그게 오월정신 계승일거라 봐.

     

    *쓰다보니 길어만지고 정작 마무리가 잘 안되네. 가장 큰건 글 솜씨가 부족해서이겠지만 5월은 왠지 여전히 손끝을 떨리게하는 단어인거 같어...담번엔 각잡고 함 제대로 써볼게 오늘은 이만.

     

    긴 글 읽어줘 고마버 혹 먼가 `하드코어`한 5.18 순례길 코스를 원하며 광주를 찾을 님들은 쪽지줘. 5월 한달에 한해 내가 지대로 가이드해 줄께. 6월부턴 내가 좀 바빠서말야...

     

     

     

     

     

     

    정치불패 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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