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당신은 위대한 지도자

    도야지꿀 2010. 5. 31. 19:04

    DJ가 "전쟁터엔 40대 이상만 가라"고 말한 이유
    [주장] 위기에서 평화를 지키는 것이 지도자가 할 일
    10.05.31 15:25 ㅣ최종 업데이트 10.05.31 15:25 최경환 (news)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4일 오전 10시 전쟁기념관 호국추모실에서 천안함 관련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 청와대
    천안함

     

    이명박 대통령이 '전쟁'을 들먹였다.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말이 "해볼 테면 해보자"는 것으로 들리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며칠 전 청와대 원로회의에서 "전면전에 대비하자"는 말이 나오자 청와대는 여과 없이 내보냈다. 그리고 대통령은 직접 "지난 10년간 주적을 잊고 살았다"며 강경한 발언들을 쏟아냈다.

     

    도대체 어쩌자는 것인가. 누가 무슨 소리를 해도 대통령과 청와대는 평화와 안전을 말하고, 국민의 생명을 걱정해야 한다. 국민은 지금 불안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작년 서거하기 전 남북관계의 위기를 경고했다. 그러나 지금 한반도는 남북관계의 위기 차원을 넘어 전쟁의 길목까지 가고 있는 형국이다.

     

    1994년 전쟁 직전의 기적

     

    1993년 북한은 NPT를 탈퇴했다. 1994년 6월 북미간 핵협상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미국의 펜타곤은 북한 특정지역에 대한 정밀공격을 서둘렀다. 클린턴 대통령이 주재하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북한 공격을 결정하려는 순간,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평양에서 김일성 주석을 만나 극적으로 위기종식의 돌파구를 마련했다. 전쟁 직전의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그때 펜타곤은 한반도 일부 지역에 대한 공격은 전면전으로 비화되고, 개전 초기 3개월 안에 미군 5만 명, 한국군 49만 명, 민간인 100만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한반도 산업시설의 대부분이 파괴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보다 앞선 5월 당시 아태평화재단 이사장으로 있던 김 전 대통령은 워싱턴 내셔널프레스클럽 연설을 통해 북핵문제의 일괄타결과 함께 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같은 원로 지도자를 북에 보내 대화할 것을 제안한다. 이 제안이 미국에 받아들여진 것이다.

     

    위기에서 평화를 지키는 것이 지도자가 할 일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시작된 '햇볕정책'은 북한으로부터 의심을 받았다. 북한은 '우리를 녹여먹자는 속셈'이라고 경계했다. 1998년 대포동 미사일이 발사되고, 1999년 연평해전이 일어났다. 당시 IMF 외환위기에 안보위기가 겹쳐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김 대통령은 '햇볕정책'이라는 평화노선을 포기하지 않았다. 정주영 회장의 소떼방북이라는 한반도 이벤트를 열고, 금강산에 관광선을 보냈다. 평화는 외환위기의 빠른 극복에 기여했다.

     

    김대중 정부는 한편으로 미국과 접촉하여 '페리 프로세스'를 완성했다. '페리 프로세스'는 한반도 문제를 대화와 협상으로 풀어가기 위한 평화 프로세스였다. 그렇게 하여 2000년 6월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었다. 평화는 이처럼 위기 속에서 만들어졌다.

     

    "전쟁터엔 40대 이상만 가라"

     

    퇴임 후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장 큰 걱정은 어떻게 하면 북핵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부시정부는 강경노선을 굽히지 않았다. 급기야 2006년 10월 북한은 핵실험을 강행했다. 일부 정치권과 언론은 '전쟁불사론'을 거침없이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여기에 단호하게 맞섰다. 내외신 회견에서 "미국의 네오콘은 북한 문제에서 손을 떼고 한국 의견을 존중하라"며 전 세계에 긴급호소를 보냈다. 그리고 전국 대학을 돌며 강연을 시작했다. 강연장은 학생들로 초만원을 이뤘다. 김 전 대통령은 2006년 10월 19일 서울대 초청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절대로 전쟁을 반대해야 합니다. 우리가 강제로 분단되어서 강대국들의 대리전으로 큰 전쟁을 치렀으면 됐지 왜 또 전쟁을 해야 합니까. 전쟁에는 젊은 사람들이 나갑니다. 찰리 채플린이라는 희극배우는 히틀러를 반대하고 전쟁을 반대한 사람입니다. 그 사람이 희극배우답게 말했어요. '전쟁은 전부 40대 이상의 사람만 가라. 나이 먹은 사람들이 자기들은 전쟁에 안 가니까 쉽게 결정해서 젊은 사람들을 죽게 만든다. 그러니까 나이 먹은 사람들이 전쟁에 나가서 죽든 살든지 해야 한다.'"

     

    결국 2006년 말 중간선거에 패배한 부시 정부는 네오콘 강경노선을 포기하고 6자회담을 통해 북핵문제를 대화로 풀기 시작했다.

     

    대통령은 전쟁을 단호히 반대하고 평화에 대한 확고한 비전을 가져야 한다. 그것이 바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진 대통령이 취해야 할 마땅한 태도다. 천안함 이후 동북아 외교무대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한반도의 평화 프로세스를 계속해 나갈 것인가, 아니면 민족사에 치욕과 통한의 역사를 남길 것인가. 이명박 대통령은 우리가 겪은 위기와 그 속에서 평화를 지켜낸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최경환 기자는 김대중평화센터 공보실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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