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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야지꿀 2010. 12. 10. 17:56

    [사회] 나쁜 놈과 나쁜 사회


    2010.12.09.목요일

    필독

     

     

     

     

    관련기사 : 개새끼가 견공(犬公)이 된 사연

     

     

     

    재벌 2세가 맷값을 지불하고 노동자를 잔혹하게 구타했다. 정상적인 이들의 뚜껑을 훼까닥 열어버린 이 사건은, 갈수록 복잡미묘해지고 있다. 진보언론은 우리사회 시스템의 문제라는 점을 계속 강조하는 분위기였다.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동의한다. 그런데 최철원이라는 인간은, 영장류로 분류되는 그 생물학적 개체는, 어디까지나 개인이다. 일차적으로는 개인의 문제가, 맞다.

     

    게다가 들춰보니 최철원 이 인간, 전력이 화려하다. 층간소음 문제로 항의가 들어오자 알루미늄 야구방망이 들고 아랫층 아줌마 협박한다. 그런데 그것도 자신과 똑같이 무장한 장정 셋을 데리고 갔다.

     

    철원 알루미늄 최 드 선경 공(公)

    Duke chol-won aluminiun choi de OK! SK 

     

    보아하니 덩치도 괘 나가고 인상도 그리 깨끗하지는 않은 우리의 최 공(公). 화가 나서 복수를 결심해 놓고서, 고작 아파트 이웃 협박하러 가는데 지 패거리가 모여서 안전해질 때까지 기다렸다는 얘기다. 행동의 잔혹함도 놀랍지만, 저 비겁함도 정말이지 깜짝 놀랄 수준이다.

     

    그외 군대식으로 얼차려와 '빠따'로 직원들의 군기... 아니 노예근성을 다잡고 사냥개의 목줄을 풀어 여직원을 협박하는 등등. 확실히 최철원은, 영장류의 탈을 쓴 개과 동물이 맞다. 이렇게 캐릭터가 확실한 인간이다보니, 권력은 자본의 노예를 양산하는 이 시스템에 대중이 의문을 제기하는 길을 차단하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이런 미친놈을 보았는가. 저 놈을 매우 쳐라! 자자, 다같이 와서 구경합시다.

     

    애초 최철원의 범죄는 개인의 문제였다. 그리고 그 범죄가 처리되는 과정은 사회적인 문제가 될 참이었다. 그러나 사건은 낡은 공개처벌의 양상을 띄어가고 있다. 앙시앙레짐의 논리가 통용되는 사회는, 문자 그대로 앙시앙레짐이다.

     

    최철원은 엄밀히 말해 재벌 2세가 아니다. 한다리 건너간 사촌 2세, 변두리 재벌이다. 권력이 대중에게 먹잇감으로 던져주기에 아주 좋은 건데기란 얘기다. 이런 움직임을 감지했는지, SK는 사건 초반부터 최철원과 거리를 뒀다. 우리 회사하고는 관계 없는 사람이예요... 그러면서 매일같이 최철원을 때리는 뉴스가 나왔다. 각 언론사들은 앞으로 좆될 가능성이 꽤 높아진 최철원의 근황을 착실히 보고해주고 있다. 전개가 너무나 뻔한 드라마가 소비되는 이유 중 하나는,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예측이 맞는지를 확인하고픈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X됐...
     

    최철원의 몰락은 훌륭한 드라마감이다. 문제는, 이 드라마에 주인공이 없다는 거다. 최철원이 분한 악역만 있다. 드라마의 주제가 시스템이라면, 그 시스템 하에서 살아가는 국민이 주인공이 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 드라마의 주제는 최철원 개인의 '죄와 벌'이다. 비장한 얼굴로 TV 뉴스에 출연한 한 경찰 간부는 이렇게 말한다.

      

    "힘들게 살아가는 서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이 사건은..."

     

    가이드라인이 정해졌다는 얘기다. 이 괘씸한 제물을 불만이 가득한 저 서민무리에 던져주기로. 적당히 달래줄 때라고 생각한 걸까. 아니면 시스템을 지키기 위한 보호본능이 발동한 걸까. 그래, 최철원의 몰락은 분명 많은 사람들의 기분을, 어느 정도 풀어줄 것이다. 이 씹쌔기의 추락에 유쾌해하는거, 이상하지 않다. 너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 시스템은 보호받고 유지된다. 그리고 시스템의 진짜 수혜자들은 따로 있다.

     

    휠체어 옥좌에 앉아계신 우리 사회의 최종보스

     

    물뚝님 이너뷰기사를 본 독자분덜은 알겠지만(관련기사 클릭 :  삼성에 거역한 이진영, 압수수색 당하다), 삼성과 외로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독투불패 '장투'님이 자택 압수수색을 당했다. 사기업, 그러니까 이윤을 추구하는 사조직과 한 개인 사이에 상품에 관한 분쟁이 있는데, 공권력인 경찰이 사기업의 입장을 대변해 개인을 압.수.수.색. 한다. 이거 정말, 엄청나게 후진 일이다. 원칙의 문제를 떠나, 조폭의 논리를 동원해도 믿기지 않는 일이다.

     

    : 삼성의 탈세는 너무 당연한 일이 되어, 더 이상 이야깃거리도 되지 않는다. 국민에게 빌려간 막대한 공적자금도 갚지 않는다. 납세와 소비를 통해 삼성의 부를 양지로 음지로 불려준 국민은 이제 그 부(富)에 눌려 삼성의 눈치를 봐야 한다(삼성의 엄청난 탈세분도, 국가는 세금으로 유지된다는 점에서, 다른 이들이 메워준 것이다.). 공권력은 국민의 세금으로 유지되는데도 삼성의 편이다. 삼성이 제 부의 몸뚱이에서 나노단위의 미세한 가루를 떼어 햄스터 빵가루 먹이듯 검경의 입에 넣어줬기 때문이다.

     

     

     

     

    이제 검경은 몸에 파란 피가 흐르는 이가 던져준 새우깡 때문에 먹여주고 키워준 국민을 향해 언제든 짖을 태세가 되어 있다. 그래서 주인은 바로 자신의 경비견 때문에, 저 파란 놈의 눈치를 보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삼성공화국, 아니 왕국. 새우깡, 새우깡 하나면 왕국을 건설할 수 있다. 삼성의 권력은 철저하게 훔친 권력이며, 이 모든 세태가 SF에 가까운 기가막힌 일이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이 사회가 SF에 가까울 정도로 믿을 수 없이 천박하고, 타락했기 때문이다. 이 불결함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들이 지금보다 많아지지 않는다면, 전직 총리가 '무죄판결을 받은 죄'로 버젓이 보복성 별건수사를 당하는 따위의 더러운 일들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 이지메 수사의 주체가 빵가루에도 족히 배불리 부패할 견공(犬公)들이라는, 눈물나게 비루한 사실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우발적으로 발견된 인간쓰레기가 처리되는데 대중은, 절대다수는 아무런 할 일이 없다. 사건은 관련자들의 몫이고, 우리는 느긋이 구경하면 된다. 그러나 시스템의 불결함이 해소되려면 대중의 노가다가 필요하다. 투표, 불매운동, NGO, 정치적 발언. 그리고 각자가 할 수 있는 거창하거나, 힘들거나, 거국적이거나, 별것 아니거나, 시시하거나, 간단하거나, 어쩌면 별 쓸모가 없을 지도 모르는 모든 일들. 고인의 말처럼, 벽에 낙서라도 해야 한다. 노예는 반항하지 않기 때문에 노예가 된다.

     

     

    딴지조기축구단장및특임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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