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여 정신차려라 제발

    도야지꿀 2011. 7. 6. 12:16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나타난 생존능력과 야권의 분파주의
    (서프라이즈 / 화씨911 / 2011-07-05)


    한나라당이 ‘홍준표와 아이들’을 당의 얼굴로 선택한 전당대회가 끝났다. 그리고 7.4 한나라당 전당대회는 홍준표, 유승민, 나경원, 원희룡, 남경필이란 이름들이 우리 정치판의 얼굴로 자리하게 만들었다. 이런 결과는 또 왜 지금도 다수의 국민들에게 한나라당이 집권당으로 인정받고 있는지를 알게 하는 바로미터로 각인시켰다.

    이명박 정권의 재벌위주 정책, 다시 말하면 있는 사람 위주의 정책이 많은 국민들에게 지탄받고 있음에도 한나라당이 언론과 국민들의 눈과 귀를 어떻게 돌려세우는지를 확연하게 깨닫게 해준 사건이 바로 이번 전당대회란 얘기다.

    ‘홍반장’, ‘홍버럭’, ‘럭비공’, ‘독불장군’, ‘영원한 비주류’ 등이 지금까지의 홍준표를 나타낸 수식어였다면 이제부터의 홍준표는 집권여당 대표가 가진 무게감으로 대통령급의 조명을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최소한 대한민국의 1년을 좌지우지하는 힘을 갖게 되었다.

    그럼 왜 한나라당 내에서도 믿음직하다는 평판을 받지 못한 홍준표가 공개 경선을 통한 당원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택을 받았을까? 이는 유승민의 2위 당선보다 사실은 더 깊은 조명이 필요하다. 언론들이 유승민의 2위 당선을 이변으로 보고 있으나 나는 사실상 유승민의 2위 당선은 이변이라고 평하지 않는다. 그의 2위 당선은 어쩌면 그가 1위가 되지 못한 것이 이변일 수 있다고도 나는 평가한다. 유승민이 곧 박근혜라고 보기 때문이다.

    박근혜는 이명박 정권 아래의 한나라당에서 소수가 된 친박계의 수장쯤으로 치부되고 있긴 하나 그래도 국민 지지율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독보적인 1위를 달리며 차기 대권후보 1순위인 것을 인정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 그런데 유승민은 이 정권 최초로 이 같은 힘을 가진 박근혜의 지원을 받은 지도부 후보였다.

    물론 친박계란 이름으로 한나라당 지도부 선거에 출마 당선된 사례가 유승민만은 아니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처음 실시되었던 전당대회에서 친박 측의 자타 공히 2인자인 허태열이 3위로 지도부에 입성했고, 지난 지도부에서는 서병수가 친박을 명패로 출마, 5위 턱걸이로 지도부의 일원이 되었었다. 그러나 허태열의 당 대표경선 출마에 대해 박근혜는 탐탁지 않게 여겼으며, 서병수는 스스로 친박을 표방했지만 친박계의 흔쾌한 지지를 받는 후보도 아니었다.

    반면 유승민은 출마 자체를 본인 스스로 결정했다기보다 대구·경북의 친박계가 등 떠밀어 나선 형국이었으며 그의 출마 선언 후 친박계는 이견 없이 유승민을 박근혜 아바타로 여기며 지원했다. 따라서 유승민은 그 스스로도 인정한 ‘대중 인지도 미흡’ 때문에 여론조사에서 9%대의 지지만 받을 정도로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으나 당원투표에서 홍준표와 버금갈 득표율을 올린 것을 이변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홍준표의 압도적 당선을 끌어낸 이번 한나라당 전당대회는 사실상 한나라당의 힘을 보여준 전당대회로 평가해도 무방하다. 홍준표는 이명박도 박근혜도 다루기가 힘든 정치인으로서 그가 한나라당 대표로 행할 정치행위는 이명박이나 박근혜보다 홍준표에 의한, 홍준표를 위한, 홍준표의 정치를 구사할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는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여실히 증명했다. 애초 그는 원희룡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당 주류인 친이계에 이기기 위해 “박근혜를 보호할 수 있는 당 대표는 홍준표뿐”이라고 친박 측의 지원을 호소했다. 그러나 경선전이 막판을 달릴 무렵인 지난달 30일 “박근혜 전 대표가 맹종하는 사람들만 데리고 대선이 되겠느냐”는 말로 친박 측을 자극했다.

    이에 대해 친박계의 핵심인 이정현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신뢰·정도 정치가 좋아 지지하는 이들이 맹종하는 사람이라는 말이냐”며 “홍 후보는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으며, 유승민도 대표후보 TV토론회에서 훙준표에게 “강력히 정정을 요구한다”며 “정치적으로 뜻을 같이했을 뿐 맹종하고 조언도 못하고 그런 적이 없다”고 반박하는 등 날 선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또 한편 홍준표-박근혜 밀약설이라든지 딜설 까지 등장, 박근혜 마케팅은 한나라당 전당대회 내내 화두가 되었었다.

    하지만 더욱 유심히 살펴야 할 것이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전당대회의 관계다. 특히 이번 당대회에서 친이계는 완벽하게 몰락했다는 것이 전체적인 평가다. 그리고 이는 원희룡, 나경원의 득표력에서도 여실히 증명된다. 또 이 같은 친이계의 몰락은 지난 3년 6개월 가까운 이명박 대통령과 친이계의 정치에 대해 국민들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당원들에게서도 낙제점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전당대회 출마자 누구도 이명박 대통령을 대놓고 비난하거나 그를 밟고 올라설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다. 이번 전당대회만 놓고 보면 이미 이명박표 한나라당은 난파하는 함선에 가깝다는 평가도 틀린 말이 아니었다. 유승민, 남경필 등의 노골적 반 이명박 정책 표방, 범 친이계이지만 나경원 홍준표의 탈 이명박 정책 표방은 이명박표 정책으로는 더 이상 국민들에게 먹히지 않는다는 것이 이미 한나라당의 평가다.

    가장 이명박 정책에 가깝다는 원희룡의 정책이 평가받지 못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그동안 자신의 정치를 하며 일정부분 국민들에게 차기를 대표할 정치지도자 인식되었던 원희룡이 이명박 정책에 가까이 가면서 몰락한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당권 욕심을 부렸지만 그는 한나라당표 김민석이 되고 말았다.

    나는 이런 점이 한나라당의 힘이라고 본다. 현재 한나라당이란 집단으로 정치 결사체를 이루고 있는 대한민국 보수집단의 힘이라고 본다. 이명박과 치열한 대권후보 경선을 치르며 서로에게 아물기 힘든 상처를 입혔던 박근혜가 한나라당을 탈당하지 않고 이명박 당선을 위해 지원유세를 한 점, 박근혜를 같이하기 힘든 정치인으로 평가하면서도 한나라당에서 같이하고 있는 이재오 그룹, 이명박 정치가 이미 국민들 눈 밖에 났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명박 대통령을 보호해야 한다는 정서가 완벽하게 자리 잡고 있는 점, 이런 것들은 IMF라는 국가부도 사태를 야기 시킨 김영삼 정권의 후임자 이회창이 대통령 선거에서 박빙의 승부를 벌일 수 있는 힘이었다.

    만약 이회창 후보 개인이 가진 약점이었던 아들들의 병역기피 의혹만 아니었으면 당시 정권을 다시 한나라당이 잡을 수도 있었던 것처럼 한나라당을 지탱시킨 힘의 저변은 현재의 한나라당도 확실하게 갖고 있음이다.

    그 힘은 차떼기라는 우리 정치역사의 씻을 수 없는 과오를 일으킨 정당이었음에도 ‘천막당사’라는 부활쇼에 원내 121석을 몰아줄 수 있는 저력을 가졌음이요, 독재자의 딸에다 정책도 비전도 실력도 검증되지 않은 여성 정치인이 국민 지지율 1위를 줄곧 달리게 하는 힘이다. 그래서 지난 지방선거를 통해, 직전 재보선을 통해 국민들에게 버림받을 수도 있다는 각성을 하게 했고 그 각성에 따른 전당대회 결과가 바로 홍준표의 대표 당선으로 나타난 것이다.

    우리는 이제 좋든 싫든 이런 힘을 가진 한나라당과 차기 총선에서 대결해야 하고 이런 힘을 가진 한나라당 후보를 차기 대선에서 이겨내야 정권을 되찾을 수 있다. 저들은 홍준표를 대표로 뽑을 정도로 겉으로의 변신에 매우 능하다. 속은 수구꼴통 지역패권주의자들임에도 겉으로는 서민을 위하는 척할 수 있는 카멜레온 같은 세력이다.

    홍준표와 이명박, 홍준표와 안상수, 홍준표와 박희태, 홍준표와 박근혜… 어울릴 수 없는 조합 같아 보여도 그들은 일란성 쌍둥이임에 틀림이 없다. 따라서 박근혜든 김문수든 오세훈이든 그 누구든 ‘홍준표와 아이들’은 자기들을 대표하는 후보가 선출되면 이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갖은 수법을 다 동원할 것이다.

    아들들의 병역기피와 IMF를 몰고 온 김영삼 정권의 후임자인 이회창을 위해 방탄조끼가 되었던 홍준표, 정형근의 경호실장을 자처하며 정형근 체포를 막았던 홍준표, 대선후보 경선 당시 자신이 후보일 때는 이명박을 향해 BBK와 도곡동 땅 의혹을 물고 늘어졌으나 후보가 결정되자 앞장서서 BBK 수호신이 된 홍준표, 대선후보 경선에서 박근혜에 대해서는 최태민 의혹과 정수장학회 및 육영재단 의혹을 파고들었지만 대표후보로 나서서는 박근혜를 보호하겠다는 홍준표, 이런 홍준표를 당 대표로 뽑은 한나라당 인자들은 그만큼 정권을 야권에 빼앗길 수 없다는 암묵적 합의가 이뤄져 있다. 이것이 한나라당이란 정치집단이 가진 힘이다.

    반면, 이런 힘을 가진 한나라당을 상대해야 하는 야권은 어떤가?

    김대중 전 대통령이 ‘3홍 트리오’ 비리로 흔들릴 때 김대중 대통령을 흔들던 대권주자들은 김 대통령을 민주당 탈당으로 몰았다. 그러나 노무현 후보는 그들 중에서도 김대중 대통령의 공과 과를 모두 승계하겠다고 하는 뚝심으로 정권을 재창출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집권 말기에 ‘이 모든 게 노무현 때문이야’라는 레임덕에 시달릴 때 자신들이 ‘100년 갈 정당’이라며 창당한 열린우리당을 난파선으로 만들어 탈당하고 노무현 대통령과의 선 긋기 경쟁을 하던 대권주자들은 끝내 정권을 잃은 것만 아니라 국민들로부터 버림을 받았다.

    그럼 지금 김대중과 노무현의 후예들은 또 어떤가? 자기가 지지하지 않은 정치인에 대한 평가는 죽이기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정파 내 안티가 정파 외 안티보다 더 무섭다. 자기가 지지하지 않는 정치인이 후보가 되면 차라리 기권하겠다는 의사도 직간접적으로 표현할 만큼 정파 내 암투는 정파 외 적들의 공세에 대항할 수 없도록 한다.

    공적은 하나 임에도 실질적 적은 그 하나인 공적을 물리치기 전에 정파 내의 적들을 물리쳐야 한다는 생각들이 정치인 본인과 지지자들까지 팽배하다. 그래서 지금 이명박 정권이 이미 국민들에게 퇴출명령을 받았음에도 정당 지지율마저 이명박의 정당인 한나라당과 도토리 키재기 중이다. 그리고 대권 예비후보 지지율은 한나라당 박근혜에게 범접할 수도 없다.

    한나라당이란 괴물 정치집단은 이미 국가를 경영해서는 안 되는 집단임을 한나라당을 반대하는 정파 모두 함께 인식하고 있다. 그들에게 국가 경영을 다시 맡긴 지난 대선에서의 뼈아픈 실책이 지난 3년여의 대한민국 상황임을 함께 인식하면서 그들에게서 정권을 되찾아야 한다는 것도 함께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나 또는 내가 지지하는 정치인이 후보가 되지 않으면 기권도 불사할 것이라는 암묵적 위협이 난무하는 것도 현재의 야권이다.

    이는 민주당만 그런 것이 아니라 범야권 모두에게 해당되는 지적이다. 진보대통합을 대명제로 인식함에도 통합정당 내의 헤게모니를 놓고 벌이는 암투 때문에 통합이라는 대전제가 흔들리고, 내 정파의 승리가 아니면 통합이 안 되어도, 정권을 다시 한나라당이 잡아도, 별다른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때문에 통합은 결렬될 수도 있다.

    그래서다. 야권이 다시 한나라당을 상대로 총선에서 승리하고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정권을 되찾기는 지금 상태라면 어려워 보인다. 이미 이명박 정권이 국민들에게 퇴출명령을 받고 있음은 야권만이 아니라 한나라당이나 보수언론도 인식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명박의 한나라당 후보에게 대선을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지 못하는 야권이기에 지금 ‘박근혜의 집권도 정권교체’라는 괴논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7.4 한나라당 전당대회는 이처럼 이들 집단의 생존능력을 여실히 보여준 이벤트였다. 혹자들은 약체 지도부라며 폄하하고 홍준표의 정치적 성향을 놓고 봉숭아학당이라고 폄하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아니다. 이들은 분파주의 속의 자파 제일주의가 팽배한 현재의 야권이 이기기에는 너무도 버거운 적이다. 야권이 차기에 정권을 탈환하기 위해서는 저들의 진영 제일주의를 제대로 복기해야 한다.

     

    화씨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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