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악산 암자 명진 스님

    도야지꿀 2011. 11. 2. 20:09

    1만 회원 모집-보육교사교육원 살리기 나서자

    어느 계층인들 제대로 되는 곳이 있겠냐마는, 영유아나 어린이 포교에 대한 불교계의 대책 없는 무관심은 한국불교의 미래를 생각하면 실로 아찔한 경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거시적으로 말할 것도 없이 실제로 불자가정에서 자녀를 보낼 유치원이 없어서 교회가 운영하는 유치원에 보내는 경우가 흔히 있다. 이 경우 부모의 마음은 착잡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아이들이 집에 와서 밥을 먹을 때, 감사의 기도를 올리는 모습을 보게 되면 정말로 큰일 났지 싶을 때가 많다. 그때마다 튀어나오는 말이 대개 “도대체 불교는 뭐하는 거야. 절에서 유치원 하나 운영하지 않고…”이다.
     
    사실 이런 유의 이야기는 그동안 수도 없이 들어온 것이다. 문제는 이런 문제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다는데 있다. 운이 좋아 어렵게 사찰이나 불자가 운영하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찾아 아이를 입학시켰을 때 드는 안도감이란 경험해본 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것이다. 물론 불교유아시설에 보냈는데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집에 와서 주기도문을 외우고 밥을 먹는 황당한 경험을 한 경우도 왕왕 발생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이런 황당한 경우는 시설은 불교계에서 운영하는데 정작 그곳의 교사는 다른 종교를 믿는 신자인 경우에 발생하곤 한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항의를 하면 교사 대부분 이웃종교인들인 경우가 많아서 불가피하게 생기는 일이라는 해명과 함께 앞으로 주의를 시키겠다는 답변을 듣는 것이 고작이다. 그때마다 빨리 불자교사를 양성해야 한다는 생각이 간절하지만 늘 그때뿐이다.
     
    영유아에 대한 불교계의 관심이 이런 정도인데,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 대학교에 다니는 어린이, 청소년, 청년층에 대한 포교가 잘 될 리 만무하다. 잘 되기를 바란다면 그것이 더 이상한 일이다.
     
    며칠 전, 중앙승가대학교부설 보육교사교육원의 졸업생들이 불교적 마인드를 적용한 영유아 교육 교재·교구를 전시하는 행사에 다녀왔다. 영유아와 어린이 포교에 원력을 갖고 자신의 몸을 돌볼 틈도 없이 온갖 정성과 원력을 다하고 있는 보육교사교육원 원장 자용 스님과의 오랜 인연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를 한 불자보육교사들의 솜씨를 구경하고 관심을 가져주는 것만으로도 그분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몇 안 되는 예비 보육교사들이 밤잠을 설치며 만들었을 교재·교구들을 살펴보며 이 분야도 예외 없이 불교가 이웃종교에 너무나 크게 뒤쳐져 있음을 절감했다. 그래도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공부를 하고 연구를 하는 분들이 있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참으로 영유아 포교의 앞날이, 나아가 한국불교의 앞날이 막막하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약 100여개에 달하는 보육교사교육원이 개설되어 일선에서 영유아 교육을 담당하는 어린이집 교사와 방과 후 학교의 교사를 배출하고 있다. 그런데 100여개에 이르는 교육원의 거의 대부분이 교회에서 설립해 운영하거나 아니면 기독교 관련 대학의 부설기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서 배출되는 교사들은 당연히 기독교의 교육관에 의해 양성되고 있다.
     
    불교계에서 운영하는 보육교사교육원은 유일하게 중앙승가대학교 부설 보육교사교육원 한 곳 뿐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언필칭 2천만 불자를 운운하는 불교계가 하나밖에 없는 보육교사교육원의 입학정원을 채우지 못해 해마다 전전긍긍한다는 점이다. 정원을 채우기는커녕 교육원 인가취소를 면할 최소한의 인원을 확보하기 위해 자용 스님 등 교육원 관계자들이 이리저리 큰절을 찾아다니고, 아는 스님들에게 애원을 하는 모습을 벌써 십 년 이상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그런 와중에 심신이 지쳐 병을 얻은 원장 자용스님을 보며 마음이 아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어떨 때는 ‘안 되는 것을 어떻게 하겠느냐’며 ‘이제 이 정도에서 그만두시라’고 권했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때마다 “하나 밖에 없는 불교계 보육교사교육원마저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해 폐원하게 된다면 도무지 말이 되느냐”며 몸과 마음을 추스르곤 하는 스님을 보며 안타까움과 부끄러움을 동시에 느끼곤 했다.
     
    이달 칼럼에서 중앙승가대 보육교사교육원의 딱한 사정을 언급하는 것은 한국불교가 생각처럼 발전하지 못하고, 잘못되어 가는 것이 반드시 종단이나 스님들의 책임만은 아니라는 것을 힘주어 말하고 싶어서다.
     
    이천만이나 된다는 불자들의 거의 대부분이 불교계에 이런저런 문제가 있다는 갖가지 불평을 늘어놓을지언정, 자신이나 또는 자녀를 이런 보육교사교육원에 보내 영유아 포교에 기여하도록 하겠다는 마음을 내지 않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우리는 이런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웃 종교는 100개에 가까운 보육교사교육원을 운영하며 어린이집이나 방과 후 교육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선교에 나서고 있는데, 둘도 아닌 오직 하나밖에 없는 보육교사교육원을 해마다 폐원 위기에 내몰리도록 방치하고 있는 불교계와 불자들이 도대체 누구를 원망하고 탓할 것인가.
     
    조계종 총무원이 어떻고, 종단에 힘 있는 스님들이 뭐가 잘못 되었는지 따지기 이전에 먼저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이 바른 자세가 아닐까 한다. 혹자는 이 또한 종단이나 스님들이 적극적으로 권하지 않아서라고 말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제는 종단이나 스님들만 바라보고 있을 시기는 아니다. 그런 시기는 지나갔으며, 종단이나 스님들이 문제를 해결해 주지도 않는다.
     
    한국의 재가불자들은 이제 시야를 좀 넓게 가질 필요가 있다. 크고 작은 수없이 많은 담마 커뮤니티들을 중심으로 활성화 되고 있는 유럽 불교의 흐름, 스님이 없는 ‘無승가 불교’가 정착하고 있는 미국 불교의 모습, 기존의 사찰이 죽은 자를 위한 장의불교로 전락하자 재가불자들이 스스로 창가학회나 영우회, 입정교성회 등 수백만에서 일천만이 넘는 회원을 거느린 신행단체를 조직해 법회와 수행을 해나가는 일본불교의 현재를 돌아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어쩌면 이웃나라의 불교를 바라보기 이전에, 지금 당장 우리 곁에서 존경받는 스승을 지도자로 모시고 기존의 어떤 종단보다도 왕성하고 힘 있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정토회(지도법사 법륜스님) 같은 곳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관람료를 거둬들이는 지정문화재가 없어도, 수시로 정부의 고위관료들을 만나지 않아도 정토회가 벌이는 활동은 우리 사회 곳곳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불교계가 갖고 있는 문제의 원인을 종단의 그릇된 시스템이나, 잘못된 행보를 하는 중진스님들에게서 찾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지금 우리 불자들이 어떤 행동을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훌륭한 스승을 찾아 가르침을 배우고 적극적으로 불교발전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서는 것이 더 중요하고 효과적이다.
     
    불자들이 더 이상 ‘평만이’(불평불만을 일삼는 이들을 지칭하는 속어)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종단을 바꾸고, 스님들을 바꿔서 무엇을 이루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지금 이 자리에서 실천 가능한 올바른 길을 가는 원력을 세우는 것이 더 빠른 길임을 인식해야 한다.
     
    힘을 다른 곳에 쏟지 말고, 이제부터는 합심해서 이른 시일 내에 명진스님이 최근 주창한 바 있는 1만 회원을 확보하는데 우선 힘을 모으기 바란다. 또한 앞서 자세히 소개한 불교계에 하나 밖에 없는 중앙승가대학교 보육교사교육원에도 시간을 내어 입학을 하거나 주위에 입학을 권해서 정원이 넘쳐 인원을 제한하는 광경이 한 번이라도 연출되었으면 좋겠다.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려있다고 부처님께서는 가르치셨다. 그 가르침을 단지불회의 불자님들께서 솔선하시기를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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