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구실로 의료기 규제 완화 압박

삼성전자가 정부의 의료산업 규제 완화를 통해 IT융합의료기기 사업 분야에서 27조 이상의 매출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 사실이 확인됐다.15-1

뉴스타파 취재진이 입수한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의료기기 규제 개선 요청”이라는 제목의 삼성전자 대외비 문건은 정부가 IT의료기기 규제를 완화한다면 당사, 즉 삼성전자는 27조 4천억원의 매출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삼성전자는 ‘대외비(Confidential)’로 분류한 이 문건에서 매출액 27조 4천억 원은 ‘당사의 마켓팅 조사 결과’라고 적시하고 있어 이 매출 예측치가 삼성전자가 실시한 시장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15-2

이 문건은 삼성전자가 최근 식약처에 갤럭시 S5를 의료기기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함께 제출한 것이다. 뉴스타파는 김용익 의원실(보건복지위)을 통해 이 문건을 입수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삼성전자 측에 27조 4천억원이라는 액수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산정된 것인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측은 정부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대답할 수 없다며 확인 요청을 거부했다.15-3

중소 의료기기 제조업계는 그 동안 단순한 심박계 측정 기기의 경우 의료법상의 의료기기에서 제외해 줄 것을 꾸준히 요구했으나 식약처는 이를 줄곧 거절해 왔다. 그러나 최근 삼성전자가 심박계 기능이 장착된 갤럭시 S5의 출시를 앞두고 심박계를 의료기기에서 제외해 줄 것을 요청하자 황급히 이를 받아들여 관련 규정을 개정, 고시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갤럭시 S5 ‘의료기기’제외…”삼성전자 특혜” 논란(한겨레신문)

서강대 서복경 연구교수는 정부가 중소기업의 규제 완화 요구는 수년 동안 외면하다가 관련 제품을 개발한 삼성전자의 규제 완화 요구는 바로 들어 준 것은 특정 대기업에게만 사실상의 특혜를 줘서 시장 질서를 교란시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15-4

박근혜 대통령은 그 동안 창조경제가 주로 중소기업을 위한 경제정책인 것처럼 주장해 왔다. 하지만 창조경제를 명분으로 내세운 삼성전자의 규제 완화 요구를 즉각 들어줌으로써 창조경제가 삼성과 같은 대기업에 특혜를 주기 위한 구실로 작용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최경영
뉴스타파 팀장.2013년 3월 KBS를 사직하고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와 뉴스타파 설립에 참여.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1995년 12월에 KBS에 입사했고 이후 주로 시사 보도 프로그램을 맡아 활동하였다. 탐사보도팀, 미디어포커스, 특별기획 한국사회를 말한다 등에 참여하였는데, 기자와 PD 영역에서 활동했다. 이달의 기자상 6회, 삼성언론상,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 등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