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극

음악의 도시 비엔나와 오페라 이야기

Wolf, Hugh (볼프) [1860-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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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이야기/작곡가별 오페라 2

2007. 5. 21.

코레기도르 


타이틀: Der Coregidor (The Magistrate: The Governor). 도지사, 총독, 또는 지방판사를 말한다. 전4막의 비극. 아름다운 예술가곡을 작곡한 볼프의 유일한 오페라. 대본은 페드로 드 알라콘(Pedro de Alarcon)의 소설 El sombrero de tres picos(삼각모자)를 기본으로 로자 마이레더(Rosa Meyreder)가 썼다.

초연: 1896년 독일 만하임 국립극장

주요배역: 프라스퀴타(티오 루카스의 아내), 티오 루카스(프라스퀴타의 남편), 코레기도르, 돈 유제니오(지방판사), 레펠라(돈 유제니오의 하인)

음악 하이라이트: 프라스퀴타의 노래

베스트 아리아: Herz, verzage nicht geschwind(T)

사전지식: 볼프의 유일한 오페라인 이 작품은 초기에 비엔나와 베를린에서 공연이 거부되었다. 아마 정부 공권에 대한 비판적 소재가 문제였던 것 같았다. 아무튼 만하임에서의 초연이후 선반에 놓여있던 코레기도르의 악보가 다시 빛을 보게 된것은 그로부터 8년후인 1904년 구스타프 말러에 의해서였다. 하지만 말러는 볼프의 원래 악보에 많은 손질을 하고나서 무대에 올려졌다. 서곡과 간주곡은 연주회 레퍼터리로 자주 등장한다.


줄거리: 물방앗간집 주인 티오 루카스(Tio Lucas)는 아름다운 아내 프라스퀴타와 행복하게 살고 있다. 남편 티오에 대한 아내 프라스퀴타의 사랑은 너무나 진실되고 헌신적이어서 많은 사람의 존경과 부러움이 되고 있다. 티오는 아내가 너무나 헌신적으로 자기를 사랑하므로 저러다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설 지경이다. 못난 티오는 아내 프라스퀴타가 다른 사람에게도 헌신적일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질투심으로 속이 상할 지경이 된다. 그 즈음에 지방판사가 아름다운 프라스퀴타에게 눈독을 들인다. 프라스퀴타는 그런 지방판사를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지방판사는 권세있는 사람이다. 티오는 지방판사가  프라스퀴타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것을 알고는 프라스퀴타에게 자기 조카의 취직을 부탁하라고 하지만 프라스퀴타는 그런 부탁을 어떻게 하느냐면서 내키지 않아한다. 티오는 되도록이면 지방판사의 비위를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 무도회에서 아내 프라스퀴타로 하여금 지방판사와 함께 춤을 추도록 제안한다. 그러나 남편 밖에 모르는 프라스퀴타는 이같은 제안을 거침없이 거절한다. 모욕을 당했다고 생각한 지방판사는 ‘어디 두고 보자!’라고 다짐한다.  


제2막. 복수할 기회는 의외로 빨리 다가온다. 어느날 저녁 티오와 프라스퀴타가 저녁을 마치고 다정하게 앉아 있는데 법원서기가 티오를 체포한다는 영장을 들고 찾아온다. 티오는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고 법원서기를 따라가서 감옥에 수감된다. 지방판사의 지시를 받은 형무소장이 사소한 사건을 트집 잡아 티오를 체포해 온것이다. 집에 남아 있는 프라스퀴타는 너무나 걱정이 되어 안절부절이다. 프라스퀴타는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조용히 노래를 부른다. 볼프의 가곡이다. 그 때 밖에서 ‘사람 살려!’라는 소리가 들린다. 지방판사의 목소리이다. 지방판사는 프라스퀴타가 혼자 있는 것으로 짐작하고 시종과 함께 그녀를 만나러 오다가 헛발을 디뎌 개울에 빠진 것이다. 겨우 헤엄쳐 나온 지방판사는 춥고 떨리기 때문에 체면이고 뭐고 볼것 없이 프라스퀴타에게 제발 집안에 들어가서 몸좀 녹이게 해 달라고 사정한다. 프라스퀴타가 문을 열어주지 않자 지방판사는 티오의 조카를 채용한다는 서류를 보여주면서 이것을 전달하러 왔다고 설명한다. 프라스퀴타는 조금 전에는 술취한 법원서기를 앞장 세워서 남편 티오를 체포해 가더니 이번에는 다른 사람을 시켜서 보내도 좋고 밝은 날 아침에 전해 주어도 좋을 채용장을 지방판사가 직접 들고 온것은 무언가 음모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무리 못마땅한 사람이라고는 하지만 물에 빠져 추위에 떨고 있는 사람을 모른채 하는 것은 나중에 욕먹을 일이라고 생각하여 지방판사를 집안으로 들어오도록 한다. 더구나 시종까지 함께 있으므로 어느정도 마음을 놓은 것이다. 문을 열고 보니 지방판사는 기절해서 쓰러져 있다. 프라스퀴타는 시종에게 지방판사를 집안으로 데려와 난로 앞에서 몸을 녹이도록 하고는 곧 바로 남편 티오가 체포되어있는 감옥으로 발길을 재촉한다. 한편, 시종은 정신을 잃고 쓰러진 지방판사를 티오의 침대에 눕히고 안정을 취하도록 한다.


제3막. 지방판사의 음모라는 것은 눈치챈 티오는 프라스퀴타가 걱정이 되어 감옥에 있는 다른 죄수들의 도움을 받아 감옥을 탈출한다. 캄캄한 밤중이다. 집으로 뛰어가는 티오와 남편이 걱정되어 감옥으로 발길을 재촉하는 프라스퀴타가 길에서 지나치지만 서로 몰라본다. 물방앗간에 돌아온 티오는 문이 활짝 열려있는 것을 보고 무슨 일이 생긴가 싶어 놀란다. 집안에 들어와 보니 탁자위에는 조카의 채용장이 있고 난로 앞에는 지방판사의 옷이 놓여있다. 티오는 불쑥 의심스런 생각이 들었다. 방안에 누가 있는 것 같아 문틈으로 들여다보니 자기 침대에서 지방판사가 정신없이 자고 있는 것이 아닌가? 머리가 확 돌은 티오는 순간적으로 총을 집어들고 쏘려다가 갑자기 다른 생각이 머리에 떠오른다. 지방판사에게도 반반하게 생긴 부인이 있으므로 지방판사의 옷을 입고 그 집에 가서 똑 같이 침대에 눕겠다는 생각이다. 아무튼 기껏 생각한다는 것이 그 꼴이다. 티오는 지방판사의 옷을 꿰어 입고 마을로 간다. 잠시후 지방판사가 깨어난다. 그는 아무리 찾아도 자기 옷이 없자 우선 티오의 옷을 입고 집으로 발길을 옮긴다. 한편 형무소장은 감옥에서 도망간 티오를 잡으러 나섰다가 재수 좋게 길에서 티오를 붙잡는다. 그러나 알고보니 지방판사였다. 시종과 프라스퀴타가 나타나 설명하는 바람에 모든 오해가 풀어졌다. 모두들 ‘이게 무슨 꼴인가?’라고 생각하며 티오를 찾으러 마을로 향한다.


제4막은 내용이 간단하다. 모든 일이 밝혀지자 지방판사는 얼굴을 못 들 정도가 되어 그 이후로부터는 무척 겸손해진다. 티오는 성실하고 헌신적인 아내 프라스퀴타를 공연히 의심했다는 죄목으로 곤장을 맞아야 했지만 프라스퀴타의 청원으로 사면된다. 그 이후로 티오는 프라스퀴타보다 더 성실하고 더 헌신적인 사람이 된다.

 

코레기도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