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극

음악의 도시 비엔나와 오페라 이야기

쿠겔무겔 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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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 이야기/낭만의 프라터

2009. 6. 1.

[쿠겔무겔공화국] Republik Kugelmugel

 

프라터의 한쪽에 자리 잡고 있는 쿠겔무겔 공화국. 주소는 비엔나 2구 안티파쉬스무스플라츠(Antifscismusplatz) 2번지이다.

 

에드빈 립부르거 대통령(?)

 

쿠겔(Kugel)은 대포알과 같은 둥그런 물체를 말하며 무겔(Mugel)은 언덕을 말한다. 쿠겔무겔은 프라터에 있는 초소형 공화국이다. 커다란 공처럼 생긴 저 물건이 공화국이라니 세상에는 별 일이 다 있다. 에드빈 립부르거-쿠겔무겔(Edwin Lipburger-Kugelmugel: 1928년생)라는 비엔나 미술원(Studium an der Akademie der bildenden Kunste in Wien)출신이 설립했다. 그의 이름은 에드빈 립루브커인데 여기에 쿠겔무겔을 덧 붙였다. 그는 1984년 자기의 건물을 쿠겔무겔공화국으로 선포하고 스스로 초대 대통령에 취임하였다. 공인만 받는다면 세계에서 유일한 마이크로 공화국이다. 에드빈 립부르거는1970년대에 비엔나 남쪽 카첼스도르프(Katzelsdorf)에 자기 혼자서 살 목적으로 골프 공과 같은 원형의 집을 세웠다. 건물은 부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상의 단 한 지점을 바탕으로 하고 공중에 건축했다. 얼마후 립부르거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이 건물을 비엔나의 프라터로 옮겼다. 원형 건물의 주변에는 철조망을 둘렀다. 자기의 영토를 보존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둥근 건축물이 땅을 차지하는 면적은 대단히 적다. 도저히 집 한채를 지을수 있는 부지가 아니다. 그러므로 불법 건축이라고 보기에도 어렵다. 립부르거-쿠겔무겔은 1986년에는 쿠겔무겔국립미술관을 오픈했다. 골프공과 같은 집안에 전시장을 마련하고 국립미술관(Staatsgalerie)이라는 명칭을 붙였다. 쿠겔무겔공화국의 국립미술관이라는 뜻에서였다.


쿠겔무겔공화국 국경선을 표시하는 간판과 비엔나 2구 지명 표지판

 

쿠겔무겔공화국의 주소도 스스로 작명했다. 2, Antifaschismusplatz(안티파티스무스플라츠)이다. 주소 앞에 2라고 쓴 것은 아마 비엔나의 제2구인 레오폴드슈타트를 의미하는 것 같다. 안티파치스무스플라츠는 반파치슴광장이라는 의미이다. 실제로 광장 형태의 광장은 보이지 않는다. 2008년 현재 서류상 등록된 쿠겔무겔의 백성은 389명이다. 호기심으로 쿠겔무겔공화국의 시민이 되겠다고 나선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비엔나 시민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므로 말하자면 2중국적자들이다. 쿠겔무겔공화국의 자칭 대통령인 에드빈 립부르거는 쿠겔무겔공화국이 독립국가이므로 오스트리아 정부에 단 한푼의 세금도 낼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그리고 자체 우표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립부르거를 개인우표 발행죄로 종신형에 처했다. 오로지 오스트리아 대통령만이 그를 종신형에서 구할수 있다. 과연, 그는 오스트리아 대통령의 사면을 받아 종신형이 없었던 일로 되었다. 립부르거는 오스트리아 당국으로부터 관광산업을 더욱 진흥시켜 달라는 당부를 받았다. 하지만 세금은 내야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현재 쿠겔무겔공화국을 보기위해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세상엔 별 사람들이 다 있다.

 

쿠겔무겔 공화국 전경. 구형이기 때문에 따지고 보면 영토를 아주 조금만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공간이다.

 

이밖에 프라터의 자랑은 천체우주관람관인 플라네타리음(Planetarium)이다. 최고의 음향시설을 갖춘 곳이다. 플라네타리움(천문우주 영화관)에서는 수퍼노바(Supernova)의 생성에서부터 일식, 월식에 이르기까지 우주의 신비가 초대형 화면에 장엄한 음악과 함께 펼쳐진다. 비엔나는 이 플래너타리움을 세계최고라고 자부하고있다. 주말과 공휴일에 오후 3부터 5까지 관람할수있다. 주일아침 9시반부터는 어린이를 위한 특별쇼가 준비되어있다. 프라터는 비엔나 시민들이 사랑하는 장소이다. 젊은 남녀가 연애하는 곳이며 낭만과 향수가 깃들여 있는 곳이다. 1960년대의 영화로 마이엘링(Meyerling)이라는 것이 있었다. 오스트리아 제국의 루돌프 황태자와 마리아 베체라(Maria Vetsera)라는 젊은 아가씨와의 비운의 로맨스를 그린 영화이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곳도 부르스텔프라터에서였다.

 

공화국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