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국의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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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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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1. 23.

참살이

박종국


매일처럼 아파트 우편함에 각종 먹을거리 광고지가 가득합니다. 수없이 많은 음식점들이 새로 생겼다가 문을 닫고는 또 다른 음식으로 승부수를 던집니다. 대부분이 웰빙 음식들입니다. 배달은 24시간 언제나 총알처럼 된답니다. 하물며 병실까지 배달됩니다. 손 까딱하지 않고 원하는 음식을 대령시킬 수 있는 세상이 좋다만, 아파트마다 음식물쓰레기통은 넘쳐납니다.


요즘 도시는 가히 패스트푸드시스템에 볼모로 붙잡혀 있다고 생각됩니다. 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놀랍게도 서울시내 주요 패스트푸드 매장이 수백 곳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것도 젊은 세대들이 줄잡아 복작대는 강남, 서초, 종로, 중구에 집중되어 있고, 심지어 대학병원에도 입점 되어 있습니다.


근래 들어 언론매체나 각종 상품에 ‘웰빙’이란 단어가 넘쳐납니다. 그러나 ‘웰빙(well-being)’이란 용어 자체는 신조어가 아닙니다. 원래 웰빙은 행복 ․ 안녕 ․ 복지 등의 뜻을 가진 영어 단어이며, 우리 식으로 얘기하면 ‘잘 먹고 잘 사는 것’ 쯤으로 보편적 가치일 분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웰빙족’이 국내 여성 잡지에 소개되면서 ‘웰빙’은 그 본래의 사전적인 의미를 벗어나 새로운 문화나 경향을 지칭하는 용어로 등장했습니다. 문제는 여기에 상업주의가 재빠르게 편승하여 웰빙 요가 ․ 웰빙 헬스 ․ 웰빙 와인 ․ 웰빙 하우스 ․ 웰빙 가전 ․ 웰빙 투어, 심지어 웰빙 스타일 ․ 웰빙 돼지고기 등 이제는 웰빙이 들어가지 않은 곳이 없을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저 웰빙을 좋아하는 것이 좋은 게 아닙니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의 웰빙은 그냥 흘러들어 온 하나의 증후군(신드롬)으로서의 색깔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더 나은 물질적 ․ 육체적 ․ 정신적 삶을 추구하는 것이야 개인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그렇지만, 이처럼 웰빙이 상업주의와 결합하면서 호들갑스럽게 번지는 것은 가진 자들의 천박한 자연주의가 아니냐는 냉소도 불거지고 있습니다.


또한 그것이 일부 계층의 전유물로 고급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하고, 비싼 유기농 채소를 고집하며, 일류 레스토랑에서 몸에 좋은 음식을 골라 먹는 것으로 치부되어 버렸습니다. 더구나 기업체가 지나친 상술을 발휘해 소비자를 둘로 가르며 구매 심리를 자극하거나 언론매체가 이를 확대재생산하는 일은 계층적 위화감을 조장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날마다 1㎏정도의 음식물을 먹어야 삽니다. 그러나 굳이 먹는 것에 딴청을 부리지 않아도 됩니다. 그렇게 값비싼 음식이 아니더라도 깨끗이 씻은 채소와 된장찌개만으로도 하루의 활력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날마다 주변 공원을 산책하고, 주말에 근처 산이나 강으로 가 맑은 공기를 마시는 것만 해도 충분합니다. 좋은 음식을 먹고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면 자연스레 몸도 좋아지고 마음도 편안해지게 됩니다. 나아가 이웃과 자연을 배려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게 진정한 웰빙의 삶입니다.        


웰빙은 거창하거나 지나친 의미가 아닙니다. 모두가 건강과 여유로움을 추구하는 ‘참살이’입니다.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휴식이면 그 속에서 심신의 건강을 다 얻을 수 있습니다. ‘잘 산다’는 진정한 의미는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모든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새롭게 깨우치는 데 있습니다. 그렇기에 참다운 웰빙은 마음의 순화에서부터, 의식의 전환에서부터 시작되어야합니다. 더불어 우리 생활과 정서에 어울리는 참다운 삶의 생활방식으로 자리잡아야합니다. 2010.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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