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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0. 10.
자반 고등어 정상열 서방이 입맛 없다고 노래 불러도 눈도 깜짝 않던 마누라 아들놈이 젓가락으로 밥알을 까불어대자 쪼르르 쥐방울처럼 달려간 어물전 물 좋은 고등어 한손 들고 득달같이 달려온 저녁 짠물에서 활개 치던 놈 아니랄까 배를 까뒤집고도 모자라 소금 한줌 거하게 숨을 죽이는데도 능청스런 표정 남자가 뭐 그리 쫀쫀하게 시리 비아냥대는 눈초리로 염장 지르는 아 저걸, 저걸 확 물어 뜯고 싶다 엄동嚴冬에 얼마나 떨었는지 지글지글 끓고 있는 불판위에서 벌떡 벌떡 일어설 만도 한데, 깡다구 하나로 버티는 바다의 근성 가슴팍에서 등짝으로 뒤척이는 여유로운 모습에서 여태 발발거린 내 삶이 얼마나 조급했는지 돌아보는 시간 고소한 향내가 눅눅한 후각을 곤두세우자 노릿 노릿하게 구워진 살점 하나 발라 아들 입으로 쏙 들어가고 어두일미魚頭一味라나, 뭐라나 대가리 하나 뚝 떼어 주며 하는 언사라고는 “맛있는 건 당신이 잡숴요” 봄바람 스치는 소리 나도 고놈의 살점 발라 먹고 싶은데, 목구멍까지 기어오른 읍소에도 숨을 죽인 고렇게 맛있다는 대가리 우적우적 씹어보는 늙은 이빨 사이로 바다의 유물이 된 뼈다귀 하나가 출렁이는 파도를 잘근 잘근 깨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