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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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시

2020. 10. 19.

 
    억새꽃 /八峯 산기슭을 타고 올라가면 갈바람 한 점 숨죽이는 곳 흰 머리칼 성성하게 세월을 엮는 아버지 너무 오래 누워 계셨는지 등이 갑갑하셨나 보다 스치는 바람소리에 귀를 쫑긋 세우고 산새가 읊어대는 푸념에 애간장이 타는 을씨년스럽게 흩날리는 그림자에 몸을 의지하고 있었네. 눈에 밟히는 자식들 얼굴 아득하게 보고픈 날 왜 없을까만 그 사무치는 부정父情에 가슴을 쥐어뜯던 눈발같이 휘몰아치는 그리움이야 말해 무엇 하리 적막함으로 볼씬 배를 채운 산야山野에 흐드러진 것이라곤 눈물뿐인데 정처 없이 떠도는 늦가을의 미련에 아픈 서리는 내리고 언제나 무탈하기만 기도하는 마음 알기나 하는지 모두 제 잘나서 이만큼 왔다고 철딱서니 없는 환상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날들도 구름처럼 흘러가는 것을 가다 보면 바람 불고, 비 그치면 흰 눈 내릴 것을 세상에 언제나 머무를 자유는 없다 계절이 변치 않는다면 나도 따라 억새가 되겠지 근심 걱정 마를 날 없는 흰 머리칼 아픈 바람을 부여잡고 통곡하는 수심愁心 잠들 때까지 슬픈 가을이 눈물 흘린다 할지언정 가냘픈 고개를 가로 젓고 있을 것이네
      추천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