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산처럼/설악산

향곡[鄕谷] 2019. 10. 26. 11:31


설악산 43


내설악 단풍바다 (2019 가을)

소청산장-봉정암-오세암-만경대-영시암-백담사 (2019.10.23)

이동 거리 17.8㎞. 소요 시간 : 8시간반





만경대에서 보는 오세암 (2019.10.23)




일상의 길이 끝나는 데서 산행은 시작한다. 산행을 하는 사람은 변화를 준다. 그것은 다른

길에서 새롭게 만날 경험과 호기심 때문이다. 이번 하산길은 몇번 다니기는 했지만 오세암

가는 길에 만경대를 추가하였다. 수렴동계곡으로 바로 내려서는 길보다는 길고, 초반은 습한

곳이다. 용아장성능선을 올려다 보고 가야동계곡으로 빠져들며 내려서는 이곳은 별천지다.

봉정암 사리탑에서 내리막길을 다 내려서면 단풍이 보이기 시작한다. 단풍은 양달에서 곱다.

서북능선에서 단풍을 못 만난 아쉬움이 있었는데, 먼길 갔다가 반가운 길손을 만난 듯하다.  


계곡은 그지없이 신비롭고 아름답다. 원시 수림들로 깊고 그윽하다. 외설악이 장엄하고 우람

하다면, 이곳은 푸근하고 부드럽다. 오세암에서 공양을 하였다. 만해 한용운은 1896년 머슴(負木)

으로 오세암에 들어왔다가 9년 뒤 백담사에서 출가하였다. 만해가 '오세암'시에서 말한대로

구름과 물 있으니 이웃 할만한 곳이다. 김시습은 이곳에 머물며 세조의 왕조 찬탈의 분을 삭혔고,

노산 이은상시인은 이곳 주지스님이 '산은 높대도 낮대도 언제나 제 높이다'라고 한 말에서

영감을 얻어, 사람은 남이 헐뜯든 추켜세우든 그대로라고 하였다. 조선 숙종 때 학자 김창흡도

'영원히 떠난다'는 뜻을 가진 영시암(永矢庵)을 짓고서 머물렀다. 각기 설악에 머무르며 마음을

구하였던 것이다.


노산 이은상이 이곳 주지스님과 올라 영감을 얻었던 만경대에 올랐다. 내설악의 조망대가 이곳

이다. 호쾌하다. 이 길을 지날라치면 만경대에는 반드시 올라가볼 일이다. 대청봉과 대청봉에서

내려오는 공룡능선 끄트머리 나한봉이 눈 앞에 우뚝하고, 앞으로는 가야동계곡 너머 용아장성이

이곳에서 몸을 낮추고 있다. 이 깊고 깊은 계곡에서 백담계곡까지 단풍바다에 흠뻑 빠져서 갔다.

설악팔경의 하나인 붉은 단풍바다(홍해황엽·紅海黃葉) 속을 걸었다. 속속들이 들어와야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곳이 이곳 산길이다.





봉정암 사리탑에서 보는 용아장성릉(좌)과 공룡능선(우)




봉정암 사리탑에서 보는 용아장성














만경대에서 는 오세암 




만경대에서 보는 용아장성릉




오세암을 사진에 담는 작가




멀리 대청봉에서 내려오는 능선이 우람하다






백담계곡 단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