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향기/숲향 이야기

향곡[鄕谷] 2020. 4. 23. 11:39





벚나무 잎에 꿀샘




남한산성에 오르다 보면 벚나무가 많다.  4월 중순이 되어 벚꽃잎이 눈처럼 흩어지며 떨어지더니

4월 중순이 지나고 비가 내리자 꽃잎은 다 떨어지고 말았다. 올벚나무는 꽃이 잎보다 미리 피어

그렇다고 치더라도 꽃과 잎이 같이 나는 산벚나무도 벌써 꽃이 거의 졌다.  벚꽃은 한꺼번에 꽃을

피우고 한꺼번에 떨어지며, 무궁화는 조금씩 꽃을 피우고 천천히 진다. 한꺼번에 꽃을 피우는 것은

잎이 나기 전에 곤충을 모두 불러들여 꽃가루받이를 하기 위해서고, 무궁화처럼 조금씩 꽃을 피우는

것은 꽃가루받이를 최대한 많이 하려는 꽃의 전략이다.


벚꽃이 지니 잎사귀가 늘어났다. 여린 잎이 보들보들하다. 바로 밑에 자라는 꼭두서니는 애벌레의

공격을 받아 잎사귀가 없어진 것이 있는데, 벚나무는 잎에 꿀샘을 만들어 대비를 한다. 잎자루 윗쪽에

좁쌀만한 돌기가 꿀샘인데, 잎에 꿀샘을 만드니 기발나다. 한자로는 밀선(蜜腺)이다. 풀어서 쓰면

꿀샘이란 뜻이다. 꿀샘을 살살 건드리면 당액이 나오는데, 개미는 그것을 먹는 대신 애벌레들이 오는

것을 막아준다. 연한 벚나무 잎은 애벌레들이 좋아하는 먹이다. 그래서 벚나무는 꿀샘에 당액을 저장

하여 제공하고 개미를 든든한 파수꾼으로 삼는다. 꿀샘은 백당나무 잎에도 있고, 복사나무 잎에도 있다.

크기는 각기 벚나무 보다 작다. 또한 새들은 벚나무 열매인 버찌로 배를 불리고 종자의 이동을 돕는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고, 자연에는 이렇게 공존하며 사는 무리가 많다.

 

숲길을 천천히 걸었다. 산길에 나무는 벌써 꽃이 지고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산 초입에 살구나무와

매화나무 열매가 하루가 다르게 굵어졌다. 벚나무는 팥알만한 작은 열매가 생겼고, 복사나무는 아직

열매가 나오진 않았다. 청설모는 한참이나 신갈나무 위에서 무얼 찾으며 먹는다. 천천히 걸으면

보이기 시작하고 들리기 시작한다. 천천히 걸으니 숲의 모습을 더 잘 볼 수 있고,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며 내는 작은 소리도 들린다. 사는 것도 천천히 걸으면 더 잘 보일 것 같다.

 








벚나무 꿀샘 (2020.4.15)





백당나무 꿀샘 (2020.4.22)





  복사나무 꿀샘(2020.4.22)




무심히 지나쳤어요.
꿀샘을 잘 살펴 봐야겠습니다. ^^
며칠 뒤 귀룽나무도 보니 잎에 꿀샘이 제법 크더라고요
백당나무에도 있는지 몰랐어요~^^
우리는 모르는 것이 더 많지요.
저도 그래서 살펴보고 다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