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섬으로 간다/섬 이야기

향곡[鄕谷] 2020. 5. 14. 19:56


보령 외연도 ② 상록수림으로 푸른 섬

충남 보령시 오천면 외연도리 (2020.5.7)





망재산에서 보는 외연도 마을과 봉화산. 중간이 당산이다 



바람에 창문이 덜거덕거려 눈을 뜨니 아직도 달이 중천에 걸려 있는 새벽이다. 내친김에 일출도 보고

한시간반 정도 걸리는 노랑배둘레길을 걸으려 일찍 나섰다. 노랑배는 노란색 암벽이 해안절벽을 이루는

곳인데, 마치 큰 배에 앞머리 같다고 하여 붙은 지명이다. 늘 뜨는 해이지만 산이나 섬에서 보는 해는

신선하다. 노랑배 자락에서 산길을 올라가면 동백나무군락지이다. 중간에 해막(解幕)터가 있다. 임신한

여성이나 해거리 여성들이 당제(堂祭)를 지내는 기간에 안심하고 머물기 위한 곳이었다. 서덜길을 걷는

곳이 짧게 있으나 대체로 길은 순하고 걸을만하다. 


아침 식사 후 돌삭금-망재산-당산으로 가려 길을 나섰다. 오늘은 조석간만의 차로 오전 배가 들어오지

않았다. 오전에 뭍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이 없으니 섬은 더 조용하다. 초등학교는 유치원생을 포함하여

5명인데 교문 앞에 미역을 말릴 정도로 학교 앞길도 내집이요 모두가 한식구였다. 돌삭금과 누적금은 

몽돌해변으로 물이 보일 정도로 맑다. 외연도는 모래해변은 없다. 돌삭금에서는 야영을 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망재산(171m)은 방파제가 있는 방향에서 올라갔다. 상산나무 향이 숲을 채우고, 후박나무와

소사나무가 있고, 산길에는 섬노루귀 군락이 있다. 길이 험하다던 망재산은 오르내리기 어려운 곳은

없었고, 산은 마을 안쪽을 다 볼 수 있는 위치였다. 내려오는 길은 산을 넘어서 돌아왔다. 뒷쪽 산길은

소사나무가 있는 길을 구불구불 내려가면 바다로 내려갈 듯하여 호기심이 생기게 한다. 


산 아래로 내려오니 모여 있던 새들이 흩어지며 길을 열어준다. 당산(73m)으로 올라갔다. 당산에는

동백나무,후박나무,팽나무와 여러 상록나무 군락이 자리잡았다. 서기전 202년 제(齊)나라 장수 전횡이

한(漢)나라에 쫒겨서 외연도에 들어왔는데, 한나라에서 항복을 요구하자 섬사람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낙양(洛陽)으로 들어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얘기가 전한다. 그 뒤로 이곳 사람들이 사당을 세우고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당산에 사당이 있으니 오랫동안 산에 있는 나무를 건드리지 않아 울창한 삼림이

생겼다. 후세에 천연기념물이 된 것은 그런 연유가 있었다. 나무들이 우람하다. 우람한 나무는 가만

있어도 그 무게가 지니는 품격이 있다. 사람도 그러할 것이다. 이것이 침묵이 지닌 힘이다. 대자연은

신의 책이다. 그 거대한 책을 한몫에 다 읽을 수는 없다. 오늘 조금 읽고서 품에 넣어서 돌아왔다. 


  

교통편 (올 때)

외연도 (16:40)  쾌속선(180인승) 이용-대천항연안여객선터미널 (18:50) : 원래 16:00 출항 배였다.

대천항 - 대천역 : 택시 이용 (8.5㎞)

대천역 (19:30) 무궁화 열차 이용 - 용산역 (22:05)


이동 경로

① 노랑배둘레길 : 마을-노랑배-해막-마을 (1시간40분)

② 마을-이정표-돌삭금-누적금-고라금-발전소-망재산-고래조지-발전소-당산-학교-마을 (3시간 30분)





외연도 일출




동백나무




박쥐나무




단풍박쥐나무




명금해변




큰명금




작은명금 / 돌삭금에서




상투바위 / 누적금에서




망재산




망재산에서 내려다 보는 마을과 봉화산




소사나무






팽나무




팽나무





외연초등학교




외연도항에서 보는 봉화산




외연도항으로 들어오는 쾌속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