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산처럼/경상 전라 산

향곡[鄕谷] 2006. 11. 12. 11:32

갓바위 오르는 발길

팔공산(八公山.1192.9m) / 대구 (2006.11.11)

수태골-동봉-염불봉-신령재-관봉-갓바위-선본사-대한리 (6시간 15분)

 

 

팔공산 하면 갓바위를 떠 올린다. 갓바위는 팔공산의 상징이다.

팔공산은 절집과 불교유적지로 가득한 산이다.

간판격인 동화사는 대표사찰이고,

원통전 수미단이 빼어난 파계사.

초조대장경을 보관했다던 부인사.

추사 글씨에 취할 수 있는 은해사. 

절집 단장 분위기에 젖을 수 있는 백홍암.

 

원효가 이 산자락에서 태어났고,의상대사,진표,의천,사명대사가 있고,

왕건을 도운 신숭겸 등 숱한 장수들의 숨결이 숨어있는 곳이다.

팔공산 이름도 싸운 장수들 숫자라 하기도 하고,

수도하던 고승이 많았다거나, 여덟 고을에 둘러쌓인 산이다 등

설왕설래 얘기는 많으나 정설을 구하기 힘들다.

 

넓은 품새 만큼 많은 역사를 간직한 산.

짧은 산행으로 역사의 숨결을 어찌 다 느낄 수 있겠는가?

오늘은 답사가 아니고 산행이기에 유적을 볼 생각을 못했다.

 

대구쪽이 내팔공이고 바깥쪽이 외팔공이라 한다는데,

대구,군위,영천,경산으로 둘러 쌓여 산자락이 엄청 넓다.

하기사 가산 쪽에서 갓바위까지 13시간은 걸릴 거리이다.

수태골로 들어선 산길은 호젓하다.

동봉과 서봉에 둘러싸인 팔공산은 넓은 산자락 만큼이나 늠름하다.

 

갈 길이 길었다.

발길을 재촉하여 염불봉 인봉 관봉을 거쳐 갓바위에 다달았다.

갓 모양 판석을 쓰고 있어 갓바위인 석조여래좌상은 의뭉하다.

1300여년을 입 다물고 미동도 않고 머리를 조아리는 중생들을

맞이하고 있다.  머리를 조아리고 복을 비는 중생 마음을 모두

받아들일 정도로 마음이 넓다. 

 

산자락이 넓다고 또 느낀 것은 방향을 잘못 잡아 길을 잃어

그만 갓바위뒷길로 빠져 버렸다. 날은 어두어져 몇몇이서

저녁을 먹으며 또 다른 일행이 차로 올 때까지 기다렸었다.

대신에 경산쪽 아름다운 단풍길을 감상하는 기쁨을 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