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정비석) 연재

홍반장 2020. 9. 19. 11:33
제목 없음

삼국지(三國志) (69)

 

여포의 대패(大敗)

장사는 꼼짝없이 죽는 줄로 알았다가, 조조가 결박을 손수 풀어주자  감격하며,
"나는 초현에서 농사를 짓고 사는 허저(許楮)라는 사람인데, 자는 중강(仲康)입니다. 이곳엔

황건적의 등쌀이 하도 심하기로, 마음 놓고 농사를 지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마을 노인

들과 어린애들을 데리고 산 속으로 들어가 토성을 쌓고 놈들에게 대항하고 있었습니다."

조조가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물었다.
"그러니까 황건적이 침범해 오지 않습디까?"
"천만에요 ! 한번은 황건적이 천 명씩이나 몰려와서 우리는 돌을 모아다 놓고, 덤비는 놈들을

모조리 돌로 때려 쫒았죠."

"음 ... 황건적들을 돌로 쳐부쉈다..... 대단한 일이요."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식량이 떨어졌기로 황건적에게 소 두마리를 주고 쌀을

바꿨는데 밤중에 소가 우리한테 도망을 왔습니다 . 그래서 내가 끌려가지 않으려는 소 두마리

를 한 손에 한 마리씩 고삐를 움켜잡고 뒷걸음을 쳐서 그들에게 돌려 주었더니, 그 다음부터

는 그 소문이 퍼진 탓인지 도둑의 무리들이 우리에게 얼씬도 하지 않게 되었지요."

"허...., 사실 알고 보면, 나도 허중강이란 이름을 들은 지는 오래되었네. 어떤가 ? 이왕 이렇

게 되었으니, 내 밑으로 들어와 천하의 도적들을 물리칠 생각은 없는가 ?"
"고마운 말씀입니다. 사실 황건적도 궤멸되어 이제 제 역활도 끝난 것 같습니다. 게다가 제가

함부로 날뛰어 목베임을 당해도 마땅할 것인데 저를 부하로 삼으시겠다니, 기꺼이 힘이되어

드리겠습니다."

허저는 기쁜 얼굴로 대답한다.
조조 또한 크게 기뻐하며, 
"됐다 ! 오늘은 싸움도 이긴데다가 훌륭한 장수까지 얻었으니 잔치를 크게 벌이도록 하자 !"

조조는 즉석에서 허저에게 도위(都尉)라는 벼슬을 내리고, 그가 사로잡은 황건적 두목 황소와

하의의 목을 베었다. 이로써 여남(汝南)과 영주(潁州)지방에서 득세하던 도둑의 무리가 자취

를 감추게 되었고 그들이 약탈한 재물로 조조군은 당장의 곤궁을 면할 수가 있었다.

그 무렵에, 들려온 소식에 의하면 조조의 본거지였던 연주성은 여포의 부하인 설란(薛蘭)과

이봉(李封)등 두 장수가 지키고 있었는데, 그들은 날마다 술과 계집에 미쳐서 민심을 완전히

잃고 있다는 것이었다.   (음,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연주를 쳐서 회복할 수가 있으리라.)

조조는 그런 직감이 느껴져서, 옛 땅을 찾으려고 군사를 일으켰다.
이봉과 설란은 조조의 군사가 쳐들어오자 크게 놀라며 싸움을 맞받았다.
새로 도위로 임명된 허저가 조조의 은총에 보답하려는 마음에서,

"제가 저 두 장수를 주상께 잡아 바칠까 하옵니다."
하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
조조는 크게 기뻐하며 곧 나가 싸우게 하였다.

그러자 허저는 이봉을 맞아, 불과 두 합만에 그의 머리를 말 아래로 떨어뜨렸다.
설란이 그 모양을 보고 겁을 집어 먹고 달아나자 여건(呂虔)이 쫒아가 목을 후려갈겼다. 그 바

람에 나머지 병졸들은 뿔뿔이 흩어져 도망한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리하여 조조는 그의 본거지인 연주를 간단히 점령해 버렸다. 그리고 내친 김에 여포가 지키

고 있는 복양성마저 공격하기 위하여 군사를 그리로 돌렸다. 여포의 모사 진궁이 그 소식을

듣고,
"우리는 반격할 태세를 완전히 갖추기 전에는 싸우지 않고 성을 지키는 것이 상책일 것입니

다."
하고 여포에게 건의하니,

"어리석은 소리 ! 조조 따위를 겁낼 내가 아니다 !"
하며 한 마디로 진궁의 말을 듣지 않았다.
여포는 조조쯤은 대번에 쳐부수고 빼앗긴 연주마저 되찾을 생각이었던 것이다.

여포는 방천화극을 거뭐 쥐고 말을 달려 싸움터로 나왔다.
"오오 ! 이제야 내가, 가히 더불어 싸울 상대를 만났구나 !"
허저는 여포를 보자 그렇게 외치며 마주 달려 나갔다.

그리하여 여포와 허저가 서로 어울려 이십 합을 싸웠으나, 승부가 나지 않았다.
"아무러한 허저도 여포를 혼자서 이겨내기는 어려우니, 누가 나가서 싸움을 도와라 !"
조조가 명령을 내리자 전위가 달려나가 여포를 협공하였다.

두 사람이 전후에서 공격을 하는데도 여포를 이겨내기가 어려웠다.
그러자 이번에는 하후돈, 하후연, 이전, 악진 까지 네 장수가 싸움터로 달려나갔다.
여섯 명의 맹장들이 여포 하나를 에워싸고 공격하니, 여포도 이제는 위험이 느껴져서 적토마

를 달려 복양성으로 쫒겨갔다.

그리하여 성문 앞에 다달아,
"다리를 내려라. 빨리 성문을 열어라 !"
하고 소리쳤다.

그러자 성벽 위에 늙은이 하나가 나타났다. 얼마 전에 여포를 위해 계교로써 조조에게 큰 패

배를 안겨준 그 지방의 대부호 전씨(全氏)였다. 그는 성벽 위에서 여포를 굽어보며 이렇게 외

치는 것이었다.
"그대는 성에 다시 돌아올 생각을 말라. 어제의 동지는 오늘의 원수. 나는 지금부터 잇속에 따

라 조조 장군을 돕기로 하였다. 하하하 ! ...."

여포는 분노가 치밀었으나 어찌할 수가 없어서 부하들을 거느리고 정도(定陶)로 도망을 쳤다.

성안에 남아 있던 진궁도 그제서야 눈치를 채고, 뒷문으로 달려나와 여포의 뒤를 따랐다.

그리하여 정도까지 쫒겨왔으나, 그곳도 오래 머무를 곳이 못 되었다.


"신세가 딱하게 되었으니, 기주(冀州)의 원소(袁紹)를 찾아가 보는 것이 어떨까 ?"
여포가 진궁에게 물어 보자, 진궁이 고개를 기울인다.
"글쎄올시다. 원소를 찾아가도 별로 신통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진궁은 여포의 인기가 어디서나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급한 마음에 사람을 보내어, 원소의 의향을 알아 보기로 하였다.
원소는 여포의 기별을 받자, 모사(謀士) 허유에게 의견을 물었다.

허유가 대답한다.
"여포 따위는 상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는 용맹은 대단할지 몰라도, 천성이 시랑(豺

狼 :승냥이) 같은 인물인지라, 그가 만약 연주를 탈환하고 나면, 그 다음에는 우리 기주를 노

릴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차라리 이번 기회에 조조와 협력하여 여포를 없애 버린다

면 <악의 축>도 뿌리를 뽑을 수 있을 뿐더러, 조조와의 사이는 좋아질 것입니다."

"음 ... 딴은 옳은 말이야 !"
원소는 심복 장수 안량(顔良)에게 군사 오만을 내주면서, 조조와 협력하여 여포를 토벌하게

하였다.
이에 여포는 크게 낙담하였다.

"늑대를 피하려다 곰까지 불러 들였으니, 진궁 ! 어찌하면 좋겠소 ?"
"글세올시다. 마땅히 갈 곳이 없으니, 서주의 유현덕에게 의탁해 보면 어떨까요 ? 그는 인심이

후한 사람인지라, 우리가 사정을 한다면 쫒아내지는 않을 겁니다."

그 말을 들은 여포는 잽싸게 말머리를 서주로 돌리며,
"그럼 유현덕에게 우리가 직접 가서 사정해 봅시다."
하고 앞장 서서, 서주로 말을 달려가는 것이었다.
            ...

삼국지(三國志) (69) 여포의 대패(大敗)


장사는 꼼짝없이 죽는 줄로 알았다가, 조조가 결박을 손수 풀어주자  감격하며,
"나는 초현에서 농사를 짓고 사는 허저(許楮)라는 사람인데, 자는 중강(仲康)입니다. 이곳엔

황건적의 등쌀이 하도 심하기로, 마음 놓고 농사를 지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마을 노인

들과 어린애들을 데리고 산 속으로 들어가 토성을 쌓고 놈들에게 대항하고 있었습니다."

조조가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물었다.
"그러니까 황건적이 침범해 오지 않습디까?"
"천만에요 ! 한번은 황건적이 천 명씩이나 몰려와서 우리는 돌을 모아다 놓고, 덤비는 놈들을

모조리 돌로 때려 쫒았죠."

"음 ... 황건적들을 돌로 쳐부쉈다..... 대단한 일이요."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식량이 떨어졌기로 황건적에게 소 두마리를 주고 쌀을

바꿨는데 밤중에 소가 우리한테 도망을 왔습니다 . 그래서 내가 끌려가지 않으려는 소 두마리

를 한 손에 한 마리씩 고삐를 움켜잡고 뒷걸음을 쳐서 그들에게 돌려 주었더니, 그 다음부터

는 그 소문이 퍼진 탓인지 도둑의 무리들이 우리에게 얼씬도 하지 않게 되었지요."

"허...., 사실 알고 보면, 나도 허중강이란 이름을 들은 지는 오래되었네. 어떤가 ? 이왕 이렇

게 되었으니, 내 밑으로 들어와 천하의 도적들을 물리칠 생각은 없는가 ?"
"고마운 말씀입니다. 사실 황건적도 궤멸되어 이제 제 역활도 끝난 것 같습니다. 게다가 제가

함부로 날뛰어 목베임을 당해도 마땅할 것인데 저를 부하로 삼으시겠다니, 기꺼이 힘이되어

드리겠습니다."

허저는 기쁜 얼굴로 대답한다.
조조 또한 크게 기뻐하며, 
"됐다 ! 오늘은 싸움도 이긴데다가 훌륭한 장수까지 얻었으니 잔치를 크게 벌이도록 하자 !"

조조는 즉석에서 허저에게 도위(都尉)라는 벼슬을 내리고, 그가 사로잡은 황건적 두목 황소와

하의의 목을 베었다. 이로써 여남(汝南)과 영주(潁州)지방에서 득세하던 도둑의 무리가 자취

를 감추게 되었고 그들이 약탈한 재물로 조조군은 당장의 곤궁을 면할 수가 있었다.

그 무렵에, 들려온 소식에 의하면 조조의 본거지였던 연주성은 여포의 부하인 설란(薛蘭)과

이봉(李封)등 두 장수가 지키고 있었는데, 그들은 날마다 술과 계집에 미쳐서 민심을 완전히

잃고 있다는 것이었다.   (음,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연주를 쳐서 회복할 수가 있으리라.)

조조는 그런 직감이 느껴져서, 옛 땅을 찾으려고 군사를 일으켰다.
이봉과 설란은 조조의 군사가 쳐들어오자 크게 놀라며 싸움을 맞받았다.
새로 도위로 임명된 허저가 조조의 은총에 보답하려는 마음에서,

"제가 저 두 장수를 주상께 잡아 바칠까 하옵니다."
하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
조조는 크게 기뻐하며 곧 나가 싸우게 하였다.

그러자 허저는 이봉을 맞아, 불과 두 합만에 그의 머리를 말 아래로 떨어뜨렸다.
설란이 그 모양을 보고 겁을 집어 먹고 달아나자 여건(呂虔)이 쫒아가 목을 후려갈겼다. 그 바

람에 나머지 병졸들은 뿔뿔이 흩어져 도망한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리하여 조조는 그의 본거지인 연주를 간단히 점령해 버렸다. 그리고 내친 김에 여포가 지키

고 있는 복양성마저 공격하기 위하여 군사를 그리로 돌렸다. 여포의 모사 진궁이 그 소식을

듣고,
"우리는 반격할 태세를 완전히 갖추기 전에는 싸우지 않고 성을 지키는 것이 상책일 것입니

다."
하고 여포에게 건의하니,

"어리석은 소리 ! 조조 따위를 겁낼 내가 아니다 !"
하며 한 마디로 진궁의 말을 듣지 않았다.
여포는 조조쯤은 대번에 쳐부수고 빼앗긴 연주마저 되찾을 생각이었던 것이다.

여포는 방천화극을 거뭐 쥐고 말을 달려 싸움터로 나왔다.
"오오 ! 이제야 내가, 가히 더불어 싸울 상대를 만났구나 !"
허저는 여포를 보자 그렇게 외치며 마주 달려 나갔다.

그리하여 여포와 허저가 서로 어울려 이십 합을 싸웠으나, 승부가 나지 않았다.
"아무러한 허저도 여포를 혼자서 이겨내기는 어려우니, 누가 나가서 싸움을 도와라 !"
조조가 명령을 내리자 전위가 달려나가 여포를 협공하였다.

두 사람이 전후에서 공격을 하는데도 여포를 이겨내기가 어려웠다.
그러자 이번에는 하후돈, 하후연, 이전, 악진 까지 네 장수가 싸움터로 달려나갔다.
여섯 명의 맹장들이 여포 하나를 에워싸고 공격하니, 여포도 이제는 위험이 느껴져서 적토마

를 달려 복양성으로 쫒겨갔다.

그리하여 성문 앞에 다달아,
"다리를 내려라. 빨리 성문을 열어라 !"
하고 소리쳤다.

그러자 성벽 위에 늙은이 하나가 나타났다. 얼마 전에 여포를 위해 계교로써 조조에게 큰 패

배를 안겨준 그 지방의 대부호 전씨(全氏)였다. 그는 성벽 위에서 여포를 굽어보며 이렇게 외

치는 것이었다.
"그대는 성에 다시 돌아올 생각을 말라. 어제의 동지는 오늘의 원수. 나는 지금부터 잇속에 따

라 조조 장군을 돕기로 하였다. 하하하 ! ...."

여포는 분노가 치밀었으나 어찌할 수가 없어서 부하들을 거느리고 정도(定陶)로 도망을 쳤다.

성안에 남아 있던 진궁도 그제서야 눈치를 채고, 뒷문으로 달려나와 여포의 뒤를 따랐다.

그리하여 정도까지 쫒겨왔으나, 그곳도 오래 머무를 곳이 못 되었다.


"신세가 딱하게 되었으니, 기주(冀州)의 원소(袁紹)를 찾아가 보는 것이 어떨까 ?"
여포가 진궁에게 물어 보자, 진궁이 고개를 기울인다.
"글쎄올시다. 원소를 찾아가도 별로 신통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진궁은 여포의 인기가 어디서나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급한 마음에 사람을 보내어, 원소의 의향을 알아 보기로 하였다.
원소는 여포의 기별을 받자, 모사(謀士) 허유에게 의견을 물었다.

허유가 대답한다.
"여포 따위는 상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는 용맹은 대단할지 몰라도, 천성이 시랑(豺

狼 :승냥이) 같은 인물인지라, 그가 만약 연주를 탈환하고 나면, 그 다음에는 우리 기주를 노

릴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차라리 이번 기회에 조조와 협력하여 여포를 없애 버린다

면 <악의 축>도 뿌리를 뽑을 수 있을 뿐더러, 조조와의 사이는 좋아질 것입니다."

"음 ... 딴은 옳은 말이야 !"
원소는 심복 장수 안량(顔良)에게 군사 오만을 내주면서, 조조와 협력하여 여포를 토벌하게

하였다.
이에 여포는 크게 낙담하였다.

"늑대를 피하려다 곰까지 불러 들였으니, 진궁 ! 어찌하면 좋겠소 ?"
"글세올시다. 마땅히 갈 곳이 없으니, 서주의 유현덕에게 의탁해 보면 어떨까요 ? 그는 인심이

후한 사람인지라, 우리가 사정을 한다면 쫒아내지는 않을 겁니다."

그 말을 들은 여포는 잽싸게 말머리를 서주로 돌리며,
"그럼 유현덕에게 우리가 직접 가서 사정해 봅시다."
하고 앞장 서서, 서주로 말을 달려가는 것이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