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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인프라 2013. 10. 1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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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람에서 무덤까지'…협동조합이라는 상상의 날개

[사회투자지원재단 공동기획]<2>도우누리 사회적협동조합 

최근 협동조합계에 화제가 된 협동조합이 있다. 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가 주인공이다. 서울시립중랑노인전문요양원을 위탁 받았기 때문이다. <연합뉴스>에서는 "협동조합의 힘"이라고 제목을 뽑았다. 더군다나 서울시 등에서는 협동조합 유망 분야로 돌봄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던 터라 요양원을 맞게 될 '도우누리'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9월 27일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근처에 있는 도우누리 사무실에서 민동세 이사장을 만났다. "기사가 난 줄도 몰랐다"고 멋쩍어 하는 민 이사장에게서 사회적협동조합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요양원을 맡게 된 이유, 앞으로의 비전 등을 들어봤다.

 



협동조합, 왜 만들었나

우선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도우누리가 2013년 협동조합 붐을 타고 태어난 새로운 조직은 아니라 것. 도우누리는 이미 '늘푸른돌봄센터'라는 조직을 통해 재가요양, 노인돌봄, 가사간병 등의 어르신 돌봄 및 활동보조, 방문간호 등의 장애인 돌봄 서비스를 비롯해 아동정서 서비스, 돌봄여행 서비스 등의 지역사회투자사업, 옹달샘학교 등 사회공헌사업을 벌여오고 있었다. 요양보호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의 임직원만 140여 명.

뿌리도 깊다. 2001년 광진지역자활센터에부터 시작해 2006년에는 늘푸른돌봄센터를 설립했고, 2008년에는 자본금 5000만 원을 갖고 자활센터로부터 회계와 인사가 분리된 독립적인 형태로 조직을 전환했다. 광진지역자활센터장이었던 민 이사장은 이 때부터 늘푸른돌봄센터에 전념하게 됐다. 2010년에는 노동부의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작년까지 보건복지부장관 표창만 두 번 받았다. 60명으로 시작된 조직은 140명으로 늘어났다.

이미 사업체로서의 조직을 갖추고 서비스도 안정적으로 해오던 늘푸른돌봄센터가 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로 바뀌게 된 이유는 뭘까? "법인격이 필요했다"고 한다.

"제 이름으로 차만 몇 대인 줄 아세요? 회계나 운영 모두 법인 방식으로 운영이 되는데, 법인격을 갖추지 않고 임의단체 형식으로 하다 보니 소유나 책임이 전부 개인에게 쏠리는 겁니다. 법인격이 있어야 파산을 해도 개인이 책임을지지 않거든요. 그래서 법인격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오랜 목표였어요."

몇몇 곳은 주식회사 형태로 사회서비스업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민 이사장은 '비영리'라는 전제를 세웠다. 하고자 하는 사업이 개인이나 기업의 이익이 아니라 사회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비영리 법인이어야 한다는 것. 그래서 준비했던 것이 '사단법인'이었다.

"처음부터 주식회사로 할 마음은 없었어요. 주식회사 형태면 사업이 한 세대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비영리 법인 형태가 사단법인 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2011년 4월에 사단법인 설립 총회를 하고 서류를 다 만들어서 인허가 신청을 하러 갔어요. 당시 보건복지부에 신청할까 하다가 고용노동부를 찾아갔습니다. 직원들과 함께 '가치 재발견 프로젝트'라는 것을 진행했는데, 우리 조직이 사회적 돌봄 서비스를 위한 조직이기는 하지만, 좋은 일자리라는 가치도 중요하다고 해서 고용노동부를 찾아갔죠. 상담을 받는데 '왜 왔냐'고 하더라고요. 첫째는 하는 일을 보니 아무리 봐도 보건복지부 쪽인 것 같다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회비를 받는 집단인 사단법인이 직원들에게 회비를 받아 그걸 다시 직원들에게 급여로 주는 구조가 '좋은 일자리'라는 목표에 부합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아, 이건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 길로 나와 사단법인 신청 서류를 구석에 쳐 박았습니다."

1년 넘게 준비했던 사단법인 프로젝트가 무산되려는 찰라, '협동조합'이 이들에게 찾아왔다.

"고용노동부 갔다 온 직후였죠. 6월에 시민사회에서 협동조합기본법을 제정하기 위한 모임을 꾸렸더라고요. 거기에서 문서 하나를 주면서 보라고 하는데, 딱 우리가 생각했던 법인격을 발견한 거죠. '사회적협동조합.' 그 때까지 해왔던 고민이 거기 다 담겨져 있더라고요. 바로 팀장들이 협동조합 학습을 했어요. 그해 12월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된 이후에는 2012년 기조를 협동조합 설립 준비로 바꾸고 1월부터 직원들에게 협동조합 교육을 실시했죠."

'몸에 맞는 옷'을 찾은 늘푸른돌봄센터는 협동조합 설립 준비를 착실하게 진행했다. 센터는 이미 직원대표회의가 운영위원회에 참여하는 등 민주적 의사 결정 구조를 갖춘 직원 중심의 조직이었기 때문에 협동조합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문제되는 것은 없었다. 전체 직원 140명 중 신입직원 등을 제외한 108명이 조합원으로 참여했다. 협동조합 업무가 생소한 보건복지부 공무원들에게 오히려 협동조합에 대해 설명해주며 설립 인가증을 받고 법인 등기까지 마쳤다. 그렇게 보건복지부 인증 1호 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가 태어나게 됐다.

▲ 도우누리 조직도.

직원들 옷맵시가 달라졌다

어차피 민주적 의사 결정을 해오던 조직이고, 여전히 비영리 조직이라면 '사회적협동조합'이라는 법인격을 갖게 된 뒤 바뀐 게 뭐가 있을까? 민 이사장은 "직원들의 태도가 바뀌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사회적협동조합이 됐을 때 주변에서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사회적협동조합 인증 받아 좋아지셨어요?'입니다. 물어보는 이유는 사실 '돈 벌이가 나아졌냐'는 거죠.(웃음) 그런데 그런 영향은 하나도 없어요. 그런데 단 하나 얘기할 수 있는 건 있어요. 직원들 태도가 바뀌었어요. 직원들이 사회적협동조합에서 일한다는데 자부심을 가져요. 당장 옷맵시가 달라져요. 예전부터 운영에 참여 하기는 했지만 이제는 출자금도 내고 학습도 같이 하고 자기 회사라는 생각을 하게 되잖아요. 다만 일반 시장에서는 직원들의 태도가 좋아지고 생산성이 높아지면 매출도 오른다는 것이 기본 원리인데, 돌봄 서비스 시장은 그런 일반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당장 매출에는 별로 영향이 없어요. 그래도 직원들의 만족도가 오르고, 이용자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긍정적 효과죠. 아직 과정에 있다고 봅니다. 협동조합이라는 그릇은 이제 막 얻었지만, 그 그릇이 얼마나 단단하고 쓰임새 있느냐는 앞으로 결정이 되겠죠."

직원들의 태도 변화와 함께 얻은 또 다른 강력한 자산이 있다. '상상력'이다.

"사실 시립요양원을 위탁 받게 된 데에는 우리 전략 비전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우리 비전은 지역을 거점으로 해서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필요한 모든 돌봄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요양 시설이 반드시 필요했어요. 집에서 돌보는 재가 서비스만으로는 한계가 있거든요. 노인들이나 장애인들의 경우에 집에서 돌봄 서비스를 받다가도 병환이 악화되면 시설에서 보호를 받아야 하거든요. 그런데 현재의 시스템에서는 한 번 요양 시설에 들어가면 나오지 못 합니다. 시설에 들어갈 때 대부분이 '아 나는 이제 끝이구나'라고 느껴요. 시설에 들어갔다가도 상태가 호전되면 집으로 돌아올 수 있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현재 시설과 재가 서비스가 분리된 시스템에서는 시설과 재가 서비스가 선순환 구조로 돌아가지 못합니다."

현재 복지 시스템에서는 돌봄 서비스 비용이 시설이나 기관에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대상자에게 지급이 된다. 그렇다 보니 요양 시설에서는 이용자 유치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 공실이 늘어나면 매출 손해로 연결되기 때문에 이용자의 상태가 호전이 되도 집에 보내지 않고 시설에 묶어두려 한다는 것이다. 만약 통합적인 관리가 가능해지면 이용자의 상태에 따라 집과 요양시설 서비스가 모두 가능한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시립요양원 위탁은 도우누리에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그리고 도우누리가 시립요양원 위탁을 받게 된 이유는 '사회적협동조합'이라는 법인격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위탁 받을 수 있는 자격에 사회적협동조합이 추가됐어요. 예전 임의단체 형식이었으면 절대 우리가 할 수 없었죠."

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한 이후 변화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사회적협동조합이라는 법인격이 또 다른 상상의 날개를 달아줬어요. 과거에 생각은 했지만 법적으로 할 수 없던 걸 할 수 있게 됐죠. 그 예로 무료직업상담소 허가증을 받았어요. 저희가 목표하는 사업 중에 경력단절 여성 등의 일자리 제공 사업이 있거든요. 이런 분들의 상당수가 일자리 정보가 부족해 일을 못 하거나, 일을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나쁜 조건에서 일을 하는 사례가 많거든요. 그런데 저희가 사회적협동조합이 되면서 이 일도 할 수가 있게 된 거죠. 기존에 해오던 본연의 일들을 협동조합을 하게 되면서 더 잘 할 수 있게 된 것도 있지만 협동조합이 됐기 때문에 생겨나는 새로운 사업들이 눈에 보이는 겁니다."

민동세 이사장은 장례서비스에 대한 구상도 갖고 있었다. 말 그대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돌봄 서비스를 갖추겠다는 포부인 것이다. 무엇보다 돌봄 서비스가 '돈벌이'로 전락하지 않고 지역 사회 내에서의 진정한 공공 돌봄 서비스 체계 구축이 목표다. 도우누리의 사회적협동조합 모델이 성공한다면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기대도 갖고 있다. 물론 직원들의 지속적인 처우 개선도 함께.

▲ 도우누리 의사결정 구조.

 


사회적협동조합 전환은 준비된 '내공'

협동조합 기본법의 제정은 사회적 목적과 가치를 추구하며 협동조합 방식으로 기업을 운영했던 사회적경제 조직들에게 '호부호형'할 수 있도록 만든 기회이다. 특히 주요사업 중 40% 이상 공익적 사업을 추진하고 비영리적으로 운영하는 사회적협동조합의 등장은 어쩔수 없이 영리법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수 많은 사회적 경제조직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비영리 임의단체였던 도우누리는 조직의 성격에 딱 맞는 '옷'을 입기 위해 3년의 시간을 기다리고 준비했던 대표적인 사회적기업이다. 협동조합 기본법이 제정된 이후 구성원들과 협동조합에 대한 교육을 하고 토론을 했던 시간만도 1년동안 이다. 그래서 도우누리의 사회적협동조합 전환은 '운'이 좋아서가 아니라 준비된 '내공'이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비영리 법인 전환 후 다양한 상상과 시도 가능

도우누리는 협동조합으로 전환하기 이전부터 이미 직원조합원들과 함께 협동조합 방식으로 기업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것은 2010년도에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사회적기업이 되기 위해 무언가 특별한 활동을 한 것이 아니다. 원래 태생부터 지역사회 바람직한 돌봄서비스의 제공과 돌봄서비스의 사회화와 공익화를 실천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성원들이 노동권을 보장받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그런 조직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기 때문이다.

사회적협동조합 전환 이후 도우누리는 지역사회에서 꼭 필요한 돌봄서비스를 통합적 방식으로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와 상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중랑구 요양센터의 위탁운영은 어르신들이 건강상태에 따라 재가와 시설로 이동할 수 있는 돌봄서비스의 '선순환' 구조와 체계를 시도해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사회적협동조합이 우리사회에 필요한 이유

"우리는 매년 적자재정을 계획한다. 돌봄서비스 제도가 개선되어 노동자들의 인건비 구조가 현실화 될 때까지 기업 수익의 대부분은 일하는 분들의 인건비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동세 이사장의 흔들림 없는 주장을 우리는 유의 깊게 들어야 한다. 좋은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정당하게 노동의 권리를 인정받는 서비스 제공자가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것은 이미 정설이다. 그렇지만 요양보호사들은 우리사회에서 그런 처우를 받고 있지 못한다. 노동자들의 처우개선, 사회제로서의 돌봄서비스가 자리를 잡도록 하는 공익화 그 두 마리의 토끼를 잡고자 하는 것이 바로 사회적협동조합이다.

영리기업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략한 혼탁한 돌봄 시장 속에서 도우누리와 같은 다른 선택지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우리사회에서 사회적 협동조합이 필요한 이유일 것이다.

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의 성장과 발전은 현재 완성이 아니다. 이제 막 시작했다, 가슴떨리는 새로운 도전을.

                                                                         - 사회투자지원재단 김유숙 사회적경제지원팀장

 

[사회투자지원재단-프레시안 공동기획] <1> 웰빙수라간협동조합

 

- 김하영 기자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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