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부실이 2011. 10. 3. 23:00

 

장대에 오르기가 벼슬살이 같구나.

벼슬살이도 이와 같아서, 위로 올라갈 때엔 한 계단 반 계단이라도 남에게 뒤질세라 더러는 남의 등을 떠밀며 앞을 다투기도 한다. 그러다가 마침내 높은 자리에 이르면 그제야 두려운 마음을 갖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때 외롭고 위태로워서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고, 뒤로 물럿자니 천 길 낭떠러지라 더위잡고 내려오려고 해도 잘 되지 않는 법이다. 이는 오랜 세월 두루 미치는 이치다.

- 열하일기 1권 298쪽

 

  만리장성은 중국 고대의 중요한 군사시설로 진시황이 중국을 통일한 후 북방 흉노족을 방지하기 위해 건설한 것이다. 만리장성의 길이는 지도상의 총연장은 약 2천7백km이나 중간에서 갈라져 나온 가지를 모두 합하면 실제로는 약 6천 4백km에 달한다. 동쪽은 산해관에서 시작하여 서쪽은 감숙성에서 끝난다.

  연암은 산해관에 이르러 만리장성에 오른다. 장대는 성벽 중에서도 더 높은 곳인가보다. 어찌나 험했던지 그곳을 오르면서 연암은 벼슬살이의 어려움을 읽어낸다.

 

    부산은 금정산성이 있다. 만리장성이 중국 국토 전체를 아우르는 성벽이라면 금정산성은 임진왜란 이후  부산(당시는 동래부) 을 침략자로부터 지키기 위한, 대비해서 쌓은 성이다. 그런데 실지로 금정산성은 산성의 역할을 할 기회가 없었다. 동문, 남문, 서문이 있는데 모두 1970년대에 복원했고, 서문은 위치한 지형과 잘 어울러져 참 멋지다.

  남한산성은 역사 속에서 중요하게 이름을 남긴 산성이다. 인조임금님이 청나라에 맞서 항전하기 위해서 서울을 떠나와 계셨던 곳, 그러나 아쉽게도 청나라에 항복을 했던 곳이기도 하다.

  

  예나 지금이나 관료사회나 조직사회는 피라미드 구조로서 높은 자리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수많은 경쟁자 통과해야 한다. 정당한 실력과 행운과 하늘의 도우심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어렵게 올라선 그 곳``````. 그런데 올라갈 곳이 다하면 이제 내려와야 된다. 산이 그렇고 벼슬살이가 그렇다.

연암은 그런 세상살이의 어려움을 만리장성 성벽에 올라서서 사유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