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한교조 2011. 1. 18. 23:59

 

[광주-시민의소리] '보따리 장사'의 비애

 

'보따리 장사'의 비애

정규직 임금의 20%이하에 임금, 복지는 완전 소외

“민립대학 취지 맞게 인격권과 생존권 인정하라”

비정규교수노동조합 朝大분회 20여 일째 천막농성

 

시민의 소리 박용구 객원기자 

 

비정규교수의 처우개선과 교원지위 확보를 위한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조선대학교분회(이하 조선대분회)의 파업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해 12월 14일 시작한 천막농성이 해를 넘겨 혹한의 칼바람 속에 20여 일째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파업 이후 노조와 학교 측은 협상은 계속하고 있으나 강의료, 채점수당, 대학기구 참여 등 몇 가지 쟁점사항에 이견을 보이고 있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고 서정민 교수가 목숨마저 내던지면서 비정규교수의 생존권과 인격권을 외치고 떠난 바로 그 자리에서 파업이 되고 있기에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그동안 조선대분회는 ▽시간당 강의료 전남대 수준으로의 인상, ▽채점수당 신설, ▽교재연구비와 교육준비금 지급, ▽방학 중 임금 지급, ▽비정규교수를 위한 공동연구실 확보, ▽대학평의회 주체 참여 등을 요구하며 학교 측과 협상을 벌였으나 결렬되었다. 이후 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절차를 거쳤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고,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율 65%, 찬성률 95%의 지지로 파업에 돌입했다.

 

현재 비정규교수의 파업이 진행되고 있는 곳은 두 곳, 조선대분회와 경북대분회다. 경북대분회의 경우 지난 12월 6일부터 학교 본관 옆에서 천막을 치고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 두 곳의 공통된 주장은 비정규교수의 처우개선과 교원지위 확보이다. 이에 대해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윤정원 위원장은 “대학에서 비정규교수들의 강의 담당비율이 약 30%에 달하고 있는데 반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는 5~10배에 이르고 있어 표준생계비에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에 투쟁할 수밖에 없고, 궁극적으로는 유신정권이 박탈한 교원신분에 대한 법적 지위의 획득이 목표다”라고 밝혔다. 

 

"강의는 전체 30%담당, 임금은 ‘기아수준’

유신때 박탈당한 교원지위 확보가 궁극 목표"

 

조선대학교 비정규교수의 임금은 사실상 ‘기아임금’수준이다. 다른 직종의 비정규 노동자가 정규 노동자에 비해 1/2~1/3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는 것과 달리, 현재 조선대 비정규교수는 같은 대학 정규교수에 비해 1/5~1/6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다. 

 

조선대학교 비정규교수는 비정규교수 가운데서도 임금착취를 가장 심하게 받고 있다.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의 다른 분회들은 조선대분회와는 비교가 안 되는 높은(?) 임금을 받고 있다. 모두 최저생계비 수준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그 차이가 심하다. 시간당 강의료의 경우 전남대 57,000원, 대구대 59,000원, 영남대, 성균관대, 부산대 등의 55,000보다 훨씬 적은 38,000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올해 예산을 보면 그 격차는 더 벌어진다. 2011년부터 전국 국공립대는 60,000원이 된다. 2012년에는 70,000원, 2013년에는 80,000원이 예정되어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사립대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또한 조선대분회는 강의환경개선, 비정규교수 공동연구실 확보, 총장 선출권, 대학평의회 참여권, 채점수당신설, 교육준비금 지급, 방학 중 임금지급학생들의 수업권 보장 및 비정규교수의 대학기구 주체참여 등도 함께 요구하고 있다.  

 

파업을 이끌고 있는 정재호 조선대분회장은 “지금까지 조선대학교의 임금 및 복지정책은 교수, 교직원 중심으로 수립되어 비정규교수들을 철저히 소외시켜 왔고, 구성원으로서 인정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민립대학의 취지에 맞게 비정규교수들을 대학의 주체로서 인정하고 성의 있는 자세로 협상에 임해 줄 것”을 당부했다.  

 

비정규교수들의 처우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자 사립대학들이 노골적으로 시간강의를 축소하고 전임으로 대체하는 사례가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이는 파업이 진행되고 있는 조선대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광주지역 모든 사립대의 문제이다. 

 

그러나 조선대학교는 다르다. 조선대학교는 7만 5천 도민의 정성으로 설립된 민립대학이다. 이 때문에 87년 5.6이 있었고, 1.8이 있었으며, 113일간의 농성도 가능했다. 수많은 시민들과 대학주체들의 희생으로 오늘의 조선대학이 있는 것이다. 조선대학의 역사와 함께 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순수한 노력과 의지에 어긋나지 않게 이번 파업도 원만히 타결이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