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소식

한교조 2011. 1. 30. 22:18

 

함인석 총장은 비정규 교수를 교육, 연구자답게 대우하고,
경북대학교의 파행 운영을 막기 위해 사태 해결에 즉각 나서라!

 

대학 시간강사는 현대판 노예이다.


노동계약서도 없고 취업규칙도 없이 학교로부터 전화 한 통 받지 못하면 바로

해고당하는 ‘저임금’ ‘비정규’ ‘교육’ ‘노동자’이다. 강단에 설 때만

큼은 ‘교수님’일지 모르지만 무늬만 교수일 뿐, 공동연구실은커녕 휴게실조

차 제대로 없이 대부분 길거리와 복도에서 학생들을 상담하고 있다. 전임 교원

처럼 학생들에게 학점을 부여하고 강의평가 결과도 거의 같지만, ‘비정규직’

이라는 이유로 교원의 권리는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이 잘못된 대학의

현실을 바로잡고자 비정규교수노조 경북대분회는 교육의 공공성 확보, 교원으

로서의 권리 쟁취, 교육‧연구 환경 개선, 비정규직 철폐와 차별 철폐 등을 위

해 수많은 이들과 연대하며 지난 7년 간 투쟁해 오고 있다.

 

2004년의 대 충돌 이후 비정규교수노조와 대학 측은 서로를 존중하기 위해 노

력하였고, 매년 비정규 교수들의 권리를 좀 더 보장하고 교육‧연구 환경을 개

선하는 방향으로 임금단체협약을 체결해 왔다. 그래서 지금의 경북대학교가 다

른 대학보다는 조금 더 나은 교육•연구 환경과 비정규 교수 처우 수준을 갖게

되었다. 이는 귀감이 될 사항이지 비난받을 일이 결코 아니다. 그런데 2010년

들어 노조와 학교 측의 협상은 거의 파행적으로 진행되었다. 이명박 정부의 노

동탄압 정책에 편승하여 대학은 노조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과거와 달리 일부

단체협약 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교섭에도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했다. 중간에

나가거나, 늦게 오거나, 준비를 안 해 오거나 하는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

다. 힘들면 딴 직업 찾아보라거나 단협을 해지하겠다거나 핵심 요구 사항을 교

섭 의제로 다루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이며 지난 6년 간의 신의성실 정신을 정

면으로 부정하였다. 이들에게 노조는 파괴되어야 할 조직이고 비정규 교수들은

그저 자신들이 던져 주는 먹이만 주워 먹는 존재에 불과한 듯하다. 심지어 얼

마 전에는 파업 중인 조합원들의 집에 내용증명을 보내어 법적 처벌하겠다는

둥의 협박까지 일삼고 있다. 막장 드라마의 내용도 현재의 경북대 상황보다 심

하진 않을 것이다.

 

대학 측은 2010년 교섭에 면피용으로만 참가하여 무려 8개월이 지날 때까지 임

금 안 조차 내지 않았다. 학교 측은 파업 직전의 지방노동위원회 조정회의에서

시간당 1,400원 인상만 적선하듯 던지고 교육•연구 환경 개선에 대해서는 거론

조차 하지 않았다. 노조가 파업한 지 50일이 넘는데도 총장은 천막농성장에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 집 앞에 개가 짖어도 주인이 나와 보는 법인데, 어찌된

영문인지 함인석 신임 총장은 선생들이 영하의 날씨에 본관 앞 길바닥에 천막

을 치고 자는데 들러보지도 않고 있다. 말로만 이해한다고 하면 정말 이해하는

것인가! 신임 총장의 눈에는 정규 교수밖에 보이지 않는가!

 

 

학생들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었던 노조는 파업을 하면서도 학생들에게 큰 피

해가 가지 않도록 지난 1월 5일부터 이미 편입과 유학, 외부장학금 신청 등 특

별한 사정이 있는 학생들의 성적을 입력하고 처리해 달라고 공문을 보냈다.

2004년만해도 경북대학교는 노사가 함께 학생 고통을 줄이기 위해 개별 성적

입력 조치를 시행했다. 하지만 2010년 함인석 총장 체제의 경북대학교는 ‘2월

10일 이후 일괄 S등급 부여’를 학교 홈페이지에 공지하면서 개별 성적 입력을

불허하고 있다. 학생들의 고통을 의도적으로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과

비정규 교수들을 이간질하고 파업을 장기화하여 노조를 파괴하려는 공작을 펼

치고 있는 것이다. 교섭을 제대로 하여 사태를 해결하기보다는 파업 중인 조합

원들을 협박하고, 학생들을 공포로 몰아넣고, 반교육적인 정책까지 펴며 무책

임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S등급 처리라는 교육 훼손 조치는 도대체 누가

고안했는가! 성적 미확정 상태로 자율전공부 학생들의 학과를 배정하겠다거나

기숙사를 배정하겠다는 무책임한 행정편의적 발상은 누가 했는가! 총장이 진정

한 교육자라면 그 책임자를 당장 처벌하라!

 

지난 2011년 1월 21일의 17차 교섭에서 노조는 ‘조건문’의 형태로 노조의 최

종 양보안을 제시했다. 학생들의 학습권과 비정규 교수들의 생존권 및 노동권

이 달려 있는 교육환경 개선(폐강기준완화 및 최대수강인원 축소)과 공동연구

실 몇 개 확충이 이루어진다면, 시간당 3천원 인상이 안 되더라도 임금을 조금

더 양보할 수 있다고 말이다. 사실 시간당 3천원이 차지하는 재정 규모는 경북

대학교 전임교원 자연증가분(호봉수) 금액의 10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

으로, 학생들의 등록금에 미치는 영향력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조는 더 나아가 2010년에 교과부 앞에서 수 개월간 농성을 한 성과로 2011년

정부로부터의 비정규 교수(특히 시간강사) 지원액을 대폭 따 내어 2011년에 학

교와 학생들의 부담을 상당부분 덜어 주었다. 이쯤되면 비정규 교수들에게 상

을 줘도 시원찮은데, 어찌 이렇듯 야만적으로 염치없이 대한단 말인가!

 

경북대학교 총장이 진정한 지성인이자 대학의 대표자라면 자신의 오류를 반성

하고 더 나은 대학을 만들기 위해 즉각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당장 교섭에 나서 노조의 최종 양보안을 수용하기 바란다. 비정규 교

수와 학생, 정규 교수와 직원, 그리고 경북대학교 관계자와 더 나은 대학을 열

망하는 시민 모두를 위해 함인석 총장이 결단하기 바란다. 오늘의 컨테이너 농

성으로의 전환 투쟁은, 총장 인식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촉구하는 우리의

결연한 의지 표명이다. 경북대학교 총장은 대학이 무능하지 않고 갈등을 조정

할 능력이 있음을 이번 기회에 보여주기 바란다. 설 연휴 전 타결을 촉구하며

우린, 지난 7년 간 그랬듯이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비정규 교수에게 교원권리 보장하라!
하나. 비정규 교수에게 생활임금 보장하라!
하나. 시급제 폐지하고 월급제 도입하라!
하나. 수강인원 축소하고 폐강기준 완화하라!
하나. 공동연구실 확충하고 학술지원 확대하라!

 

2011년 1월 26일

 

한국비정규교수노조 경북대분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