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소식

한교조 2011. 3. 26. 18:47

부는 기만적 3.22 개정안을 즉각 철회하고 시간강사를 비롯한 비정규 교수에게 내실 있는 교원 법적 지위를 부여하라! 





  4.27 재보궐 선거를 목전에 둔 청와대는 최근 시간강사 처우 개선이라는 미명을 내걸고 시민들을 호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정부 안은 명백히 교원의 학문적 자주성과 전문성 및 교육․연구 능력을 파괴하는 일종의 재난이다. 정규 교원을 비정규직, 그것도 시간제 교원으로 대체해버리는 참혹한 쓰나미다. 국공립대 전업강사에게만 약간의 떡고물을 던져주며 ‘무늬만 교원’을 양산하는 기만책이자, ‘교육만 전담하는 반쪽짜리 시급 교원제도’를 고착화시키려는 개악 안이다. 


  따라서 정부가 기만적인 개정안을 즉각 철회하지 않거나 임시국회에서 내실 있는 교원 지위 부여를 먼저 약속하지 않을 경우, 우리는 당장 있을 재보궐 선거와 내년의 국회의원 선거 그리고 대통령 선거까지 교수, 학생, 학부모, 노동단체들과 함께 강력하게 현 정부 규탄 투쟁에 나설 것임을 천명한다. 


  우리가 지난 10여 년간 ‘대학시간강사를 포함한 비정규 교수를 법적 교원으로 인정하라’는 요구를 해 온 이유는, ‘대학에서 연구와 교육 활동은 교원이 해야 하고, 그 교원의 지위와 물적 급부 및 권리 보장은 국가가 책임을 져야한다’는 원칙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이를 실현하는 가장 좋은 방안은 교원 1인당 학생 수를 OECD 평균 수준(학생 15명당 교원 1명)에 맞게 줄이는 것이다. 이렇게 하려면 10만 명의 정규 교수를 더 뽑아야 한다. 

  만일 그것이 짧은 기간 내에 힘들면, 「대학설립운영규정」에 명시된 교원 1인당 학생 수라도 당장 지키게 대학을 강제해야 한다. 2010년 4년제 대학의 정규 교수 수는 59,381명이고 전문대학과 대학원까지 포함하면 총 7만 7천 명쯤 된다. 현재의 교원 확보율은 재학생이 아닌 재적 학생 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 50% 수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현재의 정규 교수 수만큼 전임교원을 더 뽑아 교원확보율 100%를 달성하면 된다. 즉, 현재의 시간 강사 전원을 정규 교수로 뽑는 것이 정상적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앞에서 언급한 2가지 방안이 달성되기까지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고, 꼭 대학에서 전임 교원의 형태로만 교육․연구 활동에 종사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도 있을 것이므로 명예교수를 제외한 모든 비정규 교수를 ‘연구강의교수’로 하여 이들에게 내실이 있는 교원의 지위를 부여하고 권리와 의무를 부과하자는 것이 한국비정규교수노조의 제안이었다. 


이 제안은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민주당의 일부 의원들에게 받아들여져 ‘연구강의교수제’를 골자로 하는 고등교육법일부개정법률안(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대표 발의)이 현재 국회 교과위에 안건으로 상정되어 있다. 이 외에도 교수노조 등은 국가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국가연구교수제’를 제안하고 공론화하고 있다. 


이렇듯 근본적인 시간강사 대책은 이미 여러 교수단체에서 제출되었고 많은 과정을 거쳐 이미 국회에 관련 법안이 안건으로 상정되어 있기까지 하다.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이러한 올바른 대책을 탐구하고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지 시간제 교원제도를 교수 사회에 고착시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대책을 발표하며 이 3가지 방향 모두를 거부했다. 오히려 안정적인 지위를 가진 교원을 더 이상 충원하지 않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드러냈다. 최근 정부는 유연근무제, 특히 시간제 공무원 제도를 고착화하려는 시도를 강력하게 하고 있는데, 이번의 시급 교원제 고착 안은 그러한 불안정노동 확산 전략의 연장선상에서 기획된 고도의 술책으로 간주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이번 정부 안에는 정규 교원 충원에 대한 비전 제시가 없다. 이전에 정부가 대책을 발표할 때 전임교원 충원률에 대한 언급이 있어왔던 것과 달리, 이번 정부 안에는 언제까지 몇 명 정도의 정규 교원을 더 뽑겠다는 내용이 들어있지 않다. 또한 비정규 교원의 비율이 정규 교원보다 훨씬 낮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에 대한 언급조차 없다. 


오히려 교과부는 계속해서 ‘강사를 전임교원충원률에 1:1로 포함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러한 일이 현실화된다면 한국의 교수노동시장은 기간제 교수로 가득 차게 될 것이고 이는 곧 학문의 자주성과 전문성을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물론 3월 22일 발표된 정부안은 일부 강사에게 강의료 인상, 계약기간 6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 최소한의 신분 보장과 공개 채용 등 과거보다 진전된 측면도 있다. 하지만 이런 약간의 물적 급부만 던져주며 열악한 수준의 비정규 교원(사실상 시간제 교원)으로 정규 교수를 대체하는 것은 그 폐해가 상상을 초월할 것이기에, 우리는 정부의 이번 대책 안을 도저히 수용할 수가 없다. 


교육과학기술부와 청와대는 이번에 확정한 정부 안에 상당한 문제가 있음을 하루빨리 인정하고 내용을 대폭 수정하기 바란다. 그리고 국회에서 좀 더 노력을 하여 정규 교수를 많이 뽑고, 비정규 교수들에게도 내실 있는 권리를 보장해 주면서 교원 지위를 부여하며, 대학에 더 좋은 교육․연구 환경을 조성하고, 대학 구성원들 간의 차별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고등교육법이 새롭게 개정될 수 있도록 앞장서기를 진심으로 촉구한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등록금과 교원 임금 국가가 책임져라. 

하나. 전임교원으로 교원확보율 100%를 달성하라. 

하나. 사립대 비정규 교수에 대한 직접 지원 약속하라. 

하나. 모든 비정규 교수에게 내실 있는 교원법적지위 부여하라. 



2011년 3월 24일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