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자료

한교조 2011. 4. 12. 19:50

[시론] 비전임교원 처우 개선 시급하다(한국방송통신대학보, 4월 4일)

유윤영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사무처장



대학 시간강사는 대학에서 전임교수와 동일한 역할을 수행하지만 그에 걸맞은 교원으로서의 법적 지위가 전혀 없다. 이러한 역할과 지위 간의 모순으로 인해 많은 대학 비정규교수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여전히 고통 받고 있다. 대학 시간강사제도는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다. 대학에서 시간강사라는 직급으로 강의하고 있는 시간강사는 고등교육법상 교원이 아니다. 현행 <고등교육법>에는 시간강사를 “교육과정의 운영상 필요한 자”로 규정하고 대학은 “시간강사 등을 두어 교육 또는 연구를 담당하게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전국의 대학에 6만 명 이상의 비정규교수가 대학 전체 강좌의 50% 이상을 담당하고 있지만 전임교수와 달리 교원으로서의 법적 지위가 없어 이루 말할 수 없는 차별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004년 국가인권위원회는 대학 시간강사가 전임교원과 비교하여 근무조건, 신분보장, 물적급 등에서 차별적 대우를 받고 있다는 점을 들어 <대학시간강사제도 개선 결정문>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대학에서 연구와 교육활동은 교원이 해야 하고, 그 교원의 지위와 물적 급부 및 권리 보장은 국가가 책임져야한다’는 원칙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수노조와 민교협 등 여러 단체에서 대책안을 내놓았으며, 이미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민주당의 일부 의원들이 참여하여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의 대표 발의에 의해 시간강사제도를 폐지하고 ‘연구강의교수제’를 골자로 하는 고등교육법일부개정법률안이 현재 국회 교과위에 안건으로 상정되어 있다.


대학 시간강사 제도는 작년 5월 조선대 비정규교수의 자살을 계기로 촉발되어 사회통합위원회의 시간강사지원대책안과 시간강사에게 교원지위를 부여하고 처우를 개선하도록 하는 교과부의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안의 발표로 이어졌다. 그리고 3월 22일 <고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으며 국회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그런데 정부의 이번 안이 이전 사통위의 권고안이나 교과부의 개정안과 달리 ‘무늬만 교원’을 양산하는 기만책이자, ‘교육만 전담하는 반쪽짜리 시급 교원제도’를 고착화시키려는 개악안이라는 점이다.


3월 22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정부안의 요지는 이렇다. 시간강사라는 명칭을 폐지하고 강사를 교원의 종류에 포함시켜 기존의 교수, 부교수, 조교수, 전임강사 아래에 강사를 두도록 했다. 강사 임용의 경우 교육공무원법 및 사립학교법상 교원에 준하여 객관적이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 기존 6개월 단위의 계약을 1년 이상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법적 신분보장을 통해 강사의 권익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정부의 안이 현재의 시간강사제도에 비추어 어느 정도 진전된 측면도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정부안은 비정규교수를 전업과 비전업으로 구분하여 일부 전업 시간강사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 대학은 강의료 인상 등에 따른 비용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비전업으로 분류되는 겸임교수와 초빙교수를 대폭 확대하고 전업 강사의 수를 줄이는 고용행태를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정부의 개정안은 시간강사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이 아니라 오히려 대학이 전임교원을 충원하지 않고도 합법적으로 대학을 비정규교수로 대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이로써 대학은 기간제 교수로 가득 차게 될 것이고 대학 교육은 파탄에 이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