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키미 2020. 10. 28. 06:06

 

 

 

 

윤희 개인전
대전 Goat Bean갤러리
11.4ㅡ11.10

 

김윤희의 백조가 있는 호수/김정희(시인, 소설가, 문학박사)

 

 

김윤희는 자신이 완고한 편이라고 짐작하고 있다.

우리는 가끔 자신들의 단점에 대해 상당히 수긍을 하고 나름 발전하자고 다짐을 한다. 그래도 그녀가 완고하다는 말에는 별로 동의를 하지 않겠다.

그녀는 내가 세상에서 본 사람 중 가장 배려심이 많은 여인이다.

나는 그녀만큼 겸손하고 강인한 사람은 본 적이 없다.

그녀는 투병 중에도 붓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밤이나 낮이나 그렇게 그린 자신의 그림들을 가끔 홀대하고, 내게 선물로 준 푸른 장미 화병 그림을 작아서 미안하다고 한다.

나는 그 그림이 너무 좋아서 침대 머리맡에 두고 늘 들여다본다.

김윤희는 발레하는 소녀들을 그린다.

때로는 꽃을 그리기도 하는데, 그 꽃들은 발레하는 소녀들에 비하면 훨씬 무심하다.

그녀의 그림 속 소녀들은 웃고, 슈즈를 조이고, 좁다란 등을 보이며 미간을 찌푸리기도 한다.

하얀 레이스 옷을 입고 발끝을 세우며 사뿐사뿐 걸어다니는 그 소녀들은 문득 자신들을 들여다보는 그녀를 바라본다. 그리고 슬쩍 미소를 짓는다.

김윤희의 발레하는 소녀들을 보고 있으면 따스한 햇살이 가득한 유년의 뜰로 돌아간다. 그 뜨락엔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가 있다.

발레 공연을 보러 시민회관 삐걱거리는 의자에 앉아 숨죽이던 단발머리 휘날리던 소녀도 있다.

하얀 발레복을 황홀하게 바라보며 공주와 왕자로 변한 백조는 빙글빙글 돌아가며 춤을 추고, 소녀는 집으로 돌아와 밤새도록 그 공주가 되었다.

양팔을 펼치고 뛰어오르는 한 소녀를 본다.

날개를 퍼덕이며 물결을 박차고 백조가 힘껏 날아오른다.

그림 밖에 멍하니 서 있는 내 얼굴에 푸른 물방울이 튄다.

백조가 사라졌다!!

텅 빈 그림 속, 햇살만 가득하다.

 

눈이 부시다!!

 

 

 

 

그림과 추천 글을 읽으면서
키미님은 어느 분과 인연이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비밀댓글입니다
아~
대전의 그 친구를 위해서 팜플렛 서문을 썼구나.
블로그에 오는 분들은
김정희 박사가 키미님인 줄 모를 걸요?
저는 마지막 그림이 젤 좋아요^^
에스터님이 어쩐지 유년에 발레를 했을 것 같은 느낌이 있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