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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길 따라 저수지

[저수지] 물의 시간이 고여 있다. 누군가가 얼굴 내밀 기다림의 시간으로 물의 무게를 안고 가만히 그물을 펼치고 있다. 하늘이 파랗게 내려와 부질없는 꿈인 듯, 흰 구름 한 덩이 띠워 놓으면 구름 둥둥, 순식간에 가을 하늘이 된다. 이따금 바람이 놀다 가면 바람의 얼굴은 물결무늬. 먼 산 그림자는 먼 산 표정을 하고 있다. 속내는 감추고 높은 것만 우러르며 둥근 얼굴 하나로 세상을 읽는다. 수많은 얼굴을 품어 안고도 또 누가 올까, 빈 하늘 기다리며, 얼굴로 얼굴을 덮어, 속 깊은 제 민낯은 숨겨버리고 남의 얼굴을 제 얼굴인 듯 반반하게 내보인다. 물속이 궁금해 저수지처럼 깊어지는 마음으로 알 수 없는 깊이를 가늠하며 햇살, 깊숙이 바닥을 살펴도 제 얼굴은 보이지 않고, 세상속의 그리움으로 물그림자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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