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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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길 따라 다시 만나려면

[다시 만나려면] 수천 년 잠들다 생명으로 태어나 고작 백년의 시간을 보내야 하나 하루해가 지듯 또 한 계절이 지나가고. 하루해가 지듯 또 한 생애가 지나가야 하나 수많은 낙엽을 보며 가을이 지나 가도 그 낙엽 어디로 가는지 눈여겨보지 못하고 이 가을은 또 잊어야 하나 이제는 남은 가을의 숫자를 가늠해야 하나 강물이 바다로 흘러가듯 그대 엇갈린 생명의 물줄기, 가을강물처럼 슬프게 흘러야 하나 한 계절이 길을 열고 그 길 따라 길을 걸어도 끝내는 뒷모습 보이며 멀어져가야만 하는 안타까운 세월 쉼 없는 시간에 외로운 발길을 내 주어야만 하나 온 길 없어지고, 가는 길만 조금 남아서 그대 이름 부르면 가슴이 저며 와 걷고 또 걷다가 지쳐 스러져서 이 세상 끝나면 다시 윤회를 꿈꾸어야 하나. 죽을 수 없는 불멸..

댓글 마음길 따라 2020. 11. 25.

16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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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길 따라 어리연꽃

[어리연꽃] 푸른 호수를 바라보면 점점 호수를 닮아 가고 싶은데 출렁이는 내 가슴의 슬픈 호수에는 소화시키지 못해 앙금으로 가라앉은 일상의 퇴적물. 점점 가슴이 옅어 진다. 살려고 허우적거리며 입을 뻐끔 거리면 얕은 수면위로 트림 같은 기포가 뽀글뽀글 올라온다. 호수는 제 스스로 맑다고 하나 갇힌 물의 시간이 일상의 퇴적물로 깊이를 포기하고 가늠할 수 없는 수렁이 되어. 별빛도 달빛도 더 이상 내려오지 않는 늪으로 변해 갈 뿐이다. 한번 빠지면 헤어나기 힘든 곳 죽음의 진창 속으로 푹푹 썩어 흙으로 돌아가는 긴 세월 검은 물빛에도 햇빛이 내려와 뿌리내린 어리연꽃 노랗게 피어나고 꽃 그림자가 까맣게 얼비친다. 살아온 날 뒤돌아보면 컴컴하고 아득하여 세상의 바닥이 얼마나 깊은지 내 스스로 점점 더 어두워져서..

댓글 마음길 따라 2020. 10. 16.

29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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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길 따라 저수지

[저수지] 물의 시간이 고여 있다. 누군가가 얼굴 내밀 기다림의 시간으로 물의 무게를 안고 가만히 그물을 펼치고 있다. 하늘이 파랗게 내려와 부질없는 꿈인 듯, 흰 구름 한 덩이 띠워 놓으면 구름 둥둥, 순식간에 가을 하늘이 된다. 이따금 바람이 놀다 가면 바람의 얼굴은 물결무늬. 먼 산 그림자는 먼 산 표정을 하고 있다. 속내는 감추고 높은 것만 우러르며 둥근 얼굴 하나로 세상을 읽는다. 수많은 얼굴을 품어 안고도 또 누가 올까, 빈 하늘 기다리며, 얼굴로 얼굴을 덮어, 속 깊은 제 민낯은 숨겨버리고 남의 얼굴을 제 얼굴인 듯 반반하게 내보인다. 물속이 궁금해 저수지처럼 깊어지는 마음으로 알 수 없는 깊이를 가늠하며 햇살, 깊숙이 바닥을 살펴도 제 얼굴은 보이지 않고, 세상속의 그리움으로 물그림자 속에..

24 2020년 09월

24

10 2020년 09월

10

마음길 따라 계곡물

[계곡물] 바위에 물길이 생겼다. 물결을 받아들여 물결무늬를 낳았다. 스스로 맨얼굴 드러낸 바위. 결 부드러운 유순한 표정. 천년 함묵의 울음으로 물살 뒤집던 바위, 서로가 목소리를 낮추어 거칠었던 음성을 부드럽게 매만졌다. 스며들어 서로가 지워진, 물결무늬 바위 얼굴에 물결무늬 물이 흘러간다. 무거운 침묵을 끊임없이 풀어낸다. 수만 년 묵은 사랑으로 조잘거린다. 바위의 마음이 물결무늬로 드러나서 물결무늬 춤을 추며 물이 흐른다. 계곡물 흘러가는 소리, 쪽 동백꽃 둥둥 떠가는 오월의 푸른 음악이 되어 지상에서 가장 맑은 천상의 노래로 매듭진 마음을 실실이 풀어주며 곱게, 곱게 여울져 춤을 추며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