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2020년 09월

12

카테고리 없음 시무7조 전문

기해년 겨울 타국의 역병이 이 땅에 창궐 하였는바, 가솔들의 삶은 참담하기 이루 말할 수 없어 그 이전과 이후를 언감생심 기억할 수 없고 감히 두려워 기약할 수도 없사온데 그것은 응당 소인만의 일은 아닐 것이옵니다. 백성들은 각기 분(分)하여 입마개로 숨을 틀어막았고, 병마가 점령한 저잣거리는 숨을 급히 죽였으며, 도성 내 의원과 관원들은 숨을 바삐 쉬었지만 지병이 있는 자, 노약한 자는 숨을 거두었사옵니다. 병마의 사신은 가난한 자와 부유한 자를 가려 찾지 않았사오며, 절명한 지아비와 지어미 앞에 가난한 자의 울음과 부유한 자의 울음은 공히 처연 하였사옵고, 그 해 새벽 도성에 내린 눈은 정승 댁의 기왓장에도 여염의 초가지붕에도 함께 내려 스산하였습니다. 하오나 폐하 인간의 본성은 본디 나약하나 이 땅..

12 2020년 09월

12

카테고리 없음 영남만인소(嶺南萬人疏) 전문

소인은 경상도 산촌에 은거한 미천한 백두(白頭)로서, 본디 조정 의논의 잘잘못과 지난 일의 옳고 그름을 논하는 일에 관여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하오나, 삼가 생각건대 이치와 의리를 따르는 천성은 사람이면 누구나 같고 임금을 사랑하고 나라를 걱정함은 초야의 사람이라고 해서 다를 바가 없습니다. 더구나 윤리(倫理)의 문란은 풍속(風俗)에 관계되고 예의(禮義)의 어그러짐은 책임이 유자(儒者)에게 있으니, 어찌 때가 지났다고 핑계 대고 지위에 벗어남을 이유로 끝까지 입을 닫고 한마디도 하지 않아, 유학(儒學)을 숭상하고 문사(文士)를 우대하는 황상폐하의 교화를 저버릴 수 있겠습니까. 이에 미천한 소인은 분수를 헤아리지 아니하고 감히 영남 유자들을 널리 모아 황상폐하(皇上陛下)께 상소하려 하오니, 만약 황상폐하께..

12 2020년 09월

12

카테고리 없음 혹세무민 (惑世誣民)

劉若愚畫像 세상을 어지럽히고 백성을 미혹하게 하여 속이는 것을 말한다. 어원 중국 명대 말기 사람인 유약우(劉若愚; 1584- ?, 明朝宦官)가 쓴 작중지(酌中志) 중 내신직장기략(內臣職掌紀略)〉편에 나오는 말이다. 유약우는 17세에 환관으로 입궁하였는데, 서법(書法)과 문식(文識)이 뛰어나면서도 권세에 아부하지 않았다. 당대 권력을 휘두르던 환관 위충현((魏忠賢, 1568년 2월 27일 - 1627년 12월 11일))과 이영정(李永貞; ?-1628年) 등은 그의 능력을 이용하면서도 시기하고 미워하였다. 후에 위충현이 음모를 꾸미다 발각되었을 때 유약우도 연루되어 참형에 놓였으나 감형을 받아 석방되었다. 《작중지》는 유약우가 감옥에 있을 당시 억울하고 분한 심정에서 쓴 것으로, 만력 연간부터 숭정 초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