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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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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2020. 9. 17.

‘엠마 스트라우브’ (Emma Straub)의 장편소설 ‘All Adults Here’(우리는 모두 성인입니다)는 소도시에 사는 68세의 여성 ‘애스트리드’(Astrid)와 그 가족의 이야기다. 책은 그녀가 오래된 이웃 ‘바바라’가 통학버스에 치여 죽는 것을 목격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녀 대신 자신이 죽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을 한다. 그 죽음을 보고 그녀는 자신이 자녀들과 감정적으로 너무 멀어졌으며 자신을 숨기고, 속이며 살아왔다는 것을 깨닫는다.

 

애스트리드에게는 엘리엇, 포터, 니콜라스, 3명의 자녀가 있다. 장남 엘리엇은 중국계 이민자의 딸인 웬디와 결혼하여 어린 두 아들을 두었고, 딸 포터는 독신이며, 막내 니콜라스는 여자 친구 줄리아를 임신시켜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하여 세실리아라는 딸을 두고 있다. 엘리엇과 포터는 어머니와 같은 마을에 산다.

 

장남인 엘리엣은 성공한 사업가며, 변호사인 아내와 잘 살고 있지만 아버지의 바램처럼 변호사가 되지 못한 것에 대한 열등감을 지니고 있다.

 

농장을 하며 치즈를 만들어 파는 딸 포터는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갖기 위해  정자를 기증받아 임신한다. 그녀는 유부남인 고등학교 시절의 남자 친구와 연인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뉴욕에 살던 막내 니콜라스는 딸아이 세실리아가 학교에서 문제에 휘말리자 할머니인 애스트리드에게 보낸다.

 

변호사인 남편 러셀과 3남매를 낳아 키우며 잘 살던 애스트리드는 남편이 죽고 몇 년 후 단골 미용실의 미용사 버디와 동성애에 빠지며 자신이 양성애자임을 알게 된다. 바바라의 죽음을 목격한 후, 자녀들에게 자신이 버디와 사랑하는 사이임을 밝힌다.

 

할머니에게 와서 살게 된 세실리아는 전학 온 학교에서 어거스트란 남학생과 친해지는데, 그는 남자의 몸을 하고 있는 소녀 로빈이다.

 

책은 이들이 얽히고설킨 이해관계와 감정의 골을 풀어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제목 '우리는 모두 성인입니다'는 부모 자식 형제간의 관계는 이래라저래라 하는 종이(아래위) 아니고 모두 동등한 횡(옆으로) 임을 의미한다. 가족 사이의 갈등은 누군가 먼저 용기를 내어 솔직해질 때, 해결의 실마리가 풀린다.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나의 기준에 맞지 않더라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 같다.

 

나이가 들어가니 형제, 또는 부모와 자식 간에 얽힌 사연을 그린 소설을 재미있게 읽는다. 비극적인 결말보다는 화해와 용서로 끝나는 이야기가 좋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가족의 갈등을 재미있게 풀어 나간다. 다 읽고 나면 마음이 따스해지는 책이다.

 

아직 한국어로 번역 출판되지 않은 것 같다. 비교적 복잡하지 않고 쉬운 영어로 쓰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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