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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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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2020. 10. 13.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아 글의 제목을 ‘병원 이야기’로 바꾸었다. 1-2회로 끝이 날지 몇 회 더 늘어날지 아니면 아예 투병일기가 될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게 될 일이다.

 

9월 하순, FibroScan을 (간섬유화 검사) 하러 West LA 카이저로 갔다. 주소는 West LA 지만 신시가지가 아니고 다운타운 쪽에 가깝다. 흑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다. 그래서 그런지 온통 흑인들이다. 병원의 직원들도 대부분 흑인이고, 환자들도 모두 흑인이다. 동양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다민족 사회임에도 불구하고 유유상종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차로 고작 30분 거리인 우리 동네 카이저에 가면 필리핀과 멕시코 직원들이 많고, 환자들은 다양한 인종이 섞여 있다. 

 

검사를 하는 직원이 간을 찾지 못해 거의 한 시간에 걸려 힘들게 검사를 했다. 결과가 제대로 나왔는지는 specialist가 보고 다시 알려 준다고 했다. 이틀 후, 전화가 왔다. 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니 다시 오라는 메시지다.

 

10월 초, 다시 병원에 갔다. 이번에는 전문간호사를 (NP) 만났다. 그녀는 10분 만에 간 찾기를 포기하고 검사를 잘한다는 다른 직원을 불러왔다. 들어온 사람은 다른 부서 직원이라 검사 중간에 불려 나갔다. 15분 후에 돌아온다던 사람이 45분 후에 왔다. 다시 시작한 검사도 30여분이 걸려, 들어간 지 2시간 만에 검사가 끝났다. 전문간호사는 간경화가 확인되었다는 것만 알려주고 전문의가 결과를 보고 연락할 거라고 한다. 피검사 결과 간수치에는 이상이 없었으니 큰 병을 아닐 것이라고 자위를 할 뿐이다.

 

그 와중에도 시간은 흘러 추석이 지났고, 비숍에는 단풍이 한창이라는 가을 소식이 들려온다. 며칠 전에는 새벽에 추워서 잠이 깼다. 곧 전기장판을 켜야 할 것 같다.

 

내 생일이라고 주말에 스테파노와 호엽씨 부부가 왔다. 친구들이 온다니 아내가 어깨가 아프다면서도 토요일에 내 머리를 잘라주었던 모양이다. 모기를 쫓느라고 모기향을 피우며 페티오에서 모두들 마스코를 끼고 거리두기를 하고 앉아 커피를 마시면 케잌을 먹었다.

 

나는 이제 ‘타’가 (‘자’는 아직도 부정 중) 공인하는 ‘시니어’가 되었다. 다시금 사는 게 별것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생일 아침이다. 의사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검사 결과 간에서 혹 따위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간경화는 확인이 되었다며 위내시경을 하라고 한다. 위에 비정상 핏줄이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며 6개월마다 검사를 하라고 한다. 생각하기에 따라 생일 선물로는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이만한 선물도 없다 싶기도 하다. 이런저런 검사를 하며 병을 찾아 고쳐준다는데, 고마워해야  일이다. 

 

카이저는 보험이며 동시에 병원이다. 일반 보험은 병원에서 환자를 보고 청구서를 보내면 돈을 지급해 주지만, 카이저에 가입한 사람은 카이저 시설에서 진료를 받는다. 따라서 예방의학에 많은 투자를 한다. 병을 예방하거나 초기에 고치면 그만큼 비용 절감이 되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방콕하고 있었는데, 당분간 병원 외출이 늘어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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