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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월드시리즈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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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2020. 10. 20.

3대 1로 막판에 몰렸던 다저스가 뒷심을 발휘하며 3연승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1회부터 큰 점수차로 쉽게 이겼던 3차전을 빼고는 매일 가슴 졸이며 지낸 7일이었다.

 

야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야구는 너무 길고 지루해서 안 본다고 말한다. 보통 한 경기가 3시간 정도다. 플레이 오프에 들어서면 더 길어져 4시간 이상 걸리기도 한다. 야구는 단막극이 아니고 대하드라마다. 

 

야구의 묘미는 투수와 타자, 수비와 공격, 감독들의 머리싸움 등, 공 하나하나에 걸린 승부를 보는 재미다. 지루할 틈이 없다. 게다가 플레이 오프 경기는 긴장감과 절박함까지 더해져  재미있다. 

 

가을 야구, 플레이오프가 늘 그렇기는 하지만 특히 이번 NLCS 시리즈는 드라마 같은 장면이 너무 많았다. 3일 연속 보여준 ‘무키’의 그림 같은 수비, 팀의 공격을 이끈 ‘시거’의 맹타, 7차전에서 투 스트라이크 다음에 파울 볼을 쳐내며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결국 홈런을 쳐낸 ‘키케’와 ‘벨린저,’ 그리고 마지막 3이닝을 완벽하게 막아낸 ‘유리아스’의 빛나는 투구 등은 야구팬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장면들이다. 

 

나는 시리즈 MVP를 무키와 시거가 공동수상 하기를 기대했었는데, 시거가 혼자 받았다. 아마도 무키는 내셔널리그 MVP를 받게 되지 않을까 싶다. 

 

늘 강인한 모습의 ‘로버츠’ 감독이 내셔널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고 마이크 앞에서 보여 준 울먹이는 장면은 그동안 비난과 스트레스를 감내하며 지낸 시간들이 얼마나 힘들었는가를 보여   같다. 

 

상황이 끝난 다음에 감독을 탓하기는 쉬운 일이다. 영어에는 ‘Monday-morning quarterback’이라는 말이 있다.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미식축구(football)는 주로 주말에 벌어지는데 그다음 날, 월요일 아침이 되면 지난 경기에서 누가 어떤 잘못했는가를 두고 설왕설래하기 때문에 생겨난 말이다. 출전 선수로 시작해서, 타순, 선발투수, 투수 교체시기, 수비 위치와 공격작전 등, 야구 감독은 경기 내 많은 결정을 내려야 한다. 지면 감독이 욕을 먹고, 선수는 계속 못하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에 빛을 발하면 한순간에 그날의 영웅이 된다.  

 

다저스가 마지막으로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것은 딸아이 ‘세미’가 태어나던 88년의 일이다. 그때 투수로 선발 등판도 하고 구원도 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허샤이저’는 환갑이 넘었고, 세미는 아기 엄마가 되었다. 

 

힘든 고비를 잘 넘기고 여기까지 왔다. 이제 4승만 남았다. 

 

지금 다저스에 류현진이 있다면 큰 힘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 인연이라는 것은 유효기한이 지나고 나면 끝나기 마련이다. 왜 다저스가 류현진을 잡지 않았는가 하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가 되기 때문에 여기서는 길게 하지 않겠다. 다만 류현진은 대박 계약이 절실했고, 다저스는 그런 돈을 주고 그를 붙잡을 필요를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지난 1주 동안 나와 아내는 조카들과 다저스 유니폼과 티셔츠를 입고 TV 앞에 모여 앉아 때로는 탄식하고, 때로는 웃고 환호하며, 여느 때보다 열심히 응원했다. 내일부터 시작되는 월드시리즈.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과연 누가 어떤 모습으로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을는지.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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