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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혼, 생각해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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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모음

2020. 6. 30.

어떤 연예인이 '졸혼'을 했다는 소식 이후, 한국에서는 졸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들었다. '졸혼' 이란 나이  부부가 이혼하지 않으면서도 각자 자신의 남은 여생을 자유롭게 살며 즐기기 위해 선택하는 새로운 노부부의 생활방식이다.

 

황혼이혼과 달리 졸혼은 법적으로 이혼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각자 삶을 위해서 별거하거나 동거를 하더라도 일절  사람의 삶에 개입하지 않는 결혼생활을 말한다. 그러나 말이 좋아 졸혼이지 결국은 이혼의  단계가 아닌가 싶다.

 

내가 사는 밸리는 1950년대 베이비 붐이 한창 시작될  형성된 동네라 대부분의 집들이 환갑을 넘기고 있다. 같은 나이라도 보존 상태는 모두 다르다. 거의 새집과 다름없는 집이 있는가 하면, 곧 무너져 내릴 듯 형편없는 집들도 있다. 요즘은 아예 옛집을 헐어버리고 그 터에 새로 집을 짓는 모습도 보게 된다.

 

집도 자동차와 같아 작은 고장이 생겼을  손을 보면 쉽게 고칠  있지만, 방치해 두면 나중에 큰 수리를 해야 한다. 평소에 관리를 잘해야 두어야 오래도록   있다.

 

부부 관계도 그런  같다. 오래 함께 살았다고, 다툼이 없다고 해서 사이가 좋은 것은 아니다. 불치의 암이 도리어 고통이 없어 발견될 무렵에는 이미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듯이 남들 보기에 그럴듯한 부부가 안으로는 점점 멀어지는 경우도 있다.

 

수년 전 M.E. (Marriage Encounter*) 주말에 다녀온 적이 있다. 2박 3일 동안 숲이 있는 휴양지에서 10여 쌍의 부부가 모여 리더의 지도에 따라 끊임없이 서로에게 편지를 쓰고 대화를 한다. 그리고는  자리에 모여 다른 부부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처음에는 어색해하고 더러는 부부들끼리 심하게 다투기도 하지만 프로그램이 끝날 무렵에는 거의 모든 이들이 눈물을 흘리며 화해하고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된다.

 

이때 강조하는 것이 부부들에게 집에 돌아가서도 정기적으로 '10/10'을 하라는 것이다. 어떤 문제나 주제를 놓고 10분 동안 배우자에게 편지를 쓰고, 그 편지를 바꾸어 읽고, 10분 동안은 대화를 하라는 것이다.

 

 말을 해야 아느냐고 투정을 하는 아내들도 있고, 우린 표정만 봐도 속마음을 안다고 자신하는 부부들도 있기는 하다. 30, 40년을 함께  후에는 배우자의 속마음을 들여다볼  있는 초능력이 생긴다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없는 것이 한길 사람의 마음이다. 결국 대화를 나누어야 상대방의 생각도 알아낼  있다. 적당한 부부싸움은 소통의 방법이기도 하다. 내뱉는 불평 속에 평소 하고 싶은 이야기도 들어 있게 마련이다.

 

낮이면 벌써 한여름처럼 덥지만 아직은 새벽이면 이불깃을 당기게 된다. 곁에 누운 아내의 온기가 좋다. 비라도 추적추적 내리는  아침 부스스한 얼굴로 커피   앞에 놓고 나의 썰렁한 우스개 소리에도 웃어 주는 아내가 있어 좋다. 아직 '졸혼'을 생각할 때는 아닌 모양이다.


* 매리지 엔카운터(Marriage Encounter)는 ‘부부 일치 운동’을 말한다. 부부가 서로 마음의 문을 열어, 지금까지 결혼 생활에서 경험했던 모든 것들을 다시 생각하고 검토하면서, 앞으로의 생활을 보다 뜻있게 하고자 하는 운동이다.

 

이는 1958년 스페인 칼보 가브리엘 신부와 몇몇 부부에 의해, 참된 부부의 만남에서 기쁨을 찾아보려는 데에서 시작되었다. 이 모임은 1968년경 미국에서 적극적으로 전개되었으며, 우리나라는 1976년에 시작되었다. (출처 : 천주교 용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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